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하게 결별해’ 이상민 전격 탈당에 촉각세운 정치권, 왜?
이상민 “더이상의 노력은 무용할 따름, 개딸에게 많이 시달려”
이상민 탈당에 여야 엇갈린 반응, 민주당 ‘李 탈당’ 비난 총공세
이상민 탈당에 반가워하는 국민의힘, 이상민에 힘 실어주고 나서
남은 비명계, 추가 탈당 이어질까?···이재명 지도부 변화 마주할까?

(왼쪽부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더불어민주당에서 전격 탈당을 선언한 이상민 의원, 이재명 민주당 대표.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더불어민주당에서 전격 탈당을 선언한 이상민 의원, 이재명 민주당 대표.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대표적인 비명계(비이재명)로 분류되는 5선의 중진인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격 탈당을 선언하면서 여야 정치권이 일제히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희비가 교차하는 분위기가 역력해 보이는 가운데 향후 정계 개편 구도에 미칠 여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이상민 전격 탈당 선언 “민주당, 개딸당으로 변질···도저히 고쳐쓰기 불가능”

이상민 의원은 전날 민주당 탈당 입장문을 통해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전락한 지금의 민주당에 대한 저의 희망과 꿈을 접지 않을 수 없다. 더 이상의 기대와 노력은 무망하고 무용할 따름”이라면서 “오늘 자로 민주당과 결별하고자 한다”고 밝혀 정치권을 뒤흔들었다.

무엇보다도 이 의원은 탈당의 변으로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체제 이후 오히려 나아지기는 커녕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변질되어 딱 잡아떼고 버티며 우기는 반상식적이고 파렴치하기까지 한 행태가 상습적으로 만연되었다”며 “▲내로남불 ▲위선적 ▲후안무치 ▲약속뒤집기 ▲방패정당 ▲집단 폭력적 언동 ▲혐오와 차별 배제 ▲무능과 무기력 ▲맹종 등 온갖 흠이 쌓이고 쌓여 도저히 고쳐 쓰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더욱이 그는 “그동안 민주당의 결함과 한계를 극복하고 민심으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바로 세우고, 그 속에서 저의 정치적 꿈을 펼치고자 제 나름 최선을 다하여 노력해왔다”고 자신하면서 “그러나 이제 저의 정치적 꿈과 비전을 펼치기 위해, 그리고 상식의 정치를 복원하기에 그 터전이 될 수 없는 지금의 민주당과 유쾌하게 결별하고 삽상하게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 연일 ‘민주당 때리기’ 나서는 이상민 “개딸에게 시달려, 보통 고역 아니였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로부터 소환조사를 통보 받아 출석하기 위해 검찰 조사실로 향하고 있는 모습(좌)과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우). 시사포커스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로부터 소환조사를 통보 받아 출석하기 위해 검찰 조사실로 향하고 있는 모습(좌)과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우). 시사포커스DB

