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자체, 일회용컵 한시적 허용에
손님 “감염” vs 업주 “과태료” 잡음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시사포커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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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한시적 완화 대상은 아니지만 일회용컵을 요구하는 손님이 많아 희망 고객에 한 해 제공하고 있어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공포가 일상을 덮치면서 커피전문점에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감염을 걱정하는 고객의 일회용컵 요구와 자원재활용법에 따른 과태료 부과를 우려하는 업주들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것.

11일 카페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환경부는 이달부터 불특정 다수와 외국인이 오가는 국제공항과 터미널, 기차역사 내 커피전문점에 일회용컵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다회용컵 사용을 꺼리는 현상 때문이다. 

그러나 환경부가 해당 권한을 지방자치단체로 넘기는 바람에 카페업계는 혼선을 빚고 있다. 서울시 서초구의 경우 음식점과 제과점 등 약 8700개 식품 접객업소를 대상으로 전면 허용했지만, 많은 유동인구가 몰리는 마포구나 강남구 등은 역사마다 다르게 적용하고 있었다. 

지자체 관계자는 “마포구의 경우 서울시 지침에 따라 공항철도가 놓여있는 홍대입구역, 공덕역,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정부의 위기 경보 수준인 ‘경계‘ 단계가 풀리면 자동으로 소멸되는 지침”이라고 말했다.

서울역 내 위치한 한 카페에 일회용컵 제공 안내문이 비치돼 있다. ⓒ임현지 기자
서울역 내 위치한 한 카페에 일회용컵 제공 안내문이 비치돼 있다. ⓒ임현지 기자

그러나 허용 지역 내에서도 층마다 대처가 달랐다. 지난 10일 본지가 서울역 역사 내 방문 취재 결과, ‘일회용컵을 제공한다’는 공지를 비치한 카페가 있는가 하면, 여전히 “매장 내에서는 머그컵을 권한다”고 안내하는 곳도 있었다.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아직 내려온 지침이 없고 카운터에도 자원재활용법 문구가 붙어있다”며 “일회용컵을 제공하다가 과태료 대상이 될까봐 난감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공문은 내려오지 않았지만 희망 고객에 한 해 자체적으로 일회용컵을 제공하거나, 제공을 검토 중인 브랜드도 있었다. 이들은 고객의 불안감을 이해하면서도 각기 다른 지자체 공지로 혼선을 빚고 있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또 다른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서초구를 비롯해 지난주부터 지방 도시도 이를 발표했다”며 “공문이 일괄적으로 내려오지 않아 일회용컵을 제공하고자 하는 매장이나 허용 지역에 위치한 매장들은 지자체에 직접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자체 관계자는 “특정지역에 감염병이 생긴 게 아니라 전국적 사항이라 형평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통감하고 있다”면서도 “역사 외곽까지 허용하기에는 범위가 넓어지고 일회용품 배출이 예전처럼 늘어날 소지가 있어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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