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정당 민주주의 확립시킨 과거와 너무 달라”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로 인해 양당 체제 자체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상돈 교수 홈페이지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이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을 도왔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10일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 사태와 관련해 “유 의원의 행보에 따라 1990년 3당 합당으로 굳어진 양당 체제 자체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제3 세력’의 출현 가능성을 내다봤다.

이상돈 명예교수는 이날 <매일신문>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정치인 유승민은 이제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됐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그는 유승민 사태의 후폭풍에 대해 “유승민 사태의 파장은 간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총선을 9개월 앞둔 새누리당은 대혼란에 빠져들었다. 내년 총선을 누가 지휘할지도 알 수 없고, 어떤 정책 방향을 내걸지도 불확실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유 의원을 향해 저주의 언어를 쏟아낸 친박 의원들의 운명도 관심거리”라면서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이 계속 지리멸렬하기만 기대하는 형편이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유 의원의 향후 행보와 관련, “유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에서 4선에 나서면서 당내 비판세력의 구심점으로 남을지, 아니면 아예 새로운 정치지형을 만들어 가면서 한국정치 자체를 바꾸는 담대한 도전에 나설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며 “어느 길을 가든 간에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선 “신뢰를 상실한 정권은 강압과 강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유승민 사태도 이런 맥락에서 벌어진 불상사”라며 “이해하기 어려운 점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와 정당을 보는 시각이다. 유승민 사태에서 나타난 박 대통령의 모습은 정당 민주주의를 확립시킨 과거와는 너무나 다르다”고 지적했다.

또 “오늘날 박 대통령을 호위하는 ‘친박’은 매우 협소한 집단에 불과하고, 김무성 대표나 유승민 의원 같이 오랫동안 박 대통령을 알아왔던 무게감 있는 사람들은 대통령과 거리를 두거나 비판자가 되고 말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더불어 그는 “김무성 대표는 언론으로 하여금 문제의 ‘K, Y’를 추적 보도하게 하여 ‘십상시’라고 불리는 청와대 세력에게 타격을 주었다”면서 “이번 유승민 파동에선 유 의원뿐 아니라 김 대표도 직격탄을 맞았으니 연초의 ‘K, Y’ 수첩 메모가 부메랑이 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사실 박근혜정부는 위기관리는 물론이고 정책에서도 이미 실패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변변한 정책도 세워 보지 못하고 주저앉아 버렸다”며 “박 대통령과 그의 정부는 국민 다수로부터 지지를 상실해 버렸다. 실제로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계층은 대구`경북권과 60세 이상 노년층으로 국한돼 있다”고 비판했다. [시사포커스 /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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