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도태우·장예찬, 野 정봉주 등 과거 ‘설화’ 논란 일파만파

도태우 국민의힘 대구 중·남구 후보(좌),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후보(중). 장예찬 국민의힘 부산 수영구 후보(우), ⓒ뉴시스
도태우 국민의힘 대구 중·남구 후보(좌),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후보(중). 장예찬 국민의힘 부산 수영구 후보(우), ⓒ뉴시스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작업이 마무리 국면을 향해가면서도 일부 후보들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면서 자칫 중도층을 자극할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총선에 악재로 작용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 도태우·장예찬 등 과거 실언에 與 ‘진땀’…조수연까지 ‘산 넘어 산’

국민의힘만 해도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 논란에 휩싸인 도태우 대구 중·남구 후보 때문에 공천 재검토 논의에 들어가는 등 중도 성향 유권자들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지난 12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밤까지 격론을 벌인 끝에 결국 도 후보의 공천을 유지하기로 결정했으나 앞서 도 후보 스스로도 사과문을 통해 “과거의 미숙한 생각과 표현을 깊이 반성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존중하고 충실히 이어받겠다”며 자신의 과거 발언에 대해 잘못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또 지난 2014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난교 즐기는 사람이라도 직무 전문성과 책임성을 보이면 존경 받을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란 취지의 글을 썼다가 도마에 오른 장예찬 부산 수영구 후보도 중도층 유권자 뿐 아니라 여성 표심까지 거리를 두게 만들 수 있어 국민의힘의 속을 태웠는데, 결국 장 후보는 지난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10년 전 방송이나 정치하기 전이었지만 정제되지 않은 표현을 조심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글 중 부적절하고 정제되지 않은 표현으로 심려를 끼쳐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사과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민주당에선 연일 도 후보와 장 후보의 과거 실언을 꼬집어 십자포화를 퍼부었는데, 김부겸 민주당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은 13일 당사에서 열린 제2차 중앙선거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이 도 후보에 대한 공천 유지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재검토를 지시하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꽤 멋있었지만 유지로 결정한 오늘의 한 위원장은 대단히 실망스럽다.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5·18 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대한 이정표로 우리 공동체가 어렵게 합의한 내용이다. 합의를 존중하고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거나 민주주의를 짓밟는 그런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한 위원장까지 싸잡아 직격했다.

여기에 장 후보를 향해선 같은 날 민주당 부산시당 청년·여성위원회 소속 당원들이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 사퇴를 요구했으며 급기야 최민석 민주당 대변인은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멀쩡한 청년이 예비군복을 입으면 개가 되는 것처럼 평범한 중년들은 등산복을 입으면 진상이 된다’, ‘사무실 1층 동물병원 폭파시키고 싶다’, ‘한국 드라마의 수준이 쌍팔년도 에로물의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시청자의 수준이 애마부인에 머물러 있기 때문’ 등 장 후보의 또 다른 과거 SNS글까지 꼬집어 “자신의 생각을 누군가를 비하하고 깎아내리는 방법으로 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은 악플러일 뿐 국회의원 후보 자격이 없다”고 역설했다.

설상가상으로 도 후보 역시 공천 재검토 논의까지 촉발했던 ‘5·18 북한개입설’ 주장 뿐 아니라 앞서 지난 2021년 11월 한 인터넷 언론사에 게재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영면에 부쳐’란 제목의 글을 통해 “내가 진실에 가깝다고 보는 (전 전 대통령의) 잠정적 모습은 ‘1987년 높은 단계의 자유민주주의로 이행하기까지 대한민국의 과도기를 감당하고 결국 평화적 방법으로 새 시대의 문을 연 보기 드문 군인 출신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던 사실까지 다시 주목 받으면서 좀처럼 과거 실언 논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도 후보를 고리로 “전두환씨와 한 위원장의 태도가 뭐가 다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힘은 도 후보의 공천을 철회하고 국민들에게 사죄하라”며 “한 위원장은 지난 1월 5·18민주묘역을 찾아 ‘헌법전문에 5·18 정신을 수록하는데 적극 찬성하겠다’고 밝힌 약속이 아직 유효한가. 당시 방명록에 ‘민주주의를 위한 광주 시민의 위대한 헌신을 존경한다. 그 뜻을 생각하며 동료 시민들과 함께 미래를 만들겠다’고 적었는데 진심이었나”라고 한 위원장에게까지 맹공을 퍼부었다.

