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혁백 “국민들이 공천 기준부터 후보선정 참여…모든 후보, 공정 기회”
임종석·노영민 文 인사 겨냥 “윤석열을 발탁한 진실 밝히고 출마하라”
文 전 대통령 “민주당 하나되어 승리해 대한민국 바로 세워 달라”
與 “황운하, 노웅래 의원 등 적격심사...국민 상식과 눈높이에 맞는지 우려”
탈당한 ‘원칙과상식’...가칭 ‘미래대연합’ 창당 선언, 야권 공천 갈등 예고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중앙당공직선거 후보자 추천 관리 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중앙당공직선거 후보자 추천 관리 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12일 첫 회의를 열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는데, 총선 공천을 앞두고 친·비명계 간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당내에서 나오는 파열음을 국민참여공천제가 잦아들게 만들 수 있을지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임혁백 “계파 배려 없다. 혁신과 통합의 후보 공천할 것”

4·10 총선의 더불어민주당 후보 공천 심사를 주도할 민주당 공관위는 12일 제1차 중앙당공직선거 후보자 추천관리위원회 회의에서 공천 기준과 방향에 대해 밝혔는데,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민주당은 2002년 국민참여경선을 해 노무현 대통령을 출범시켰다. 국민참여 공천제로 국민들이 공천 기준부터 후보 선정에 참여하고 국민 경선을 통해 완결할 수 있는 새로운 민주적 시스템 공천을 할 것”이라며 “혁신과 통합의 후보를 공천하겠다”고 천명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도덕성·청렴성·당선 가능성과 경제 살릴 유능한 민생 후보, 참신하고 변화를 지향하는 청년 후보 등에 공천하겠다고 강조한 임 위원장은 혁신 공천과 관련해선 “우린 이미 증오 폭력 발언, 갑질과 성희롱 등을 공천기준에 반영했고 구태정치를 근절하는 공천을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앞서 민주당 총선기획단은 전날 마지막 회의를 가진 뒤 부적절한 언행을 한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고 청년·여성 정치 참여 확대 방안도 당에 제안한 바 있는데, 그 연장선상에서 이렇게 반영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아울러 임 위원장은 “대통령도 법 기술자, 여당 비대위원장도 법 기술자”라며 “검찰통치세력에 맞서 민주주의를 정상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는 후보를 공천해 민주주의의 퇴행을 막겠다. 서민, 중산층, 노동자, 자영업자, 농어민, 장애인, 은퇴한 어르신들, 청년들이 민주당을 중심으로 단합하는 축제가 되도록 공천관리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뿐 아니라 “혁신과 더불어 통합 공천을 실현하겠다”고 한 임 위원장은 “민주당 공천에서 계파 배려는 없다. 공천에선 친명도 없고, 비명도 없고, 반명도 없다”며 “오직 민주당만 있을 뿐이고 모든 후보가 공정한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고, 이재명 대표도 비록 이날 열린 첫 공관위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는 못했으나 조정식 사무총장이 대독한 인사말을 통해 “공정한 공천 관리는 총선 승리의 핵심 열쇠로, 공정하고 독립적이며 투명한 공천 관리로 최고 인재를 국민께 선보여 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이 되도록 지도부 역시 위원 여러분을 적극 지원하고 돕겠다. 질서 있게 혁신하는 민주당, 강고하게 통합하는 민주당, 그래서 이기는 민주당이 돼야 하고 그런 변화를 공관위가 선도해서 만들어 나갈 거라 믿는다”고 덧붙였는데, 임 위원장 등 15명 규모의 민주당 공관위는 이날부터 본격 공천 심사에 돌입했으며 공관위 회의 뒤 박희정 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일정과 관련해 “국회의원 선거 지역구 후보자 추천 신청 공모 일정은 오는 15일부터 20일까지 6일간 진행한다”고 밝혔고 도덕검증소위원장에는 최정민 위원, 기획여론조사소위원장에는 김병기 의원을 임명했다고도 전했다.

