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빅텐트론 불씨 살린 ‘통합 공관위 구성’ 합의, 연일 논의 진행
이원욱 “조율 필요, ‘당명과 지도체제 문제 아니냐’는 문제의식 있어”
조응천 “대통합을 하지 않으면 ‘공멸’, 합당 전제 공천부터 같이해야”
제3지대 신당 핵심인사들, 9일 오전 용산역 모여 합동 귀성인사 추진
위성정당 준비에 박차 가하는 거대 양당, 용혜인도 野선거연합 동참선언

진보 색체의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좌)와 보수 색체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진보 색체의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좌)와 보수 색체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오는 4·10 국회의원 총선거에 적용할 선거제도의 결정권을 쥐고 있던 더불어민주당이 오랜 고심 끝에 결국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로 결정을 내리며 통합형 비례정당의 준 위성정당 창당을 선언하여 제3지대 신당 행보의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원칙과상식 ▲새로운선택 등 4개 세력이 합당을 전제로 한 통합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에 전격 합의하면서 다시 제3지대 빅텐트론에 불씨를 살려내 이목을 끌었다.

◆ 제3지대 신당, 연일 통합 공관위 구성 위한 원탁회의 논의 진행

민주당 탈당파인 이원욱·조응천 의원이 새로운미래 중앙당에 합류하지 않고 ‘원칙과상식’ 모임으로 잔류를 결정하면서 제3지대 통합 빅텐트론을 성사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제3지대 신당들을 향해 통합 공관위 구성을 제안하고 나섰고, 이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4개 세력은 전날 오후 국회에서 함께 모여 통합 공관위 구성에 대한 1차 원탁회의를 가동시켰다.

제3지대 신당의 통합 공관위 구성을 위한 첫 회의는 개혁신당 김용남 정책위의장, 새로운미래 김종민 공동대표, 새로운선택 금태섭 대표, 원칙과상식 이원욱 의원이 참석해 빠르게 논의가 시작됐지만 각 세력 간에 이견이 나오면서 난항을 겪는 분위기가 역력해 보였다.

실제로 이원욱 의원은 전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마주한 자리에서 “예비 심사는 공관위가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었다”면서도 “그러나 그 이후 후보 순위를 정하는 과정은 최적의 방안을 찾기 위해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고, 특히 당명을 둘러싼 논란이 클 수 있으니 합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추가 회의를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이들 4개 세력은 오늘(8일)도 국회에 모여 통합 공관위 구성과 연대 방식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지만, 전날과 마찬가지로 의견 충돌을 보이면서 사실상 가시적인 성과에 이르지는 못한 모양새였는데, 이원욱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3지대 정당 통합을 위한 원탁회의 2차 회동에서 많은 내용에 관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의원은 “통합공관위 구성과 비례대표 후보 선출 원칙에 대한 ‘미세한 합의’들은 끌어냈는데, 현재 그 문제를 발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제일 중요한 문제가 결국 당명과 지도 체제 문제 아니냐는 문제의식이 있어서 각 당 의견을 조율키로 했다”고 덧붙여 사실상 당명과 지도 체제에 대한 갈등이 큰 상황임을 직감케 했다.

심지어 김용남 개혁신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열린 제3지대 원탁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여러 정치 그룹이 모여 논의를 하다 보니 조정이나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은 난관도 발견되고 있다”고 밝히면서 “어쩌면 이 원탁회의보다 더 큰 결정권을 가진 분들이 직접 만나서 해결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일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새로운미래 이석현 고문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탈한 두 분이 통합공관위를 하자면서 또 텐트를 쳤는데, 공천이란 건 같은 당내에서도 지뢰밭인 것”이라면서 “더군다나 두 분은 우리와 신뢰를 깼고 중립성이 없는데 또 무슨 중재”라면서 못마땅해한 것을 미뤄보아 제3지대 통합은 쉽지 않은 길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 조응천, 제3지대 빅텐트 필요성 거듭 호소 “대통합 안하면 공멸, 공천 함께 해야”

'원칙과 상식' 이원욱·조응천 무소속 의원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5대 핵심가치 발표와 제3지대 통합을 위한 공천방안 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원칙과 상식' 이원욱·조응천 무소속 의원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5대 핵심가치 발표와 제3지대 통합을 위한 공천방안 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하지만 4개 세력이 통합 논의에 이견을 보이며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해서 제3지대 통합 성사 가능성이 닫힌 상황인 것만은 아닌 듯해 보였는데, 이는 내일(9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제3지대 정당 합동 귀향 인사 계획은 예정된 대로 차질없이 진행한다고 밝혀 통합 논의가 갑자기 급물살을 탈 여지도 있다는 일각의 전망도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과 제1야당인 민주당이 이미 위성정당 창당을 공식화했기 때문에 제3지대 신당들이 서로 힘을 합치지 않으면 공멸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조응천 의원도 이날 제3지대 빅텐트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나선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실제로 조응천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제3지대 신당의 ‘통합 공관위 구성’ 제안에 대해 “대통합을 하지 않으면 ‘공멸’이란 생각을 저와 이원욱 의원이 항상 갖고 있다”면서 “지금 당장 합당을 전제로 공천부터 같이해야 한다”고 거듭 호소했다.

