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임금 삭감에 나설 경우 10% 안팎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시 건설현장 총공사비가 평균 4.3%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시 건설현장 총공사비가 평균 4.3%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시 건설현장 총공사비가 평균 4.3%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건설사가 총공사비 증가를 최소화하기 위해 근로자 임금 삭감에 나설 경우 10% 안팎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1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건설정책과제' 보고서를 발간하고 “37개 현장 대상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현장당 총공사비가 평균 4.3%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최근의 근로시간 단축 개정안은 역대 근로시간 단축안보다 단축되는 폭이 가장 크지만 단계별 적용 시간은 가장 짧아 인력 수급 문제, 인력 증가로 인한 인건비 상승 문제 등이 단기간 내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2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다음 달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주당 최대 근로시간이 기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37개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건설 노동자 평균 근로시간은 관리직이 59.8시간, 기능인력이 56.8시간으로 조사됐다.

공사원가계산서 등을 토대로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가정해 분석한 결과 현장당 총공사비는 평균 4.5%, 최대 14.5%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입장에서 총공사비 증가율을 최소화하기 위해 근로자 1인당 임금을 삭감하는 시나리오를 분석한 결과, 현재 대비 임금 감소 비율은 관리직 13.0%, 기능인력은 8.8%로 추산됐다.

공사 시간 준수를 위해 기능인력을 충원할 경우 직접노무비는 평균 8.9%(최대 25.7%), 간접노무비는 평균 12.3%(최대 35.0%) 증가될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4월 100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76.1%가 '근로시간 단축이 건설업에 적합하지 않다'고 답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애로사항으로 '공사 기간 및 공사비 증가'(1위), '공사비 증가에 의한 경영 상태 악화'(2위) 등을 꼽았다. 근로시간 단축에 발맞춰 발주기관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인건비 상승을 반영한 적정 공사비, 적정 공사시간 반영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특히 연구원은 일본의 사례를 들어 보완책 마련의 필요성도 지적했다. 일본의 경우 초과 근무가 사회문제가 되면서 시간 외 노동에 대한 상한을 설정하면서도 건설업은 5년의 유예기간을 주면서 대응하도록 했다.

최은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도 업종별 특성에 맞는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공사의 경우 근로시간 단축 적용을 제외하고 향후 발주되는 신규 공사는 근로시간 단축의 영향을 고려해 적정 공사비를 책정하고 공기를 산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1년 단위의 탄력적 근로제 허용 및 공사 금액을 기준으로 한 사업단위별 적용 필요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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