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이 쏘아올린 김포시 서울 편입 당론화 추진, 총선 이슈로 급부상
서울 편입론에 당황하는 민주당, 홍익표 ‘행정체계 전면 개편안’으로 맞대응
야권 내 우려 목소리, 김종민 “김포 서울 편입론은 신호탄일 뿐, 野 긴장해야”
與에서도 반대 목소리 나오기도, 홍준표 “이미 메가서울, 시대 역행하는 정책”
경기도 분도론 꺼내 들었던 김동연, 김포 서울 편입론에 “정치적 계산” 맹폭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 최고위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 최고위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경기도 김포시에 대한 서울특별시 편입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해당 이슈가 여당의 내년 총선 수도권 공약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정치권을 비롯해 경기도 수도권의 다른 지역들까지 일제히 들썩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 총선 승부수 띄운 국민의힘, ‘김포시 서울 편입론’ 당론화에 수도권 들썩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금주 내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추진하기 위한 특별법을 발의하고, 이에 더해 이르면 오는 2일 해당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룰 태스크포스(TF)까지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밝혀 사실상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의 수도권 탈환 전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앞서 지난달 30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김포시 김포한강차량기지에서 열린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김포를 서울로 편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당 내부 검토 결과 결론을 내렸다”면서 당론화 추진을 공언하여 돌연 ‘메가서울론’이 총선 이슈로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주장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추진 중인 경기도 분도 문제에서 출발했는데, 김포시는 지역적으로나 지형적으로나 애매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어 만약 경기남도와 북도로 나눠질 경우를 대비해 시 차원에서 유불리를 따져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즉, 김포시는 경기북도로 분류된다면 고양시·파주시 등 다른 북도 지역들과는 거리상으로는 가깝지만 한강으로 끊어져 있기에 외톨이 신세일 뿐만 아니라 더 큰 문제는 김포시도 아직 광역철도 등 교통망 인프라가 전무한 상황 속에서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북도 지역의 재정을 김포시가 더 지원해야 하는 행정적 환경에 놓이게 된다.

반대로 김포시가 경기남도로 분류된다면 북도 지역보다 재정적으로는 여유가 있는 남도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는 있다는 계산도 나오겠지만, 지형적으로 다른 남도 지역과 크게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남도 차원에서 굳이 따로 떨어져 있는 김포시에 인프라 지원을 할 필요성을 못 느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어디로 가든 불안한 상황인 것은 마찬가지란 얘기이다.

그래서인지 국민의힘 소속의 김병수 김포시장과 당협위원장들은 경기도가 남·북도 갈라지게 될 경우를 대비해 차라리 서울시로 편입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하여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해 당의 협조를 구해 여론화를 시도했다.

다만 그간 김포시는 선거철마다 지하철 5·9호선 연결이 정치인들의 공약으로 올라왔었고, 더군다나 한강을 잇는 다리 중 유일하게 비용을 지불해야 이용할 수 있는 일산대교의 무료화 공약도 매번 등장했었기에 김포시민들 사이에서는 국민의힘이 쏘아 올린 ‘김포시 서울 편입론’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면서도 서울 편입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다소 기대감을 가지며 이번 이슈에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 홍철호 “김포시민 84%가 서울 편입 찬성해, 이번 기회 놓치지 말아야”

국민의힘 소속의 홍철호 전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국민의힘 소속의 홍철호 전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아울러 김포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홍철호 전 의원(국민의힘 김포을 당협위원장)은 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지난 9월 10일 시민 2500명을 모시고 체육관에서 교육을 하면서 현장 설문조사를 했고, 설문조사에 응답한 1750명 중 84%가 서울 편입에 찬성했다”며 “대체적으로 시민들 의견이 ‘최선이 서울시 편입’이라고 보시는 거 같다. 그래서 그걸 제가 당 지도부에 설명드렸다”고 밝혔다.