아울러 조 의원은 제3지대 빅텐트론의 대통합 성사 가능성에 대해 “5할은 넘었다”며 “(지난 7일 회의에서) 통합 공관위 구성뿐만 아니라 당명 확정, 정책추진단 구성, 인재 영입까지 논의가 확 나갔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3지대 신당을 향해 “지금 총선이 60여 일 남았는데, 총선 40일 전까지는 공천 작업이 거의 마무리가 돼야 한다”며 “지금 합당도 안 되고 공천도 삐거덕거리고 있는데 (국민에게 거대 양당에 맞설 제3지대의 통합 행보를 보여주기 위해 우리에게 남은 실질적인 시간은) 20일밖에 시간이 없다”고 경고음을 내주고 나섰다.

무엇보다도 조 의원은 제3지대 빅텐트론의 성사를 간절히 바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나서기도 했는데, 그는 “내가 합동 귀성 인사를 제안했다”며 “내일 아침 8시 30분에 용산역에서 저를 비롯해 이낙연 공동대표, 이준석 대표, 양향자 원내대표, 금태섭 대표, 이원욱 의원 등 다 합쳐서 귀성 인사를 한다”고 말해 대통합을 이뤄내기 위한 노력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을 재확인시켜줬다.

심지어 그는 이낙연 대표를 향해서도 광주 등 호남 출마를 적극 권유하고 나선 모습도 보여줬는데, 조 의원은 “이낙연 대표는 자신이 출마 안 하겠다고 공언하신 분이 지금 와서 출마하겠다 하면 노욕으로 비치지 않을까 하는 점을 우려하고 있지만, 그래도 제3지대 통합·확장을 위해서는 호남에 나가야 한다”며 “호남에서 윤석열 정부를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폭정을 막아내는 데 이재명의 민주당으로는 효과가 없다. 그렇기에 제3지대가 대통합하여 국민으로부터 ‘저기가 될 만한 집이다’라는 평가가 이루어지면 호남에서 분명 불이 붙는다. 그렇다면 그때 불을 붙일 사람은 이낙연 대표일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 ‘위성정당’ 준비 박차 가하는 거대양당, 용혜인도 민주당 선거연합 동참 선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한편 거대 양당에서도 위성정당 창당에 대해 속도전에 나선 모습이었는데, 일단 국민의힘은 오는 15일 ‘국민의미래’(가칭)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어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미래 창당준비위원회(창준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민의에 반하는 거대 야당의 의회 독재로 인한 민주주의 파괴에 맞서 그 어떠한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분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으며,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자매정당을 창당하기로 한 것은 민주당의 입법 폭주에 대한 정당방위 차원”이라고 규정하며 힘을 실어줬다.

반면 민주당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민주연합) 추진단도 이날 녹색정의당·진보당·새진보연합과 시민사회 인사들 모임인 연합정치시민회의를 향해 ‘범야권 지역구-비례선거 대연합’을 위한 연석회의 참여를 공식 제안하고 나섰는데, 민주연합 추진단장인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민주개혁진보 세력의 선거연합은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라는 국민의 염원을 받들기 위한 가장 강력하고 유일한 선택”이라고 정당화하면서 “진보 진영의 맏이 격인 민주당이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선거연합을 주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더해 새진보연합 용혜인 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 대표가 제안한 선거연합 동참 의사를 밝히면서 광주 선거대책본부 출범을 선언했다.

이와 관련해 용 상임위원장은 이날 회견에서 “민주주의의 수도 광주에서부터 다시 승리를 만들겠다”며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권력을 사유화·사당화하려는 반민주적 검찰 독재 세력에 맞서 5월 광주의 공동체 정신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욱이 용 상임위원장은 “제3지대를 자처한 이낙연 신당·이준석 신당도 정치인 이름 몇 개 내세워 이합집산에 몰두할 뿐 약속한 개혁은 뒷전인 세력이기에,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민주 진보 진영이 하나 된 더 큰 힘으로 맞서 싸워야 한다”며 “정의당·진보당 등 진보 정당들도 책임있는 입장을 밝히고 논의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하여 사실상 제3지대 신당들의 통합을 에둘러 압박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