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례연합정당 성패에 ‘사활’…통합당, ‘공천 파동’ 여진 극복 관건

더불어민주당(위)과 미래통합당(아래) 지도부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포토포커스DB
더불어민주당(위)과 미래통합당(아래) 지도부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포토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총선이 이제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승리를 위해 만반의 준비에 들어간 각 정당들의 발걸음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앞서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창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정작 선거일이 다가오자 부랴부랴 진보진영을 결집한 비례정당 창당에 적극 나서고 있고, 공천 문제로 잡음이 끊이지 않던 통합당에선 선대위 체제로 조속히 전환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 악재인 몇몇 변수들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어 각 정당이 이를 잘 풀어낼 수 있을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합류’가 성패 정하는 비례연합정당…무소속 출마자들도 선거 변수

더불어민주당은 선거까지 한 달 밖에 남지 않은 만큼 이제는 원외에서 마련한 플랫폼 정당에 ‘참여’하는 형태가 아니라 직접 주도하는 형태로 비례연합정당을 창당하는 데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일단 출발은 나쁘지 않은데 지난 13일 미래당과 기본소득당이 참여 의사를 표한 데 이어 당원 총투표를 실시한 녹색당도 16일 입장문을 통해 연합정당 참여를 공식 발표했으며 중도실용주의를 표방하는 신생정당인 시대전환 역시 중론이 연합정당 참여 쪽으로 기울고 있는 상황이라 원외정당들 상당수는 비례연합정당으로 결집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선거관리위원회가 신생정당은 오는 27일까지 당헌을 제출해야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신청을 할 수 있다고 통보하고 있어 민주당은 원내정당들을 향해서도 오는 18일을 데드라인으로 잡아 최후통첩하고 있는데, 정의당은 불참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는 만큼 일단 내부적으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민생당(현역 19명)의 참여 여부 등이 변수로 꼽히고 있다.

우선 원내정당 참여 여부와 관련해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정의당이 참여하면 23석, 불참해도 16~17석 정도 얻을 것으로 전망했는데 정의당 불참을 전제할 경우 민주당 몫인 7석의 비례대표 후보 시작 순번이 10~11번에서 시작되느냐는 질문엔 “번호를 정하진 않았지만 그렇게 계산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정의당은 16일에도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일축했다. 사진 / 박상민 기자
정의당은 16일에도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일축했다. 사진 / 박상민 기자

또 민주당은 미래한국당도 그랬듯 투표지상 앞 번호에 비례정당을 자리 잡게 하려면 소속 현역의원 규모도 키워야 되는 만큼 당장 이해찬 민주당 대표부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과 직접 오찬 회동을 하면서 비례연합정당으로의 파견을 제안하기 시작했는데, 현재까지 총선에 불출마하는 34명의 민주당 소속 의원들 중 비례대표 8명을 제외하면 26명 중 얼마나 설득시킬 수 있는지가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컷오프나 경선 탈락한 11명이 순순히 협조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만큼 스스로 불출마를 선언한 14명의 의원에 먼저 기대를 걸어볼 법한데, 통합당의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이 현재 현역 의원 5명이므로 이들보다 1명만 더 많으면 기호 1번을 차지할 수 있기 때문에 민주당으로선 최소한 자당 의원 중 5명 이상은 무조건 비례연합정당 쪽으로 합류시키는 게 급선무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도 나머지 원외 정당들의 행보나 무소속 출마자 등도 선거 승리를 위한 민주당의 계획에 주요변수가 될 수 있는데, 비례연합정당에 합류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후보자 공천 작업을 진행해 내놓겠다는 열린민주당만 해도 15일 뉴스1이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13일 전국 성인 1005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비례대표 투표 시 어떤 정당을 택하겠나’라고 물은 결과(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6.5%의 지지율을 기록해 5석 정도를 가져가게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미래한국당은 동 조사에서 22.6%로 1위다 보니 당장 비례 당선 한 석도 아쉬운 민주당으로선 열린민주당의 독자 등판도 경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급기야 당초 비례연합정당 필요성을 앞장서서 역설했었던 원외 세력인 정치개혁연합당에서도 점점 비례연합정당을 주도하기 시작하는 민주당에 반발해 15일 “마치 민주당의 기획대로 선거연합정당이 추진될 것처럼 발언하는 것은 연합정치 성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민주당 시나리오대로 모든 과정을 관리해 가려는 태도를 내려놓아야 할 것”이라며 “선거연합 정당에선 정당들끼리 동등한 협의가 보장돼야 한다. 애써 만든 선거연합정당의 그림을 민주당이 깨지 않기 바란다”고 경고하기에 이르렀다.

