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설비 관리 외주화 진단…통신 설비 안전 관리체제 확립해야”

25일 서울 마포구 KT아현지사에서 소방당국이 화재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25일 서울 마포구 KT아현지사에서 소방당국이 화재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뉴시스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지난 24일 발생한 KT 아현지사 지하 공동구 화재로 전화선 16만 8천 회선과 광케이블 세트 220개가 불에 타 서대문구, 마포구 등 일대 통신이 마비,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은 것과 관련 여야 3당은 지난 25일 통신 설비 안전 관리체제 확립 등 통신설비 안전 관리를 위한 철저한 점검과 제도적 보완을 촉구하고 나섰다.

먼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동전화, 인터넷, ATM 등은 물론이고 결제 통신망까지 먹통이 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고, 중소 상공인들의 생업에도 지장을 초래했다”며 “112, 119 시스템과 같은 범죄와 재난 방지를 위한 기능도 손상을 입었고, 병·의원의 보건 의료 업무도 일부 마비됐다”고 설명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이날 “삶이 일순간 멎어버린 것과 다르지 않다. 통신설비에 문제가 생기면 후과가 이렇게 크다는 것이 생생하게 증명되었다.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지만 철저한 조사·분석을 통해 다시는 이와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변인은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지만 철저한 조사·분석을 통해 다시는 이와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KT와 관계 당국은 모든 노력을 다해 하루빨리 복구공사를 완료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해야 하며 피해를 본 시민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책을 강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시급히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나아가 “공동구 내 화재 발생을 근본적으로 방지하는 방안, 전(全)통신 설비를 ‘백업’이 가능한 복선체제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며 “일각에서 문제 제기하고 있는 바이지만, 통신의 공공성을 무색케 하는 설비 관리의 외주화를 진단하고 하루빨리 바로잡아 통신 설비 안전 관리체제를 확립해야 한다”고 통신설비의 공공성을 강조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번 화재로 인해 통신망 장애가 시민과 상인들의 불편 뿐 아니라 ‘치안공백’과 ‘의료공백’까지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논평을 통해 “지난 1994년 서울 종로5가 통신구 화재와 같은해 대구 지하통신구 화재, 2000년 여의도 전기·통신공동구 화재 등 과거에도 비슷한 화재가 수차례 있었다는 점에서 관계부처의 책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윤 수석대변인은 “국가기관 통신사인 KT의 허술한 안전관리도 문제”라며 “KT 아현지사는 통신설비가 밀집돼 있었음에도 소화기만 비치되었을 뿐 스프링클러는 없었다고 한다”고 허술한 소방 안전점검을 짚었다.

이어 “KT는 먹통이 된 통신망을 조속히 복구해 시민불편을 최소화하고, 관계부처는 재발방지대책은 물론 돌발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책 마련에도 집중해 줄 것”이라며 “국회차원에서도 화재취약시설 등 안전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관련법을 면밀히 살펴 제도적 보완장치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바른미래당도 “IT 강국의 면모가 부끄럽다”며 “통신 마비는 모든 일상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토요일이 아니었으면 모든 근무 현장이 업무 마비에 가까웠을 것”이라며 “통신구에 자동화재진화장치가 없었다는 것은 어이없는 상황이었다. 제도의 허점이었다”고 맹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이만한 게 다행이라고 하기에는 사태가 치명적일 수 있음을 깨달았다”며 “우회로까지 멈췄다니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는 “통신사의 대오각성과 정비가 필요하며 통신당국도 차제에 일제 점검과 제도 정비를 하여야 할 것”이라며 “KT는 다시는 이런 '먹통 사태'가 없어야 할 것이며, 조속히 복구를 완료하고 확실한 대안 및 대책까지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이날 화재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로 인해 80억원 가량의 재산피해가 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화재로 인해 통신망이 끊기면서 관련 회선을 이용하던 서울, 경기도 일대에 통신장애가 발생했고, KT통신망을 사용하는 카드결제 단말기와 포스도 작동되지 않아 주변 상인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경찰서 112시스템과 경찰 상황조회 핸드폰인 ‘폴리폰’과 대학병원 응급실은 건강보험 적용을 확인하는 인터넷망이 끊겨 진료가 지연되기도 하는 등 통신망 장애로 시민과 상인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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