曺 “강소정당으로 자리매김 하겠다”…여야 반응 엇갈려
문재인 “민주당 부족한 부분 채워내며 민주당과 야권 더 크게 승리해야”
박홍근 “총선 승리를 위한 선거연합의 대상 고려하기 어려워” 선 그어
정청래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 큰 바다 만나자” 함께 할 뜻
원희룡 “고마해라! 조 전 장관 해야 할 일은 창당이 아니라 반성과 자숙”
조국 신당 창당 행보...여당의 공세에 직면한 민주당, 어떻게 돌파할까

21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21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13일 신당 창당을 선언하는 등 사실상 4·10 총선에 본격 나설 모양새여서 이 변수가 정치권과 선거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曺 “검찰독재정권 종식 위해 맨 앞에서 싸울 것…인기 연연 안 해”

조 전 장관은 13일 오후 자신의 고향인 부산에 있는 부산민주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 창당을 선언했는데, “대한민국은 지금 외교, 안보,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위기에 처해 있고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도약하느냐, 이대로 주저앉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며 “(총선일인) 4월 10일은 무도하고 무능한 윤석열 정권 심판 뿐 아니라 복합위기에 직면한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완전히 다른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행동하고자 한다. 무능한 검찰독재정권 종식을 위해 맨 앞에서 싸우겠다.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국가위기를 극복할 대안을 한 발 앞서 제시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저의 힘은 미약하지만 국민들과 함께 큰 돌을 들겠다. 그 길에 함께해주시면 반드시 해낼 것”이라고 지지와 응원해줄 것을 호소했다.

특히 조 전 장관은 “지역갈등, 세대갈등, 남녀갈등을 조장하고 이용하는 정치, 국가적 위기는 외면한 채 오직 선거 유·불리만 생각하는 정치는 이제 끝장내야 한다”며 “갈등을 이용하는 정치가 아니라 갈등을 조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정당을 만들겠다. 대한민국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강소정당으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하루 전인 지난 12일 오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에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직접 찾아가 “이번 총선에서 무도한 윤석열 검찰 독재를 심판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겠다. 다른 방법이 없다면 신당 창당을 통해서라도 윤 정권 심판과 총선 승리에 헌신하겠다”며 이미 신당 창당 의지를 분명히 밝혔는데, 조 전 장관 측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도 이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안에 함께 정치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게 어려운 상황이라면 신당 창당하는 불가피성을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문 전 대통령은 “검찰개혁을 비롯해 더 잘할 수 있는 것으로 민주당의 부족한 부분도 채워내며 민주당과 야권 전체가 더 크게 승리하고 더 많은 국민으로부터 사랑 받길 기대한다”고 조 전 장관에 힘을 실어주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는데, 신당 창당 의사를 밝힌 조 전 장관은 오는 14일엔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 일정 등 총선 준비를 위한 행보에 점차 속도를 올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조 전 장관은 자신의 총선 출마 방식에 대해선 이날 회견 직후 기자들과의 만나 “정당을 만들고 나서 함께 하는 동지나 벗들과 의논해 결정하겠다. 비례 혹은 지역구냐 하는 구체적 출마 방식은 제 개인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답했으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을 겨냥해 ‘조국씨 같은 분은 국회의원 배지를 달 수 없어야 맞다’고 발언한 데 대해선 “저에게 질문하시기 전에 본인의 휴대전화부터 공개하라. 고발 사주 의혹으로 문제의 고발장이 접수되기 하루 전 한 위원장은 손준성 검사 등과 카카오톡 단체방에 사진 60개를 올렸는데 그 사진 내용이 무엇인지 밝혀주면 좋겠다”고 맞불을 놨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한 위원장에게 “문제의 손준성 검사를 징계하기는커녕 검사의 꽃이라는 검사장으로 승진시켰는데 왜 승진시켰는지 답해달라”고 촉구한 데 이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입장도 밝히라고 압박수위를 높였는데, 다만 조 전 장관 스스로도 뇌물수수·직권남용 등 혐의로 1·2심 모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 받은 상황에서 당정을 향해 이 같은 공세를 펴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반응 엇갈린 민주당? “함께 만날 수 있을 것” vs “선거연대 안 해”

(좌측부터)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박성준, 진성준, 정청래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좌측부터)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박성준, 진성준, 정청래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한편 민주당에선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에 대해 저마다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어 복잡한 속내를 잘 보여주고 있는데, 통합형 비례정당을 추진하고 있는 박홍근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 추진단장은 같은 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 추진에 관한 기사가 쏟아지고 있는데 시민사회, 진보정당들과 뜻을 모아 연합정치를 통해 총선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책임자로서 이 상황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설령 (조국)신당이 만들어지더라도 이번 총선 승리를 위한 선거연합의 대상으로 고려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확실하게 선을 긋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박 추진단장은 “이번 총선에선 무슨 말을 갖다 붙이든 윤 정권을 심판해 ‘공정과 상식’, ‘정의와 희망’을 바로 세우고 큰 위기에 처한 ‘민생과 민주, 평화’를 다시 살려내라는 국민 염원과 명령에 오롯이 충실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그 절실함에 동의하는 정당과 시민사회가 하나로 뭉쳐야 하며 중도층을 포함해 보다 많은 국민들의 지지와 협조를 이끌어내야 한다. 절체절명의 역사적 선거에서 조 전 장관의 정치 참여나 독자적 창당은 결코 국민 승리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불필요한 논란과 갈등, 집요한 공격만 양산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추진단장을 수장으로 한 민주연합추진단은 기본소득당이 참여하는 새진보연합 등 원내 3개 진보정당은 물론 연동형제를 지지해온 시민사회 세력과 함께 범야권 통합형 비례정당을 만들 계획이지만 조 전 장관의 등판은 오히려 야권에 대한 중도층의 반감만 일으키고 정권심판론의 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보는 셈인데, 급기야 박 추진단장은 조 전 장관을 향해 “과도한 수사로 억울함이 있겠고 우리 민주당이 부족함이 있더라도 부디 민주당과 진보개혁세력의 단결과 승리를 위해 자중해줄 것을 간절하면서도 강력하게 요청드린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 같은 시각은 같은 당 김두관 의원도 다르지 않아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우리가 이번 총선에서 중도층도 꽤 많이 획득해야 승리할 수 있는데 그런 점에서 염려된다. 민주진보진영의 총선 승리에 기여할까에 대한 의문”이라고 말했으며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같은 날 KBS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조국신당이 민주당 총선 전략에 득이 될지, 독이 될지’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선거 전략과 구도 면에서 조 전 장관의 신당과 같이 가는 게 맞냐는 부분은 또 다른 판단의 영역이다. 조국신당이 지역구에서 경쟁력이 있냐고 하는 부분에 있어선 대부분 회의적이지 않나”라고 답하기도 했다.