더욱이 이 의원은 오늘도(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민주당을 탈당한 소회와 관련해 “초선 때부터 지금 5선에 이르기까지 있었던 당인데 왜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없겠는가”라고 씁쓸함을 표하면서도 “그동안 (이재명 대표의 강성지지층인) 개딸과 (친명계의) 동료 후배 의원들한테 여러 가지 미운털이 박혀 있어 시달렸던 게 보통 고역이 아니었다. 그래서 지금 그로부터 벗어났다는 점은 후련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에 더해 그는 탈당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 계기에 대해 “줄곧 당의 결함이나 개선에 관한 주장을 해왔지만, 이 대표의 영장 심사에서 영장이 기각되고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압승을 거두고 난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콘크리트처럼 공고화됐다”며 “결국 이재명 대표의 유일 지도 체제처럼 되어버려 다른 비판의 목소리나 이런 것들을 계제(計除)할 틈이 없었다. 민주당 내에서 제가 할 공간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도저히 제 공간도 없고 어떤 개선의 여지도 없다면 힘이 없는 쪽이 물러나야 하는 것”이라며 “더 이상 당을 뜯어고칠 수 없는 상황이면 당내에서 지지고 볶고 싸우느니 빨리 아주 깔끔하게 결별하자, 그래서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어보자는 이런 생각이었다”고 덧붙여 사실상 여야의 정치권에 탈당 신호탄을 쏘아 올린 셈으로 평가되면서 이 의원이 쏘아 올린 탈당 행보에 추가 탈당이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이 의원은 향후 국민의힘의 합류 가능성이나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며 고심하는 분위기가 엿보였는데, 이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하여 “무소속부터 국민의힘 입당, 또는 새로운 신당에 같이 참여하는 것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저도 여러 의원들과 소통을 하고 있지만 신당 창당도 지금 움직임만 있을 뿐 실체화된 것은 없는 상황이다”며 “또 민주당 내 소위 비명계에서 이낙연 전 대표의 민주당을 재건하려는 움직임도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들을 지켜보면서 제가 할 역할이 있다면 거기에 참여하면서 추후 결정할 생각인 것”이라고 말해 자신의 거취에 대한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인 것을 짐작케 했다.

◆ 이상민 탈당에 촉각 세운 정치권···민주당, 탈당한 이상민 향해 비난 쏟아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를 비롯 최고위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를 비롯 최고위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하지만 그동안 이 의원의 탈당 여부에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를 보여줬던 여야의 정치권에서는 모두가 기다렸다는 듯한 분위기를 엿보이면서도 곧바로 자신들 진영의 유불리 셈법에 따라 이 의원의 탈당에 대한 평가에 나서 여야의 희비가 극명하게 교차되고 있는 상황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당장은 이 의원의 탈당 선언이 민주당 내에서는 부정적인 요인을 작용할 것을 우려한 듯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의원을 향해 날을 세우며 비판을 쏟아내는 모습이었는데,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제가 마지막까지 설득을 했고 같이 가자고 했었다”며 “여러 가지 아쉽고 섭섭한 점은 본인에게도 있겠지만 당이 추구하는 가치, 본인의 정치적 가치와 맞지 않는 당을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아울러 장경태 최고위원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하여 “5선 의원이라는 것이 얼마나 엄청난 혜택인가. 그런데도 헌신짝 버리듯 탈당했다”고 비판하면서 “이 의원의 탈당에는 명분도, 국민의힘 입당 명분도 없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전용기 의원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하여 “이상민 의원은 결국 본인이 원하고 꿈꾸는 국회의장직을 만들기 위해 당과 동지들을 버리는 선택을 한 것”이라면서 “그런데 저는 이 의원에게 ‘꿈 깨시라’라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다”고 비난했다.

또한 박성준 대변인도 YTN라디오에 출연하여 이 의원의 탈당에 대해 “자기 부정으로, 탈당 명분을 쌓기 위한 말을 했다”고 비판에 가세했으며, 박상혁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5선까지 했으면서 그렇게 한 번 더하고 싶으냐”며 “먹던 우물에 침은 뱉지 말라”고 맹비난했다.

