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재명 정치테러 때 단호히 조치했어야”…與 “선거운동 전부터 경호필요”
윤재옥 “증오의 정치를 멈춰야”…홍준표 “증오정치, 정치테러 더 이상 안돼”
홍익표 “폭력 반대...혐오에 반대하는 국민과의 연대를 더 크게 넓혀 갈 것”
이낙연 “국민 간 적대감이나 증오가 증폭되지 않고 줄어드는 노력 필요해”
정의당, ‘공존 정치와 정치 폭력 추방 위한 공동선언’ 모든 정당 대표에 제안
김진표 “정치권 경각심 갖고 대화와 타협 정치해야”...정치권, 테러대책 촉구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거리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행인으로부터 머리를 가격당했다. 배 의원은 둔기로 추정되는 물체에 맞았으며, 피를 흘려 순천향병원으로 옮겨졌다. 사진은 배현진 의원 피습관련 CCTV 화면. (배현진 의원실 제공) ⓒ뉴시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거리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행인으로부터 머리를 가격당했다. 배 의원은 둔기로 추정되는 물체에 맞았으며, 피를 흘려 순천향병원으로 옮겨졌다. 사진은 배현진 의원 피습관련 CCTV 화면. (배현진 의원실 제공) ⓒ뉴시스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피습 당한지 23일 만에 국민의힘에선 배현진 의원이 피습 당하면서 정치인을 겨냥한 ‘증오 테러’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데, 이번 추가 테러 사태를 접한 여야 반응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배현진 피습에 정치권 충격…한 목소리로 “정치 테러” 규탄

배 의원은 지난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에서 미성년자인 10대 중학생에게 수십 차례 둔기로 머리를 가격당하는 피습을 당해 순천향대병원에서 응급 봉합수술을 받고 입원해 있는 상황인데, 이 대표가 흉기로 목 부위를 찔리는 피습을 당한지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 이번엔 여당 의원을 공격하는 사건이 일어난 데 대해 정치권에선 26일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테러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과연 무엇이 이 자라나는 소년으로 하여금 국회의원에게 증오가 담긴 폭력을 행사하게 했는지 묻고 또 묻지 않을 수 없다. 증오의 정치를 멈춰야 한다”고 호소했으며 같은 당 홍준표 대구시장도 “야당 대표 테러에 이어 어제는 여당 여성의원에 대한 테러가 있었는데 근본적인 원인은 극단적인 진영정치로 인한 정치혐오, 증오정치에 있지 않나. 다시는 이 땅에서 정치테러는 더 이상 없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당에서도 홍익표 원내대표가 같은 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배 의원 피습 사건에 대해 “명백한 정치테러란 사실이 분명하다. 연초부터 연이어 불행한 일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당국의 특단의 대책을 다시 촉구한다”며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모든 형태의 폭력에 대해 반대한다. 혐오에 반대하는 국민과의 연대를 더 크게 넓혀가겠다”고 입장을 내놨다.