비단 비례연합정당 구성을 놓고 벌어지는 신경전과 ‘눈치싸움’ 외에도 공천 반발에 따른 무소속 출마 역시 민주당의 선거 구상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서울 동대문을이 지역구인 3선의 민병두 의원이 16일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무소속 출마한다. 이번 주 내에 탈당”이라고 거듭 밝힌 데 이어 서울 금천 공천을 신청했던 차성수 전 금천구청장도 이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앞서 ‘지역구 세습’ 논란 끝에 불출마하는 것으로 비쳐졌던 문석균 의정부갑 지역위원회 상임부위원장도 17일 무소속 출마 회견을 열 것으로 알려져 이 같은 ‘무소속 출마’가 어디까지 확산될 것인지 민주당의 속내가 타들어가고 있다.

◆ 통합당, 공천 역풍에 위기 맞은 黃…선대위·종로 선거 ‘이중고’

한편 제1야당인 통합당에서도 공천 결과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지난 13일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까지 전격 사퇴했지만 당내 후폭풍은 여전한데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를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려던 계획조차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서 결국 총선 승패에 본인의 대선가도까지 걸려 있는 황교안 대표가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현재 공관위 결정에 불복해 탈당한 의원들 외에 당내 공천 배제된 현역 의원 14명 중 7명은 경선 실시를 비롯한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최고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는데, 특히 이주영, 김재경, 강석호 등 3선 이상 다선 의원들이 이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어 당 지도부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 / 김병철 기자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 / 김병철 기자

한 발 더 나아가 김형오 공관위원장 관련 공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선대위원장으로 오지 않겠다던 김종인 전 대표도 정작 김 위원장이 이미 사퇴한 이후인 16일 입장문을 통해 “저는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의 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할 의사가 없다. 당내 사정이 복잡해지면서 황 대표가 공동선대위 체제를 다시 얘기했고, 저는 ‘그렇다면 굳이 나를 영입하려는 이유가 뭔지 알 수 없다. 여러분들이 합심해 잘하기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던 것”이라며 돌연 선대위원장직 거부 의사를 표명해 당초 그를 영입하려던 통합당의 선거 전략도 차질을 빚게 됐다.

이처럼 총선을 앞두고 공관위원장과 선대위원장 모두 사실상 공석이 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황 대표는 16일 최고위 회의에서 “통합당은 오늘부터 선대위 체제로 운영될 것이다. 제가 직접 선대위의 총괄선대위원장”이라며 직접 총대를 메고 선대위 체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붙였다.

사실 김 위원장에 대한 공동선대위원장직 제안은 자칫 ‘제2의 김형오 사태’를 일으킬까 우려한 황 대표가 고심 끝에 내놓은 대안이었으나 결과적으로 김 위원장이 거부해 선대위원장직까지 총괄하지 않을 수 없게 되면서 총선 채비까지 함께 갖춰야 하는 이중고에 휩싸였는데, 선거대책을 혼자 전담하기 어려운 만큼 공동 선대위원장에 신세돈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와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았던 박형준 동아대 사회학과 교수 등 2명을 이날 임명했다.