다만 같은 당 진성준 의원은 이날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통합형 비례정당과 관련해 ‘조국 신당도 배제하지 않는 건가’란 진행자의 질문이 나오자 “원칙적으로 배제할 수 없다”고 답변했으며 아예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조 전 장관에게 덕담 한 마디’란 글을 통해 “현실정치 참여 선언의 결단과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그동안 온갖 고초를 잘 견뎌왔다. 어떤 모양으로 같이 할지는 모르겠으나 정권심판의 큰 바다에서 함께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긍정적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정 최고위원은 재차 SNS 글을 통해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 큰 바다에서 함께 만나자.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고도 밝혀 조 전 장관과 함께 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는데, 일단 조 전 장관은 이날 민주당이 추진 중인 통합비례정당과의 협력 여부에 대해 묻는 질문에 “민주당에서 저에 대해 또는 제가 만드는 정당에 대해 여러 입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민주당에서 어떤 결정을 할 것인가를 신경 쓰면서 제 행보를 결정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조 전 장관은 “윤 정권을 심판하고 조기 종식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선 모두 힘을 모아야 하고 그 중심에 민주당이 본진으로, 큰 집으로 있는 것은 아무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저는 민주당보다 더 진보적인 정당, 민주당보다 더 빨리 행동하는 정당, 민주당보다 더 강하게 싸우고자 하는 정당을 만들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당연히 민주당과 협력하겠다만 비례연합정당은 지금 고민할 사안이 아니고 제가 만들 정당이 어떤 길을 갈 것인가를 보여주는 게 급선무”라고 역설했다.

◆ 與 “팬덤정치 편승한 민주당, 알량한 계산이 조국신당으로 되돌아와”

김온수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좌),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중),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김온수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좌),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중),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런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 선언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김온수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조금의 반성도 없이 비사법적 명예회복이라는 뻔뻔한 내로남불을 내세우며 총선에 뛰어들겠다는 건데 유죄 판결 받은 조 전 장관은 이미 총선 출마 자격을 상실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 언급은 정치적 신뢰와 민의를 왜곡하는 행위로 자신만을 위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법과 원칙을 명백히 무시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뿐 아니라 김 상근부대변인은 “민주당이 깔아준 준연동형 판에 조 전 장관이 조국신당으로 틈을 비집고 들었는데 민주당이 만장일치로 동의한 준연동형 제도의 문제점을 조 전 장관이 신당 창당사례를 통해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며 “병립형 제도 하에서 조 전 장관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 수 있겠나. 과연 어떤 비례대표 제도가 제대로 민의를 반영할 수 있는 것인지 민주당은 깊이 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민주당까지 선거제를 고리로 싸잡아 압박했다.

또 인천 계양을 국민의힘 예비후로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고마해라! 마이 했다. 조 전 장관이 해야 할 일은 창당이 아니라 자신의 위선과 불공정에 대한 반성과 자숙”이라고 조 전 장관에 일침을 가했으며 같은 당 권성동 의원도 “조 전 장관이 창당선언문에서 열거한 온갖 명분은 자기모순적이다. 외교·안보·경제 위기를 고조시키고, 종북외교로 한반도 평화를 위협한 정부는 본인이 활개 쳤던 문재인 정부”라고 조 전 장관에 직격탄을 날렸다.

또 권 의원은 민주당도 겨냥 “조 전 장관 역시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방탄하기 위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이 필요했을 뿐이고 이런 점에서 조 전 장관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거울이나 민주당은 문 전 대통령의 추천장을 외면한 채 조국과 거리두기에 전전긍긍하고 있다”며 “지금 민주당 의원 다수는 과거 조국수호의 깃발을 들었는데 그렇게 조국을 수호해놓고 왜 지금 와서는 조국신당과 함께 할 수 없다고 하나. 팬덤정치에 편승해보려는 과거의 알량한 계산이 결국 조국신당으로 되돌아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권 의원은 “이른바 조국신당은 내용적으로는 팬덤정치의 산물이고 제도적으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결과이기도 하니 둘 다 민주당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민주당은 선거의 유불리만 놓고 조국신당과 거리두기를 하기 전에 조국과 함께 했던 과거부터 성찰해야 할 것”이라며 “여러분이 조국”이라고 꼬집었는데, 이미 신당 창당을 천명해 조 전 장관의 정치 행보가 앞으로 한층 더 활발해지는 만큼 이를 지적하는 여당의 공세에 직면한 민주당의 고심은 더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