이런 가운데 한 위원장은 호남 유권자들과 만나기 위해 오는 15일 전남 순천 아랫장번영회 사무실을 찾아 순천시민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같은 날 오후에는 광주 5·18민주광장 일대를 돌며 거리인사를 할 예정인데, 그의 광주·전남 방문은 비대위원장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4일 5·18묘지 참배 이후 두 달 만에 처음이고 전남은 지난해 7월 도청 방문 이후 8개월 만으로 이 자리에서 도 후보 등 논란과 관련해 정면 돌파에 나설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국민의힘 조수연 대전 서구갑 예비후보가 지난 1월11일 오후 대전시의회 기자실에서 회견을 열고 1호 공약으로 분구 추진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조수연 대전 서구갑 예비후보가 지난 1월11일 오후 대전시의회 기자실에서 회견을 열고 1호 공약으로 분구 추진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뉴시스

다만 도 후보와 장 후보 뿐 아니라 경선을 거쳐 대전 서구갑 공천을 받은 조수연 국민의힘 후보까지 지난 2017년 8월 25일 자신의 SNS에 올린 ‘봉건적 조선 지배를 받는 것보다는 일제강점기에 더 살기 좋았을지 모른다’는 글로 도마에 올랐는데, 조 후보는 즉각 13일 “실언이었음을 사과한다. 저는 친일파를 조금도 옹호할 생각이 없다”고 해명하는 입장을 SNS를 통해 내놨으나 일부 후보들의 과거 발언이 잇따라 자충수로 작용함에 따라 총선까지 채 한 달도 안 남은 여당으로선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정봉주 ‘목발 경품·벌레’ 막말도 논란…與 “민주당, 등잔 밑 보라”

하지만 국민의힘을 맹폭하는 민주당에서도 정봉주 서울 강북을 후보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 받으면서 설화 논란에 휩싸였는데, ‘DMZ 목발 경품’ 발언에 이어 ‘유권자 벌레 비하’ 논란까지 불거졌기 때문이다.

정 후보는 앞서 지난 2017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고 말하면서 웃었다가 논란이 된 바 있는데, 13일 SNS에 사과문을 올리고 해당 영상도 삭제했었다고 해명했으나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13일 논평을 통해 “해당 발언엔 당시 사고를 대하는 정 후보의 인식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최근 논란이 불거지자 부랴부랴 SNS에 남긴 입장은 사과 몇 줄이 전부”라며 “타당 후보 비난에만 열 올리는 민주당, 등잔 밑을 한번 보라.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 나무란다더니 도 후보 비난에 열 올리는 민주당 모습이 그런 격”이라고 민주당까지 직격했다.

이 뿐 아니라 정 후보는 앞서 지난 1월4일 JTBC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에 나와 “댓글을 많이 봐야 된다. 벌레가 많이 들어왔나, 진보가 많이 들어왔나, 보수가 많이 들어왔나”라고 발언한 부분도 도마에 올랐는데, 당시 진행자가 “벌레가 뭔가. 언어 좀 곱게 써달라”고 당부해도 정 후보는 “왜 이게 막말이냐”라고 반문했으며 재차 진행자가 “사람들이 말 험하게 쓰면 벌레냐”고 물어도 “바퀴벌레 나오면 벌레가 나왔다고 하지”라고 응수하는 자세를 취했다.