◆ 민주당, 검증위 후보검증 결과 논란…‘공정’ 공천 의구심도

민주당 황운하 의원(좌), 노웅래 의원(우). 사진 / 오훈 기자
민주당 황운하 의원(좌), 노웅래 의원(우). 사진 / 오훈 기자

다만 정말로 공정하게 공천이 이뤄질지 의심 어린 시선을 보내는 쪽도 없지 않은데, 당장 전날 발표된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의 10차 결과를 보면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으로 1심 재판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 받은 황운하 의원부터 수천만원대 뇌물과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지난해 3월 기소된 노웅래 의원은 물론 미투 파문으로 도마에 올랐던 정봉주 민주당 교육연수원장 등도 적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와 논란이 일었다.

더구나 이런 논란이 처음도 아니고 검증위는 앞서 1차 발표 당시 폭행과 음주 전과를 가진 서철모 전 화성시장에 대해 적격 판정을 내렸으며 7차 발표 때는 음주운전 처벌 강화 법안을 발의한 뒤 정작 음주운전한 사실이 적발됐었던 이용주 전 의원도 적격 대상으로 분류했었는데, 이밖에도 조 사무총장의 지역구 출마를 준비해온 김윤식 전 시흥시장이 21대 총선 공천 당시 당 공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했던 게 경선불복이었다는 이유로 부적격 판정을 받은 반면 문의상 전 국회의장의 아들인 문석균 김대중재단 의정부시지회장은 아예 탈당해 무소속 출마했던 이력까지 있음에도 적격 판정을 받아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 김 전 시장은 “친명계 핵심 인사 지역구에 도전했다는 이유로 당이 부당한 판정을 내렸다”고 반발했으며 한준호 전 홍보위원장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던 최성 전 고양시장도 부적격 판정을 받자 “이재명의 민주당이 김정은의 수령체계를 너무 빨리 닮아가는 것 같아 섬뜩하다”며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에 합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꼬집어 국민의힘에선 박정하 수석대변인이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울산시장 선거 공작 사건으로 1심에서 실형 선고 받은 황 의원과 뇌물·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돼 재판 받는 노 의원, 1억원대 사기 혐의로 형사재판 중인 인물까지 모두 적격 판정을 받았는데 과연 국민 상식과 눈높이에 맞는 심사인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한 데 이어 “친이재명계 원외 인사들 뿐 아니라 비명계 의원의 지역구에 자객 공천 노리는 예비후보들도 통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하는데 심사 기준이 친명 아니냐는 의심이 들 지경”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 발 더 나아가 박 수석대변인은 “공관위원 일부가 대선 경선 당시 이 대표 지지를 선언했거나 캠프 참여 이력이 있는 등 당 내부에서 제기됐던 불공정한 공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같은 당 김민수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국민을 위해 일할 후보를 뽑아야 할 공관위가 이 대표를 위해 일할 친위대 선발기관으로 변질되고 있다. 어떤 국민도 국민 대표 자격을 전과자나 범죄혐의자, 성범죄 혐의자, 뇌물 수수자에게 주고 싶지 않다”고 한 목소리로 민주당을 압박했다.

이 같은 지적에 고민정 최고위원은 같은 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정치적 수사가 너무 많이 민주당을 향해 이뤄지고 있다. 한두 사람의 문제라면 또 다르겠지만 꽤나 많은 의원들이 조사 받고 수사 받고 압수수색 당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저희들이 판단 내리기 어려운 시기”라고 주장했으며 검증위 측에선 후보자의 폭행·음주운전 등 전관에 대해 “과거 검증위를 통과한 전례가 있고 검증위는 최소한만 검증한다. 이런 사항을 해당 예비후보에 대한 부대의견으로 기록한 뒤 공관위에서 결론지어야 할 것”이라고 공관위에 공을 넘겼다.