더군다나 친문(친문재인)으로 분류되는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KBS ‘특집 1라디오 오늘’에 출연하여 이 의원의 탈당에 대해 “과거의 탈당 사례들과 비교해보면 굉장히 특이하다”면서 “이건 완전히 구정치다. 정치 퇴행의 상징적 장면”이라고 규정하며 몰아붙였고, 더 나아가 “이 의원의 탈당은 굉장히 특이한 경우로 기록될 것이고, 이 의원이 당을 나가도 민주당은 별로 후유증, 파장, 충격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밖에도 윤준병 의원은 이 의원의 탈당에 대해 “앓던 이가 빠진 기분”이라면서 “명분없는 탈당, 국회의장병 집착”이라고 비난에 가세했고, 이경 상근부대변인도 “이 의원의 탈당에 속상할 수 있더라도 흔들림은 없다. 안녕히 가시라”며 “그러나 민주당을 욕하고 떠나기 전에, 본인을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이상민 탈당에 러브콜 보내는 국민의힘, 장예찬 “전향적 결정 내리길 바래”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반면 민주당측과는 다르게 국민의힘에서는 이 의원의 탈당에 다소 반가움을 표하면서 힘을 보태며 러브콜을 보내고 나선 분위기였는데, 실제로 이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의원이 평소 소신과 철학을 지키려 노력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 같다”고 진단하면서 “한솥밥 먹었던 민주당 의원들의 과도한 인신공격성 비난이 놀라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 대표는 “이 의원은 ‘개딸’의 포로가 된 민주당, 숨 막히는 비민주적 정당 운영에 대해 솔직한 지적을 했다”고 꼬집으면서 민주당을 향해 “오랜 시간 함께한 동료가 탈당을 해야 할 정도로 내부가 곪아있다면 민주당 스스로 돌아보는 게 도리가 아닐까 싶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아울러 같은당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의원 본인의 결단을 존중한다”면서 “이 의원의 말씀과 탈당의 변을 보면 우리 당 입장에선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반가움을 표했다.

또한 장예찬 청년최고위원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 수호부터 재명 방탄까지, 상식이 사라진 민주당을 고쳐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맞장구를 치면서 “이 의원이 앞으로 어떤 정치적 결단을 내리든 정치 후배로서 응원하겠다”고 글을 남겼다.

더 나아가 장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도 “이 의원이 국민의힘에 오면 대전과 충청권 선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이 의원의 전향적인 결정을 내리기 기다린다”고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 비명계 ‘추가 탈당 여부’에 쏠리는 눈, 이원욱 “野 지도부 자성이 절실해”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종민(왼쪽부터), 이원욱, 조응천(오른쪽) 의원과 함께 원칙과 상식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종민(왼쪽부터), 이원욱, 조응천(오른쪽) 의원과 함께 원칙과 상식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의 향후 정치 행보와 더불어 이 의원의 탈당이 민주당 내 남아있는 비명계 의원들의 추가 탈당으로 이어지는데 영향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특히 김종민·이원욱·윤영찬·조응천 등 비명계의 ‘원칙과 상식’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의원들도 민주당의 변화가 없으면 이달 중순 이후부터 정치적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누누이 예고해 왔던 터이고, 이낙연 전 대표도 최근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언급하며 비판에 나서면서 신당 창당까지 열어두는 발언을 시사한 바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원욱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총선은 정부·여당 국정 운영의 오만과 독선 대 민주당 국회운영의 오만과 독선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당 지도부는 언제까지 탄핵 만능주의자, 의회 독재주의자, 오염된 민주주의자를 방조할 것인가. 지도부의 자성이 절실하다”고 거듭 경고하고 나섰다.

이어 이원욱 의원은 “탄핵으로 검찰개혁이 가능하다고 여긴다면 그건 오판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생은 바로 그 오판이 빚은 민주당의 오류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라면서 “더욱이 윤석열 정부의 온갖 실정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지지율은 답보상태인데, 이는 기승전 방탄, 도덕불감증, 막말시리즈, 비판에도 뻔뻔스러운 태도, 우리가 곧 민주주의의 완성체라는 오만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그는 “‘방탄 탄핵’, ‘검사 10명 더 탄핵’ 같은 발언도 부족해 이제 ‘윤 대통령 계엄령’ 운운하며 민주당 총선 승리의 이유를 호소하는 의원이 있는데, 강성 발언을 여과없이 쏟아내서는 강한 민주당을 만들 수 없다”며 “국회의 탄핵, 단독법안 처리,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이런 정치가 상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비상식의 정치가 쌓여갈 때 국회는 더욱 국민들의 신뢰로부터 멀어질 것이고, 원인을 제공한 민주당에 대한 비판이 커질 것”이라고 작심 비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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