이밖에 안철수 의원이 지난 2013년 4월 보궐선거 때 서울 노원병 지역구 출마를 선언하자 전국공무원노조 경남지역본부 초청 강연에서 정 후보는 “결점을 공개하지 않아 완벽한 인간으로 주접을 떨다가 ‘노원병의 신’이 되고자 하는 사람, 노원 XX”이라고 욕설을 하기도 했는데, 그간의 여러 발언을 꼬집어 국민의힘 신주호 상근부대변인은 13일 논평을 통해 “정 후보의 막말과 욕설이 끝도 없이 드러나고 있다. 국민 대표가 되겠다는 분이 어떻게 유권자를 ‘벌레’로 칭할 수 있나”라며 “잘못의 인지조차 없다. 과거 안 의원을 향해서도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욕설과 저주를 퍼부었다”고 정 후보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그치지 않고 신 상근부대변인은 “심지어 불교 신도들을 향해서도 서슬 퍼런 모습으로 욕설한 것도 모자라 ‘내 얼굴 쳐다본 인간들 각오하라’는 식의 겁박도 서슴지 않았다. 이 정도라면 가히 막말대장경 수준”이라며 “이런 막말꾼을 공천한 민주당의 책임은 너무 크다. 간단한 검색만으로도 정 후보의 천박한 언행을 찾을 수 있었을 텐데, 친명이라는 이유로 공천권까지 쥐어준 것인가, 아니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막말과 욕설의 전례로 막말꾼을 도저히 거를 수 없었던 건가”라고 이 대표까지 싸잡아 압박했다.

◆ 민주당 “언행주의 위반 시 공천 취소 포함 긴급 징계할 것” 천명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13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중앙선대위 회의를 열였다. 왼쪽부터 이해찬·이재명·김부겸 상임 공동선대위원장. 사진 / 시사포커스TV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13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중앙선대위 회의를 열였다. 왼쪽부터 이해찬·이재명·김부겸 상임 공동선대위원장. 사진 / 시사포커스TV

이미 이 대표도 앞서 지난 8일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 “설마 2찍 아니겠지?”라는 말로 ‘실언 논란’을 자초한 바 있는데, 그래선지 13일 제2차 선거대책회의에서 이 대표는 “저를 비롯한 민주당 모든 후보와 구성원들도 앞으로 한층 말과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으며 김부겸 공동 상임선대위원장도 “만약 후보자들이 자극적 표현을 쓰는 등 실수가 반복되고 선거 전체를 망칠 수 있을 때는 당으로선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공천 취소 가능성까지 열어뒀다는 의미인데, 실제로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3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중앙선대위 회의 결정사항을 전하면서 “오늘 민주당은 김민기 상임선대본부장 명의로 모든 총선 후보들에게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공문은 선거법을 철저히 준수하고 선거운동 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을 주의할 것을 주문하는 내용이고, 이를 위반할 경우 공천 취소를 포함해 긴급 징계할 것임을 강력 경고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정 전 의원은 당초 이날 오전 예정된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출연도 전격 취소하는 등 극도로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는데, 실제로 진행자인 김어준씨는 “정 전 의원을 모시는 시간이었는데 (정 후보가) 스튜디오까지 왔다가 ‘아무래도 선거를 조용히 치르는 게 맞겠다’며 돌아갔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의 공세는 여전히 잦아들지 않아 정 후보를 향해 후보직 자진사퇴를 요구했을 뿐 아니라 같은 날 박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뒤늦게 민주당이 논란을 의식해 입단속에 나섰지만 정 후보에 대한 경고는 들리지 않는다. 말실수나 잘못된 표현은 사과하면 된다지만 정 후보의 발언은 그 정도를 한참 넘었다”며 “이 대표는 ‘말실수, 잘못된 표현은 책임져야 마땅하다’고 했다. 강력한 ‘언행주의’ 조치의 첫 대상은 정 후보여야 할 것”이라고 이 대표에 촉구해 과연 이 막말 논란의 파고를 어떻게 넘을 것인지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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