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이사회 열고 자율배상 논의
우리은행은 이번 주부터 조정 절차 돌입

15일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 피해자 모임 회원들이 집회를 갖고 있다.(1) [사진 / 오훈 기자]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 피해자 모임 회원들이 집회를 갖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주요 은행들이 이번 주에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관련 자율 배상 방침을 확정할 전망이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오는 27일, 신한은행은 오는 29일 각각 임시이사회를 열고 홍콩 ELS 자율배상에 대해 논의한다. NH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은 오는 28일 이사회에서 홍콩 ELS 배상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시중은행 중 판매 규모가 가장 적은 우리은행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기준안을 수용해 홍콩H지수 ELS 투자자에 대한 자율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조정비율에 대해서는 지난 1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분쟁조정기준안에 따르되, 투자자별로 고려할 요소가 많고 개별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될 사항인 만큼 현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산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은 이번 주부터 만기가 도래해 손실이 확정된 투자자를 접촉해 배상절차 등 자율조정 내용 안내를 시작으로 본격 조정 절차에 돌입한다. 손실이 확정된 투자자의 경우, 조정비율 협의와 동의를 마치고 나면 일주일 이내로 배상금 지급이 완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판매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은 이번 주 후반께 이사회를 열 것으로 보인다. 홍콩 H지수 ELS의 판매 잔액은 19조3000억원이다. KB국민은행이 8조1972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신한은행(2조3701억원), 농협은행(2조1310억원), 하나은행(2조1183억원), SC제일은행(1조2427억원), 우리은행(413억원) 순이다.

금감원 검사 결과에 따르면 판매사들은 H지수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에 오히려 영업목표를 상향하고 영업점에서 ELS 판매를 확대하도록 성과지표를 설계해 전사적으로 판매를 독려했다. 특히 일부 판매사는 동 상품의 판매한도를 상향하도록 리스크관리기준을 변경하고 비예금상품위원회를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등 금융소비자 보호에는 소홀히 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위험상품 투자에 적합하지 않은 고객에게 상품판매가 가능하도록 상품판매 기준을 임의조정한 사례도 확인됐다. 일부 판매사들은 투자자 성향분석 시 필수 확인항목을 누락하고, ‘손실감내수준 20% 미만’, ‘단기투자희망’ 등 고난도 장기위험상품에 부적합한 투자자에게 판매가 가능하도록 판매시스템을 설계한 경우가 발견됐으며, ELS 상품 판매시 설명해야 하는 손실위험 시나리오, 투자위험등급 유의사항 등을 누락하거나 왜곡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아울러 판매정책․판매시스템이 고객최우선 원칙이 아닌 판매사의 이익을 우선하도록 설계․운영됨에 따라 영업점의 개별 판매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불완전판매가 발생했다.

안정적 성향의 투자자에게 투자성향을 상향하도록 유도하거나, 청력이 약한 고령투자자에게 상품내용을 ‘이해했다’고 답하도록 요청하고, 영업점 방문이 어렵다는 투자자를 대신해 투자성향진단설문지, 상품가입신청서 등을 대리 작성·서명하는 사례들도 발견됐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