“모든 의료역량 코로나19에 맞추다보니 다른 질환자 생명 위협”
국가 긴급 의료위원회 구성해 종합대책 수립 요청

대한의사협회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 의료체계 위기상황을 선언했다. ⓒ대한의사협회
대한의사협회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 의료체계 위기상황을 선언했다. ⓒ대한의사협회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국가의료 위기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1000명 내외로 발생하면서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적극 대응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을 의료계가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는 23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의협은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어 일부 국가에서 접종이 시작됐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가 본 적 없는 어두운 터널 속으로 떠밀려 들어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속하게 재난의료지원팀을 꾸려 약 1100여명의 의사를 모집해 중환자 치료실, 선별진료소, 생활치료센터 등 각종 코로나19 대응 현장에 의료인력을 파견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상황을 의료계가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의료진의 누적된 피로와 병상 확보의 어려움은 물론이고, 중증환자 치료와 응급의료체계의 붕괴마저 목전에 와있는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의협이 붕괴를 경고한 이유는 부수적 손상(collateral damage) 때문이다. 정부가 민간의료기관에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병상 확보를 명령하는 등 모든 의료역량을 코로나19에 맞출 것을 요구하고 있고, 그러다보니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협은 “올해 코로나19의 직접사망자는 23일 현재 739명이지만, 12월 현재 전체사망률은 전년 대비 약 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초과사망률 6%를 연간 숫자로 환산하면 약 2만명 가까운 숫자로, 코로나19의 직접사망 이외에도 코로나19로 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간접사망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의협은 코로나19 국가 의료위기 극복을 위한 국가 긴급의료위원회를 구성해 조속히 종합대책을 수립할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코로나19와 일반질환 중환자 의료체계 확보 ▲필수응급의료체계 붕괴 대책 ▲의료인력 확보라는 긴급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 전문가들이 포함된 민관 합동체제가 출범돼야 한다는 것이다.

의협은 “지금의 국가의료 위기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코로나19 관리는 물론이고 중환자를 포함한 일반의료도 붕괴된다”며 “그동안 인내해준 (국민 여러분께)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지금처럼 절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무너지지 않도록, 의료계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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