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꼼수인상 비판…물가안정 적극 나서며 식품 기업 압박 중
주요 식품기업 3분기 호실적, ‘가격인상+꼼수인 상’ 탓 지적
식품기업, “해외 매출 확대, 용량 줄이기는 고물가 체감 저감 노력 일환”
오뚜기‧풀무원‧롯데웰푸드‧GS25‧CU, 가격인상 철회…“때가 좋지 않아”

지난 14일 주요 먹거리 가격 안정 관련 현장방문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기재부
지난 14일 주요 먹거리 가격 안정 관련 현장방문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기재부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8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식품업계의 슈링크플레이션을 언급하며 “가격 설정과 물량 조정은 업계 자율 선택이지만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릴 필요가 있다”며 “정직하고 성실하게 소비자에게 정보를 알릴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식품업계가 용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정부의 물가 감시를 피해 나가자 추 부총리는 다음달 슈링크플레이션 규제정책을 제시하겠다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 물가안정 정책 압박 나선 정부

지난 17일 김병환 기재부 1차관은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편법인상에 대한 우려가 크고 이러한 행위는 정직한 판매행위가 아니라며 정부는 이를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은 지난 28일 빙그레 논산공장을 찾아 물가안정 정책에 협조를 구했고 30일 권재한 농식품부 농헙혁신정책실장은 오리온 본사를 찾아 같은 뜻을 전했다.

이외에도 물가와 맞닿아 있는 정책부서 책임자들이 기업에 물가안정 협조 압박을 넣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할당관세 적용 등 다양한 방식의 지원방안을 검토중이다.

지난 22일 공정위는 슈링크플레이션 대응간담회를 열고 실태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라면, 즉석밥 등 73개 품목의 209개 가공식품에 대해서 조사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슈링크플레이션 관련 제보를 받는 신고센터를 운영한다. 소비자단체는 기업의 꼼수 인상과 같은 태도가 시장 불신 및 기업에 대한 경계심으로 이어져 소비심리 위축이 발생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 식품업계 3분기 실적 어땠길래…두 자릿수 영업이익 증가 다수

지난 3분기 매출 1조 원을 넘긴 식품기업은 CJ제일제당, 동원F&B, 대상, 롯데웰푸드 등 4곳으로 모두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증가했다.

CJ제일제당 식품사업 부문 영업익은 12%, 동원F&B는 영업익은 39.7%, 대상은 영업익 50.1%, 롯데웰푸드 영업익은 40.9% 증가했다.

이외에도 해태제과 247%, 농심 103.9%, 오뚜기 87.9%, 매일유업 63.7%로 3분기 영업익 증가를 기록했다.

식품업계 3분기 호실적 배경엔 식품업계의 인상과 용량을 몰래 줄인 데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식품업계가 가격인상을 단행한 이유로 불확실한 국제정세로 인한 원재료가격 인상을 주요 요인으로 제시해왔다. 다만 식품에 쓰이는 원재료가격이 하락했음에도 가격이나 용량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도 소비자들로부터 지적받았다.

이런 상황속 식품기업들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과도한 기업 때리기를 전면에 내세우고 3분기 실적 성장이 고물가 주범이 되는 증거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실적 향상에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실적 향상이 커진 탓과 최근 원재료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현재 제품을 만드는 원재료는 선수매 한 것으로 현재 수준과 맞추는 데는 시차가 있다는 것. 또 용량 줄이기에 나선 것은 정부의 물가규제 드라이브에 가격은 그대로 유지 하면서 용량을 소폭 감소하는 형태를 취해 소비자 물가 인상 체감을 저감하려는 의도였다는 주장도 있다.

다만 공식입장은 “소비자 물가부담을 줄이고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공감한다”가 대다수다.

■ 가격인상 카드 철회하는 기업들

지난 28일 풀무원은 요거트 제품 가격인상을 철회했다. 풀무원은 물가안정 정책과 고물가 기조 속 민생 안정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풀무원은 다음달 1일부터 초코그래놀라 등 3종을 2200 원에서 2300 원으로 100원 인상하려고 했었다.

지난 27일 오뚜기는 편의점 판매 대표제품 24종 가격인상 결정을 취소했다. 오뚜기는 3분 카레 및 짜장을 10%, 토마토케챂은 13.2% 등 제품별 최대 17.9%까지 상향 조정하기로 했지만 가격인상 결정을 번복했다.

롯데웰푸드는 다음달부터 빅팜 편의점 가격을 10% 인상할 계획이었지만 철회했다.

편의점 매출 TOP2인 GS25와 CU도 편의점 PB우유 가격인상을 철회했다.

GS25는 PB가공유 춘식이우유 시리즈를 8.1% 인상하려했고 PB흰우유들도 가격 인상하려고 했었다.

CU의 경우 헤이루 우유 가격인상을 저울질 했지만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익명을 요구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연말에 총선이 가까운 상황 등 때가 좋지 않고 식품기업들은 업계 특성상 굳이 나서 정 맞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가격인상 철회 무드가 형성되는 데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번에 가격인상이 억제되면서 자칫 풍선효과가 내년 상반기에 발생하면 소비자 체감도는 더 커질 우려가 있다.”라고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