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거래비중·드럭스토어·연봉인상 등 ‘눈총’

경제민주화 열풍이 거센 요즘 농심의 배짱(?)이 주목받고 있다. 일감몰아주기 의혹과 함께 드럭스토어의 의약품 시장 장악, 등기이사 연봉인상 등 갖가지 사안으로 잡음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동반성장을 중시하는 박근혜 정부와도 반대되는 행보인 것으로 보인다. 농심의 그간 행보를 짚어봤다.

 
경제민주화 열풍에도 끄떡없는 子회사 일감몰아주기 의혹
‘막강 유통망’ 드럭스토어 등으로 의약품 시장 장악 나설까

농심이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끊임없이 받으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감몰아주기 대표사례로 지목되는 회사는 3SforU(쓰리에스포유). 농심의 건물관리와 인력용역을 맡고 있는 회사로 2005년 설립됐다.

“자식사랑 눈물겹다”
딸·아들 회사 키우기

쓰리에스포유는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의 장녀 신현주 농심기획 부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구조는 신 부회장이 50%, 그의 두 딸 박혜성·혜정씨가 각각 30%, 20%다. 쓰리에스포유의 매출은 2011년 기준 약 12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금이 5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6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인 것. 업계에서는 쓰리에스포유의 이러한 성장세를 두고 농심의 일감몰아주기를 지적했다.

농심은 설립년도인 2005년부터 쓰리에스포유에 서울 대방동 사옥과 안양공장, 안산공장, 아산공장의 건물 및 시설관리 용역계약을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계열사 내부거래량은 △2006년 25억6000만원 △2007년 47억5000만원 △2008년 68억1000만원 △2009년 100억원 △2010년 106억1000만원 △2011년 120억원으로 매년 늘었다. 쓰리에스포유가 농심으로부터 거둬들이는 매출이 6년 만에 368.75%나 뛴 것이다.

뿐만 아니라 농심 비상장 계열사가 쓰리에스포유에 몰아주는 일감의 양도 쏠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율촌화학, 메가마트, 농심기획, 농심엔지니어링, 농심캐피탈 등은 17억3000만원 규모 일감을 쓰리에스포유에 선사했다. 그룹이 공개하지 않아 쓰리에스포유의 정확한 내부거래비중을 알 수는 없지만, 정황 상 쓰리에스포유 매출에서 농심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클 것이란 추정이다.

이중 눈길을 사로잡는 시기는 2008년에서 2009년으로 넘어가는 때다. 2008년은 이명박 정부가 친기업 정책의 일환으로 대기업집단 지정기준을 완화(매출 2조원→5조원)했던 시기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쓰리에스포유는 공시의무가 없어지고 난 뒤부터 내부거래량을 전년 대비 46.84% 늘린 것. 쓰리에스포유는 2011년부터 내부거래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내부거래비중 또한 여전할 것이란 추측이 지배적이다.

포장재 제조업체인 율촌화학도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받는 농심 계열사 중 하나다. 지분구조는 ㈜농심홀딩스 40.32%, 신춘호 회장 13.50%, 신 회장의 차남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6.08%, 신 회장의 부인 김낙양씨 4.60%, 신 회장의 며느리 김희선씨 0.21%로 나뉜다. 율촌화학 역시 농심 오너일가의 회사인 것이다.

주요거래처는 농심으로 율촌화학의 내부거래비중은 △2010년 46.37% △2011년 47.7% △2012년 43.8%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매출은 3427억원에서 4057억원으로 훌쩍 뛰었는데 증가율은 18.38%였다. 내부거래비중도 감소하기 보다는 증가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오너일가가 가져간 배당금 액수 또한 짭짤했다. 율촌화학은 2007년부터 매년 주당 500원의 배당을 실시했는데 지난해 배당성향은 54.85%로 높은 편이었다. 이중 농심홀딩스는 50억원, 신춘호 회장은 16억7000만원, 신동윤 부회장은 7억5000만원 등을 배당금으로 가져갔다.

드럭스토어·연봉인상 등
눈총 받는 일도 가지가지

경제민주화와 배치되는 농심의 행보로 드럭스토어 ‘판도라’도 손꼽힌다. 드럭스토어는 약(Drug)과 매장(Store)의 합성어로 의약품이나 화장품 등을 취급하는 복합점포를 나타낸다. 슈퍼마켓에서 취급하는 품목을 구비해놓고 있기 때문에 골목상권을 위협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농심 계열사인 메가마트가 운영 중인 판도라 또한 화장품, 식료품 등을 취급한다. 다만 대부분의 한국식 드럭스토어와 달리 약국이 입점된 것이 큰 특징이다. 드럭스토어 개념에 충실하다고 볼 수 있으나, 더 많은 분야에서 골목상권 침투가 벌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슈퍼마켓뿐만 아니라 동네약국도 피해대상 범주에 속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농심은 의약품 유통업체인 뉴테라넥스를 통해 판도라의 의약품 공급 ‘교두보’로 삼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농심이 탄탄한 유통망과 자본력을 앞세울 경우 경쟁우위에 밀리는 동네약국 등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했다. 농심이 의약품 사업을 확장한다는 해석 또한 분분했다. 농심 관계자는 “판도라 외 의약품 사업에 들어갈 계획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이와 함께 최근 농심은 등기이사들의 연봉을 과하게 인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탄도 받고 있다. 지난해 농심은 원재료 상승에 따른 실적악화 등을 이유로 제품가격을 최대 11.1% 올렸다. 제품가격 인상으로도 성에 차지 않았던 것일까. 농심은 같은 해 등기임원 보수도 올렸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농심이 등기이사 4명에 지급한 보수는 약 22억9000만원이었다.

27억원이었던 2011년에 비하면 전체보수는 줄었으나 등기이사가 6명에서 4명으로 줄어 1인당 보수는 오히려 늘어났다. 즉 농심 등기이사들은 지난해 보수로 4억5000만원에서 5억7000만원을 받은 것이다. 연봉인상 증가율은 26.67%로 제품가격 인상률인 11.1%보다도 높았다.

농심 관계자는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사진의 보수는 주총에서 총 금액을 승인한 뒤 자유롭게 집행한다. 승인금액 안에서 집행됐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고 전했다. 

박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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