◆ 공관위 “정해진 게 없다” 말 아꼈지만…내홍 전조 ‘솔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좌),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좌),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일단 이날 첫 회의를 마친 뒤 공관위 측에선 재판 중인 예비후보자의 검증 심사 통과에 대해 “향후 계속 논의할 것이다.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 바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고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 뿐 아니라 공천 기초 자료로 활용될 현역 의원 평가 결과에 대해서도 임 위원장은 “아직 금고 서류에 들어있고 저도 보지 못했다”고 조심스러운 자세를 취했다.

민주당에선 전날도 홍익표 원내대표가 현역의원 평가에서 하위 20% 대상자에게 결과가 통보됐다는 언론보도는 모두 가짜뉴스고 사실이 아니라면서 “최근 일부 당내 분열적 요소를 부추기기 위한 정치공작적 명단”이라고 적극 반박에 나선 바 있는데, 이낙연 전 대표와 일부 비명계 의원들의 탈당으로 당내 분위기가 뒤숭숭해진 상황에서 자칫 현역의원 평가 결과로 추가 탈당 등이 일어나 당 분열이 확대될까봐 촉각을 곤두세운 모양새다.

하지만 이미 당 내부에선 계파 간 파열음이 분출되기 시작했는데, 친명 원외조직인 ‘민주당 혁신행동’은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정무비서관 출신으로 이 대표의 자성을 촉구한 바 있는 김한규 의원을 전날 ‘리틀 NY(이낙연)’라고 맹폭한 데 이어 12일엔 출마 의사를 밝힌 임종석·노영민 전 비서실장 등 문 정권 청와대 출신 인사들을 겨냥해 ‘윤석열을 발탁한 진실부터 밝히고 출마하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정권 교체 계기를 제공하고 윤 정권 탄생에 이바지한 인사들이 총선에 연이어 출마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반성도, 부끄러움도 없이 앞다투어 출마에 나서고 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반면 홍 원내대표는 비명계에 대한 압박이 이탈로 이어질까 우려한 듯 이미 탈당한 인사들에 대해서도 거세게 비난하기보다 우호적 메시지를 이어가며 통합을 호소했는데, 그는 이날 ‘백근곤의 좋은 아침’ 라디오 방송에 나와 이 전 대표와 ‘원칙과상식’ 소속 일부 의원들의 탈당 선언에 대해 “강물이 큰 바다에서 하나가 되듯 결국 어느 시점에서 다시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내놨으며 같은 날 오후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 “어려운 시기에 원로로서 역할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자 문 전 대통령도 “민주당이 하나 된 모습으로 총선에서 승리해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계기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으며 홍 원내대표는 “당내 다양성을 존중하는 기반 위에 단단하게 결속하는 민주당으로 반드시 총선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했는데, 문 전 대통령 예방을 마친 뒤엔 기자들과 만나 “총선 앞두고 승리 위해선 당 단합과 화학적 결합이 중요한데, 분열적 요소가 난 데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 좀 더 다을 통합적으로 운영하면 좋겠다는 당부 말씀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을 탈당한 이 전 대표는 같은 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민주당은 항상 당권이 바뀌더라도 주류와 비주류가 6대4의 전통을 유지했는데 지금은 10대 0으로 나쁘게 변했고 당내 문화가 그대로 언동으로 드러나 이렇게 살벌한 적이 없다. 이재명 1인 정당이 됐다”고 꼬집었으며 같은 날 보도자료를 내고 신당의 가칭 당명은 ‘새로운 미래’라고 밝힌 데 이어 오는 16일 오후 2시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실에서 창당발기인대회도 열겠다고 밝혔다.

또 이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민주당을 탈당한 ‘원칙과상식’의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칭 ‘미래대연합’ 창당을 선언하면서 오는 14일 발기인대회를 연다고 예고한 뒤 “동참을 결단한 기존 정치인도 순차적으로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는데, 민주당 공천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이 ‘탈당파’ 신당들도 적잖은 영향을 받게 되는 만큼 임 위원장의 공관위가 과연 국민참여공천 방식으로 어떤 후보들을 내놓을 것인지 벌써부터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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