이 뿐 아니라 박찬대 최고위원도 “어떤 정치테러도 용납해선 안 된다. 철저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테러 사건도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으며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증오의 습격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수사당국은 정치테러에 한 치의 의혹 없이 철저히 수사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여기에 이낙연 전 대표도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새로운미래 제3차 창당준비위원회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배 의원 피습 사건과 관련 “비호감의 경쟁, 적대감 표출로 나아가고 있다”며 “모든 게 정치 탓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정치가 국민 갈등을 완화하고 국민 간 적대감이나 증오가 증폭되지 않고 줄어들게 하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진표 국회의장까지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정치테러는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고, 폭력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다. 속히 서로를 적대하는 극단의 정치에서 벗어나야 하며 정치권 모두가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으며 대통령실에선 한오섭 정무수석이 이날 직접 순천향대 서울병원을 찾아와 배 의원 병문안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대표인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국민에 대한 테러와 다름이 없다”고 한 윤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 野 “피습 빈발, 정부 안이한 탓” vs 與 “시각 비뚤어져” 공방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좌), 김영진 민주당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좌), 김영진 민주당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처럼 모두가 정치 테러를 규탄하며 증오의 정치를 하지 말자고 일치된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정작 배 의원 피습 사건의 원인을 놓고도 여야 간 정쟁은 끊이지 않는 모양새인데, 민주당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은 김영진 의원은 26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이 대표에 대한 정치테러를 정부여당과 경찰에서 심각하게 보고 정확히 수사하고 정치테러 범인의 얼굴을 공개하고 변명문의 이유를 공개하고 단호히 조치했다면 과연 추가적인 정치 테러가 일어났을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살인 의도를 가지고 야당 대표를 찌르는 상황을 심각하게 보지 않은 경찰청장의 인식이 안이했고, 이런 정치 테러로 이어지는 것 같다. 수사를 정확히 하고 범인 얼굴을 공개해 다시는 이런 정치 테러가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며 “여야 대표, 국회의원 후보들이 본격적으로 2월 말 국민을 만나 선거운동을 하는데 그런 우려를 갖고 있을 것이다. 이런 문제에 관해 정부가 무능력한 게 아닌가”라고 정부를 맹폭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권칠승 민주당 대변인도 같은 날 국회 소통관에서 “배 의원에 대한 테러는 이 대표에 대한 정치테러사건을 축소·왜곡한 경찰의 소극적 수사가 낳은 참사”라며 “소극적 수사태도로 일관한 것도 모자라 국무조정실 산하 대테러센터 또한 대통령이 테러로 규정한 이 대표 사건을 테러방지법상 테러인지에 대한 결론을 아직도 내리고 있지 않는데 정부가 명확히 테러로 결론 내리고 중대범죄로 제대로 조치했다면 배 의원에 대한 테러는 막을 수도 있었다. 피의자 신상, 당적, 변명문을 감추며 정치 테러범을 싸고도는 통에 이 같은 범죄가 확산되고 있음을 경찰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 발 더 나아가 민주당 정치테러대책위원회에선 같은 날 국회에서 가진 제7차 회의를 통해 김동아 대책위원이 이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 “경찰이 일부 공개한 테러범의 범행동기는 이 대표가 대통령 되는 것을 막고 민주당이 다음 총선에서 승리하는 것을 막으려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범죄가 중대하지 않다고 발언한 부산청장의 (전날 행안위) 답변은 궤변이자 테러범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박상혁 의원은 “대책위는 오는 29일 국회 정무위에서 국정원이 대테러방지법에 따라 활동해왔음에도 이제 와 정치테러가 아닌 것처럼 발뺌하는 문제에 대해 더 심각하게 질의하고 축소·은폐 문제를 추궁해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 같은 민주당의 지적에 국민의힘에서도 같은 날 박정하 수석대변인이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배 의원에 대한 사건을 두고도 느닷없이 경찰 탓이다. 저급한 선동이 증오의 정치를 만든다”며 “재발하지 않도록 모두가 지혜와 힘을 모을 때임에도 민주당은 소극적 수사 운운하며 이 추운 겨울에 치안유지 위해 애쓰는 경찰을 흠씬 두들겨 패고 있고 어제는 단독으로 행안위를 열고선 항간에 떠도는 음모론 질의에 나서기도 했다. 민주당은 테러, 폭력을 바라보는 시각도 참 비뚤어졌다”고 맞불을 놨다.