동시에 황 대표는 공천 잡음과 관련해선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일부 당의 결정에 불복하면서 이탈하고 있는데 총선승리란 국민 명령에 대한 불복”이라며 “지역을 수시로 옮기면서 억지로 명분을 찾는 모습은 우리 당 위상을 떨어뜨리고 정치 불신만 키울 뿐”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공관위가 올린 34명의 후보 중 권성동 의원 등을 포함해 어느 누구도 재의하지 않고 통과시켰다고 전했는데, 다만 ‘김형오 사천’ 논란에 휩싸여 최고위에서 재의를 요구했으나 공관위에서 재의하지 않았던 최홍 전 ING자산운용 대표(이하 최 후보)에 대해선 강남을 공천을 이날 전격 취소했다.

무엇보다 이는 김 위원장 당시 불거졌던 사천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지도부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되는데, 최 후보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진행하던 그 시간에 최고위가 “금융감독원에서 제재를 받은 것이 취소 사유”라며 공천 무효를 결정한 점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1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최홍 후보가 총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는데 같은 시각에 미래통합당 지도부에선 그의 강남을 전략공천을 무효화하기로 의결했다. 사진 / 김병철 기자
1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최홍 후보가 총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는데 같은 시각에 미래통합당 지도부에선 그의 강남을 전략공천을 무효화하기로 의결했다. 사진 / 김병철 기자

물론 뒤늦게 뉴스보도로 알게 된 최 후보는 같은 날 오후에 다시 기자회견을 열고 “(금감원 제재는) 경영자로서 관리 책임을 물어 징계를 내렸지 개인 비리나 어떤 범법행위로 인한 게 전혀 아니다. 최고위 번복은 불법적이고 전례 없는 월권행위”라며 “제게 통보하는 최소한의 예외도 없이 바로 언론에 나갔고 공관위와 상의 안 된 것으로 안다”고 격하게 반발했는데, 불법이란 지적을 감수하고 최 후보를 잘라내는 정도로도 공천 파동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통합당에 공천을 신청했던 전 자유한국당의 수도권 14개 지역구 당협위원장 및 단체장 출신 후보들은 같은 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보수통합 미명 하에 경선 기회마저 갖지 못하고 버려졌다”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오는 25일 탈당해 대구 수성을 출마할 것을 전날 예고했던 홍준표 전 대표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아예 황 대표를 향해 “총선 승리보다 당내 경쟁자 쳐내기에만 급급했던 그대의 정치력, 갈팡질팡 리더십을 보고 투표할 국민은 아무도 없다. 입 다물고 종로 선거에나 집중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렇듯 거센 공천 후폭풍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하기는 쉽지만 책임을 지는 것은 피눈물나게 어려운 일이다. 어떤 비판과 비난도 받아들이면서 오직 현실과 결과에 책임을 다하겠다는 자세로 당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는데, 한편으로는 홍 전 대표의 지적대로 선대위원장은 차치하고 황 대표 자신의 종로 선거 전망까지 어두워지고 있어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앞서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중앙일보의 의뢰를 받아 지난 10~11일 종로 유권자 500명을 상대로 초반 판세를 조사한 결과(95%신뢰수준±4.4%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 따르면 황 대표는 ‘차기 대선 축소판’으로 주목받는 종로에서 30.2%를 득표한 데 반해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후보는 50.5%로 20% 이상 앞지른 데다 박근혜 전 대통령 제부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지난 15일 종로 출마 의사를 밝히고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까지 기독자유통일당 후보로 종로 출마를 저울질하는 등 춘추전국 양상을 띠면서 보수 표심마저 갈라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날 새로운보수당 출신 당직자들은 당 통합에도 불구하고 통합당 노동조합에서 자신들을 자원봉사자로 정의하면서 희망퇴직이나 보상만 얘기할 뿐 고용승계하지 않는 데에 반발해 최고위에 참석하는 황 대표에게 인사명령요청서를 전달하는 등 선거 외 사안으로도 당내 혼란은 나날이 가중되고 있어 사면초가 상황에 처한 황 대표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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