특히 그간 서울 편입을 강하게 주장해 왔던 홍 전 의원은 지난 9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도가 남·북으로 나뉠 듯 하다. 경기도지사의 생각은 우리 김포를 북도로 편입시키려는 듯하다. 접경지역특별법으로 관리하려는 뜻일 것”이라면서 “우리 김포는 50만을 넘어서 70만으로 가고 있는데, 이제부터 경기북도가 아니라 서울과의 통합을 위해 누군가는 뛰어야 한다”며 김포시의 서울 편입론에 앞장서 왔다.

더욱이 홍 전 의원은 전날에도 다른 게시물을 통해 “김포시가 서울시와 하나가 되는 꿈이 아닌 꿈을 꾸고 있다”며 “어제 발표된 (김포시의 서울 편입에 대해 당론화로 추진하겠다는) 우리 당 지도부의 김포시민 의견존중의 메시지는 바로 김포시민의 자존심을 세워드리려는 올바른 판단이다”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그는 “서울시가 이렇게 젊은 도시 김포와 손잡는 것은 잠자고 있던 김포의 자존심과 손을 맞잡는 것이고, 또한 경기도에 포위되어 꼼짝 못 하던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바다로 나가게 하는 담대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반대 목소리를 내려는 듯한 세력들을 향해 “제발 소아병적인 사고의 틀에서 김포의 자존심을 곧추세울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말자. 수도 서울의 웅비를 기도하자”고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 당황하는 민주당, 김포 서울 편입론에 행정체계 전면 개편안으로 맞대응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반면 경쟁 구도에 있는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국민의힘의 ‘김포 서울 편입’ 추진 방침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며 “뜬금없는 발표이자 악성 선거 전략”이라고 혹평하면서도 당황하는 눈치가 역력해 보였는데, 실제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김포시 내에서) 쓰레기 매립지가 인근에 있는 지역은 자칫 서울의 쓰레기를 받을 수 밖에 없어 지역 내에서도 의견이 갈릴 것이다”며 “여당 측이 충분한 검토를 하지 않고 일단 던진 것이다. 던지는 방식과 절차에 문제가 있다. 특히 정략적으로 선거를 앞두고 포퓰리즘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홍 원내대표는 “지금 벌써 여당에서 나오는 얘기가 과천, 의왕, 광명, 남양주 등등 다 나오지 않느냐”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면서 “국토대전략 차원에서 얘기해야 한다. 김포를 서울에 붙이느냐 마느냐 하면 논란 자체가 매우 협소해지고 아무런 미래 전략이 없는 얘기가 되는 것이고, 지역이기주의만 부추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광역시도, 시군구, 읍면동 행정체계까지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걸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당도 이전부터 부산·울산·경남 지역, 또 호남권 등에서 지역 균형발전과 미래 사회를 대비해 메가시티를 주장해 왔다”며 “전체적으로 행정 대개혁을 한번 제안하고 여당과 협의해 볼 생각”이라고 밝혀 사실상 행정체계 전면 개편안으로 맞대응을 펼치고 나섰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민주당 내에서는 여당이 띄운 김포시 서울 편입론으로 인해 근심이 커 보였는데, 박주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하여 해당 이슈를 꺼내든 국민의힘을 향해 “이런 것을 차분히 검토하면서 얘기가 나와야 하는데, (여당이) 많이 급하신가 보다”고 비꼬면서도 “단순히 김포가 서울로 들어온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다”며 “(우리 당 차원에서도)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고 덧붙여 사실상 야권이 섣불리 무조건 반대도, 찬성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는 것을 짐작케 했다.

