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교 역할에서 나아가 협상자이자 중재자로서의 협회에 주목”
“자본시장 역할, 갈수록 중요”

“금융투자업계의 위상이 이전보다 높아졌고, 자본시장에 대한 대외 이미지도 크게 개선됐지만, 여전히 많은 분들이 시장의 위기를 말한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위기와 기회는 동시에 찾아온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신임 회장은 지난 2일 취임사에서 이 같은 각오를 밝혔다. ( 사진 / 금융투자협회 ) 

[시사포커스 / 김은지 기자] “금융투자업계의 위상이 이전보다 높아졌고, 자본시장에 대한 대외 이미지도 크게 개선됐지만, 여전히 많은 분들이 시장의 위기를 말한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위기와 기회는 동시에 찾아온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신임 회장은 지난 2일 취임사에서 이 같은 각오를 밝혔다.

나 회장은 지난 2019년을 “롤러코스터 같은 1년”이라며 우리 자본시장의 한 해를 돌아봤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되고 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가 12년 만에 역전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가 확산됐으며 홍콩을 비롯한 범세계적인 반정부시위 격화로 시장 불확실성이 증대됐다. 대내적으로는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되면서 주가지수가 박스권에 갇힌 양상을 보이는 중에 DLF 투자 피해 등 사모펀드시장 전반에 위기론이 대두되기도 했다.

그는 이 가운데 소정의 성과도 있었다며 23년 만에 이뤄진 증권거래세 인하, 기금형 및 디폴트 옵션,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안 마련,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대내외적 여건 악화에도 금융투자업계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강조하며 금투협회의 새로운 역할에 주목했다. 나 회장은 “저희 협회는 지난 몇 년 간 회원사를 대표해 시장 친화적 제도 개선을 위해 금융당국에 업계 의견을 전달하고 정부 및 국회와 소통 채널을 굳건히 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해왔다“며 ”그간 협회가 조율자로서의 역할에 집중해왔다면, 거기에 더해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이며 선제적인 협상자이자 중재자로서의 협회에 주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양측의 의견을 청취하고, 상호 간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능동적으로 대안을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회원사와 정부를 설득해 양측이 납득할만한 정책을 선제적으로 제시한다면, 정부와 회원사 모두 만족할만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본시장의 역할이 커져가는 데에도 주목했다. 나 회장은 “우리 자본시장은 그동안 은행 중심으로 발전해온 금융 정책, 신사업 발굴에 비우호적인 규제 환경, 성숙하지 못한 투자문화 조성 등의 영향으로 다른 금융선진국에 비해 더딘 성장세를 보여 왔다”면서도 “저성장·저금리·고령화 국면이 지속되면서 새로운 투자 상품을 개발·발굴하고,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관리할 수 있는 자본시장의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자본시장 역할 강화를 위한 금투협회의 과제로는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자본시장 세제 선진화 등 국민자산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투자환경 구축, 모험투자 및 혁신기업을 적극 발굴하는 금융생태계 조성을 통한 자본시장 미래역량 확보, 사모펀드·부동산신탁·PF 등 시장 전반에 대한 규제 일변 정책의 노선변경을 위한 회원사 건의 채널 확대, 시장 중심의 선제적 자율규제로 불완전 판매 근절과 금융당국 및 국민의 금융이해도 제고 방안 동시 추진 등을 꼽혔다.

내부적으로는 그는 업계 신뢰 회복을 강조하며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펼친다’는 의미로 ‘제구포신(除舊布新)’의 마음을 품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나 회장은 “협회를 회원사 지원 중심의 효율적 조직, 신속한 의사결정과 비용 효율화를 추구하는 조직, 열정?소통?변화의 조직 문화가 정착된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조직의 안정성만을 고집한다면 현재의 위기상황을 벗어날 수 없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조직구성원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한마음 한뜻으로 화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과창출형 인사, 예측가능한 인사 등으로 선도적인 가치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회원사와 함께하는 혁신 TF 등을 통해서 회사와 직원이 상호 Win-Win 하는 혁신방안을 만들고자 한다”며 “앞으로 자본시장을 한 단계 성장시키고, 제2의 도약을 맞을 수 있도록 노력해 단순히 업계 이익 도모를 넘어 기업의 성장과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조직이 되도록 자강불식(自强不息)의 자세로 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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