이 뿐 아니라 같은 당 정광재 대변인도 이날 “증오의 정치를 끝내야 한다고 모두가 입을 모았지만, 상대 진영을 향한 말에는 여전히 날이 서 있고 극단적 성향의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구태정치가 횡행하고 있다. 음모론이 아닌 상식에 기반한 정치가 뿌리내릴 수 있게 국민의힘은 끝까지 노력하겠다”는 논평을 내놨으며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보다 분명하게 민주당을 겨냥 “증오로 가득찬 국민 마음을 어루만지는 역할은 정치권이 해야 하니 테러의 정쟁화 만큼은 막아야 한다. 배 의원에 대한 테러가 이 대표 테러 사건을 축소·왜곡한 경찰 탓이란 주장은 또 다른 정쟁의 불씨만 낳을 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전 원내대변인은 “모처럼 여야가 ‘정치 테러 배격’이란 명제에 한 목소리를 낸 만큼 부디 민주당은 이 대표 피습 사건의 정쟁화 만은 멈춰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는데, 윤 원내대표도 같은 날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이 배 의원 피습 사건에 배후가 있는지 의심하느냐고 질문하자 “그런 것을 지금 얘기할 시점이나 상황은 아니다”라고 답했으며 배 의원이 여성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됐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는 지적에도 그는 “여성, 남성을 떠나 이런 테러가 정치인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하는 등 자칫 음모론이나 성차별 논란 등 정쟁으로 비화할 만한 부분엔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 연이은 테러에 ‘재발방지대책 필요’ 공감대…방법론은 제각각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원내대책회의 뒤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좌),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우). 사진 / 이훈 기자(좌), 오훈 기자(우).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원내대책회의 뒤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좌),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우). 사진 / 이훈 기자(좌), 오훈 기자(우).

특히 윤 원내대표는 “유명인 상대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에 어떻게 재발 방지할 것인가란 관점에서 보고 있다”며 “유사한 모방범죄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데 지금 선거 관련해서 경찰의 경호라든지 경비대책이 선거운동 기간 중으로 제한돼 있다. 이 기간도 더 앞에서부터 경찰이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이런 문제를 포함해 다음 주 월요일 우리 당 행안위원들과 경찰청장을 국회로 오시라 해서 같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특별기구 형식인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나오자 윤 원내대표는 “특별기구를 만들 것인가는 더 판단해보겠다. 입법적 보완이 필요한 사항인지 국회 차원에서 다른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는지 볼 것”이라고 답했는데, 일단 경찰청은 배 의원 피습 사건과 관련해 윤희근 청장 지시에 따라 서울경찰청에 수사전담팀을 설치토록 해 강남서장을 팀장으로 한 27명 규모의 전담팀이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현재 국민의힘 한 위원장과 민주당 이 대표에 한해 운영되는 ‘근접 신변보호팀’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에게도 조기 배치할지 정당 측과 협의를 거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뿐 아니라 외부에 공개된 정당 행사엔 전국 36개 기동대를 ‘전담보호부대’로 지정하고, 관할 경찰서 형사 등으로 구성된 ‘자체 신변보호팀’을 배치해 근접 안전 활동을 하며 정당 측과 핫라인까지 구축해 후보자별 유세 일정을 사전 확인한 뒤 위험성 판단을 거쳐 적정 경찰력을 배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고 거리 유세 등 위험도가 높을 경우엔 다목적 당직기동대 등 추가 경력 배치는 물론 거동 수상자에 대한 불심검문도 강화할 예정이다.

심지어 경찰 측은 정당에서 요청할 경우 국회의원 비서관 등 근접거리 수행원에게 신변보호 수칙도 교육하겠다고 밝히는 등 테러 방지에 적극적인 모양새인데, 이밖에 야권에서도 전현희 민주당 당 대표 정치테러대책위원장이 26일 “배 의원·이 대표 테러 사건을 계기로 국회에서도 테러방지대책에 나서야 한다. 김 의장과 여야에 정치테러대책특위 구성을 요청한다”며 “민주당은 지도부와 논의해 김 의장에게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고 정의당에선 상대방을 적대하는 정치가 테러를 초래했다면서 ‘공존 정치와 정치 폭력 추방을 위한 공동선언’을 모든 정당 대표들에게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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