더군다나 같은당 김종민 의원도 전날 밤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하여 국민의힘이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내세운 ‘메가서울론’에 대해 “민주당이 긴장해야 한다”며 김포시를 서울시로 편입하는 문제를 단순히 ‘경기냐 서울이냐’ 정도로 치부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특히 김 의원은 “김포를 서울로 편입시키자고 이재명 대표가 얘기를 했다고 치면 어땠을까”라고 반문하면서 “그럼 ‘야당이 뭐 힘이 있냐, 야당이 저렇게 하면 오히려 여당이 더 안 하겠네’라고 그럴 것이고, 또 사법리스크를 덮으려고 저러는 거 아니냐라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여당이 하니깐 ‘저게 되겠네’라고 하는 것이고, 이게 여당의 정책 프리미엄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김포의 서울 편입론은 신호탄일 뿐”이라며 “제가 지금 알고 있는 것만 해도 국민의힘은 총선 전략으로 벌써 6개나 준비 중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긴장해야 된다”고 강하게 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 메가서울론, 與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 솔솔···홍준표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

홍준표 대구시장. ⓒ시사포커스DB
홍준표 대구시장. ⓒ시사포커스DB

하지만 국민의힘 지도부가 해당 이슈를 띄웠지만, 여권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이기도 해 여당의 수도권 총선 전략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포에 5호선이나 9호선을 연장하면, 김포가 서울에 편입되는 경우 일반 도시철도이기에 국비 4, 지자체비 6의 적용을 받는다. 반면 김포가 별도 자치단체로 존속하면 도시철도 연장형의 광역철도로 인정받아 국비 7 지자체비 3을 적용받는다”면서 서울 편입으로 인해 김포시민들의 숙원사업인 지하철 5·9호선 연결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홍철호 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정부가 콤팩트시티에 교통수단으로 5호선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그래서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노선만 그리면 되는데 인천시와 이견이 있어서 지금 시간이 지체되고 있는 것뿐”이라면서 “그리고 김포가 5호선 차량기지를 받기로 했다. 그래서 김포가 서울로 편입되면,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김포에서는 5, 9호선을 확보하는 기대효과가 있다. 둘 다 레일이 같기 때문에 기지창을 같이 쓸 수 있다”고 반박해 엇갈린 시선을 보였다.

더군다나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협위원장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포시의 서울 편입론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한다. 김포, 구리, 광명 하남 등의 서울 편입은 설익은 승부수다”며 “새로운 서울을 만들 게 아니라 있는 서울부터 잘 챙겨라”고 반발하면서 도봉구의 교통 및 재개발 등 난항을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 불만을 호소했다.

또한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메가시티가 된 서울”이라면서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이라고 맹비난했는데, 홍 시장은 “산·경남을 통합해서 부산특별시로 만드는 등 지방 시·도를 통합해 메가시티로 만드는 것은 지방화 시대 국토균형 발전을 위해 바람직할지 모르나 이미 메가시티가 된 서울을 더욱 비대화시키고 수도권 집중 심화만 초래하는 서울 확대 정책이 맞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국토균형발전을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삼고 있는 연일 회의를 열고 있는 마당에 서울을 더욱 비대화시키고 수도권 집중 심화를 초래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 서울시 vs 경기도 입장은?, 김동연 “정치적 계산에 불과, 자충수 될 것”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17일 경기도를 대상으로 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TV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17일 경기도를 대상으로 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TV

한편 경기도 분도론을 띄웠던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론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밝히면서 반대 입장임을 분명히 하고 나섰는데, 중국 출장 중에 있는 김 지사는 이날 중국 현지에서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대한민국 전체를 발전시키기 위한 경제정책인데 반해서 여당 대표가 이야기하는 것은 그야말로 정치적 계산에 불과하다”고 부정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국민의힘은 어떤 모든 절차와 방법은 무시된 채 그야말로 정책은 사라지고 정치적 계산만 남았다”면서 “국민의힘이 경제와 민생은 뒷전으로 하고 국민 갈라치기 하더니 이제는 국토 갈라치기까지 하고 있는데, 선거 전략으로 만약에 내세우는 것이라면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는 6일에 김병수 김포시장과 만나 김포시의 서울 편입론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할 예정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오 시장은 이날 2024년 서울시 예산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이 서울 미래 도시경쟁력에 어떠한 도움이 될지 등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를 시작하겠다”며 “김포시장을 만나게 되면 일단 김포시가 어떤 의미와 목표를 가지고 서울시 편입을 추진하는지 듣고, 이를 정확히 파악하고 판단하겠다”고 밝혀 그 결과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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