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에게 복당 권유한 이재명, 계파 갈등 내홍 속 뇌관 될 조짐
당내 반발에 당황하는 이언주, 적극 해명 나서며 억울함 호소까지
‘문재인 저격수’ 이언주, 친문 향해 “그때 욱해서 말 심했어” 사과
계파 갈등 격화에 한발 물러서는 친명계, 이언주 복당 물건너가나?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언주 전 의원, 문재인 전 대통령. 사진 /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언주 전 의원, 문재인 전 대통령.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공천 문제와 선거제 개편안을 두고 친명(친이재명)과 친문(친문재인)으로 나뉜 신구(新舊) 권력 구도의 내전 양상이 벌어진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가 친문 세력을 때리며 민주당을 탈당했던 이언주 전 의원에게 복당을 권유해 논란이 일면서 당 내홍이 격화되는 양상을 보여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 이재명에게 러브콜 받은 이언주, 계파 갈등 내홍 속 복당 문제 뇌관으로 떠올라

총선 공천 문제와 선거제 개편안을 두고 극심한 계파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가 ‘문재인 저격수’로 낙인된 이언주 전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내며 직접 복당을 권고하면서 친문계의 심기를 더욱 자극하면서 이 전 의원의 복당 문제가 사실상 민주당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이언주 전 의원은 과거 ‘친문 패권’ 비판에 앞장서면서 민주당을 탈당하여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을 거쳐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에 합류하여 여러 정당에서 활동을 해 ‘철새’ 및 ‘배신자’라는 다소 부정적인 프레임이 씌워져 있었는데, 최근 이 전 의원이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며 국민의힘에서 탈당하자 ‘반윤’ 기치의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앞세우고 있는 이재명 대표 측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 전 의원에게 손을 내밀었다.

다만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친문 세력을 중심으로 강한 비판과 비난의 목소리가 예상보다 더 많이 쏟아지면서 돌연 이언주 전 의원의 민주당 복당은 험로가 될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는데, 하지만 이 전 의원의 입장에서도 이런 민주당 내부의 반응에 대해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시선도 감돌았다.

즉, 이 전 의원에게 손을 먼저 내민 쪽은 민주당이면서도 당내 일부에서 자신의 복당에 대해 환영이 아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며 비난의 화살을 쏘아대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당내 반발에 당황한 이언주, 친문 향해 “서로 윈윈하는 방향으로 가야” 호소

이언주 전 의원이 마이크를 잡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이언주 전 의원 페이스북
이언주 전 의원이 마이크를 잡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이언주 전 의원 페이스북

그러나 이 대표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답변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이 전 의원은 민주당 내부가 아무리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총선을 앞두고 있기에 빨리 결단을 해야 하는 상황인 것도 분명하다.

그래서인지 이 전 의원은 오늘(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신의 민주당 복당 문제를 두고 당내 계파 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형국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토로하면서 당내 친문계 인사들을 향해 “서로가 윈윈(win-win)하는 방향으로 가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특히 그는 자신이 과거 문재인 정부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한 것에 대해 “저도 좀 그때 욱해서 말을 좀 심하게 했던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향후 본인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가 민주당에) 복귀한다면 풀어야 한다. 그런 것들을 저는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전 의원은 “솔직히 지난 문재인 정권에 대해서 지금 실망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극복해야 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서로 성찰할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꿋꿋하게 쓴소리를 하면서 민주당의 변화 필요성을 지적했다.

◆ ‘억울함 토로’ 이언주 “민주당에서 먼저 제게 도와달라고 여러 번 타진해 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2024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2024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더욱이 그는 전날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복당 문제와 관련해 “민주당 내 일각에서 저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있어 참으로 당황스럽다”고 불편한 심정을 토로하면서 “민주당으로부터 복당을 제안받기 전에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발끈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최근 민주당 당 대표 주변 복수의 의원들께서 제가 무당파 반윤의 상징적 정치인이니 도와달라고 제 의사를 여러 번 타진했다”며 “그래서 저는 (이재명) 대표께서 직접 말씀 주시면 들어보겠다고 했고, 며칠 후 당 대표께서 전화하셔서 함께 하자고 하셨던 것”이라고 설명하며 다소 억울해하는 분위기도 엿보였다.

다만 그는 “당내 일각, 주로 ‘친문 86(1980년대 학번, 1960년대 출생)’에서 돌아가며 저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있는데, 제가 당내 권력투쟁의 빌미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마저 든다”고 우려를 표해 사실상 민주당의 복당이 험난한 길이 될 수 있음을 직감한 듯한 뉘앙스였다.

더군다나 이 전 의원은 이날 유튜브 채널인 ‘김은지의 뉴스IN’에 출연해서도 자신의 복당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민주당의 모습에 대해 “(친문 쪽에서) 내부 권력투쟁의 수단으로 저를 자꾸 빌미 삼는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결과적으로 이재명 대표를 제가 곤란하게 한 것은 아닌가 싶어 걱정도 되고 부담도 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심지어 그는 “제가 지금 복당 여부를 고민하면서 민주당을 살펴보는데, 이 와중에도 갑론을박하고 내부적으로 싸우는데, 문제는 싸우는 이슈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정책 이슈가 아니고 왜 싸우는지도 모르겠다. 친명이니 비명이니 친문이니 계속 싸우고 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이 국민들이 보시기에는 얼마나 짜증나겠는가”라고 꼬집기도 했다.

◆ 계파 갈등 격화 조짐에 한발 물러서는 친명계, 사실상 이언주 복당 ‘불발’ 예고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과거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모임에서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김경민 기자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과거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모임에서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김경민 기자

한편 이 전 의원의 복당 문제를 두고 계파 갈등이 격화되는 조짐을 보이자 친명계에서는 한 발 물러서는 모습도 이어졌는데, 실제로 전날 정성호 의원은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하여 “반윤 연대를 위해서 통 크게 같이 가는 게 좋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에서 제가 이 전 의원의 복당 아이디어를 낸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 전 의원의 복당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같은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이 전 의원의 복당 문제와 관련해 “이 전 의원은 광명에서 민주당으로 두 번 당선된 건데, 그러더니 어느 날 저쪽에 가서 자기가 몸담았던 민주당에 침을 뱉었다. 아주 반문재인뿐만 아니라 태극기 부대에 앞장선 의원처럼 처신했다”고 지적하면서 “저렇게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은 ‘항심’이라는 게 없는 것이다. 인민군 쳐들어오면 인공기 제일 먼저 들고 뛰어나갔다가 일제 때는 일장기 제일 먼저 들고 가는 사람인 것”이라고 부정평가를 내렸다.

이렇듯 이 전 의원에 대한 당내 평가도 상당히 좋지 않은 데다가 계파 갈등 양상의 공천 잡음도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서 일각에서는 이 전 의원 복당 문제가 공중 분해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관측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더군다나 오는 4일 이재명 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일정까지 잡혀 있어서 어떤 말들이 오갈지에 대해서도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는데, 선거제 개편 문제와 친명 자객공천 문제로 당내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이언주 전 의원의 복당 문제까지 겹쳐진 상황인 만큼 양측이 당내 갈등의 해결 실마리 차원에서 사실상 이 전 의원의 민주당 복당은 물 건너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는 전망도 흘러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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