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점에 어떤 사람 만나봐라 말씀 주셨다…훌륭하다고 생각해 만나볼 것”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좌),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좌),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난 뒤 “제가 항상 어떤 중요한 행동을 하기 전에 자문하고 상의 드리는 분인데 그런 과정의 일환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에 있는 김 전 위원장의 사무실을 찾아가 약 30분간 비공개 면담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최근까지 상황에 대해 얘기를 드렸고 항상 저한테 많은 조언을 하고 계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비윤석열계 신당 창당설에 대해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어 여기서 ‘중요한 행동’이란 표현은 사실상 국민의힘 탈당을 지칭한 것으로 비쳐지고 있는데, 더구나 김 전 위원장도 앞서 지난달 25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난 솔직히 얘기해서 이준석한테 국민의힘의 대표를 했다는 미련을 버려라 이런 얘기”라며 “딱 단절하고, 내가 이 전 대표 본인보고도 얘기했지만 내년에 국회에 못 들어가면 더 정치하기 힘드니까 어떻게 해서든 내년에 국회에 들어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권고했다. 무소속 출마하든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이날 면담 뒤 ‘조만간 중요한 행동이 있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확한 일정 등은 상의하지 않았고 제가 생각하는 것에 대해 김 전 위원장도 비슷하게 생각하시는지 여쭤보러 왔다”며 “지금 같은 시점에서는 어떤 사람을 만나보라는 말씀을 주셨고 저도 어떤 사람들과 상의하고 있다는 것을 공유하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가 누구인지 묻는 질문엔 밝히지 않으면서도 “원래 김 전 위원장이 폭넓은 인사와 교류하기 때문에 저도 ‘정말 훌륭한 분들이구나’ 하는 분들이라 예를 갖춰 만나볼까 한다”며 “워낙 정치 상황 자체가 엄중하다 보니 (김 전 위원장과) 모든 상황을 열어놓고 상의 드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그는 자신에게 만나자고 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 대해선 대조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이날 면담 직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전 대표는 “제가 방송에서 제언 등을 다했지만 실천한 게 없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여러 실정에 대해 실망한 것 같은데 인 위원장은 ‘당에다가 쓴 약을 먹이겠다’고 했다”며 “지금 국민들은 당이 아니라 다른 곳에 불만이 있는데 왜 당에 쓴 약을 먹이느냐. 약은 제대로 된 사람에게 먹이는 게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 전 대표는 “이걸 몰라서 내게 들어야 한다면 만날 이유가 없다. 실천 의지가 중요한 것”이라며 인 위원장이 1호 혁신안으로 대사면을 의결한 데 대해서도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고 얘기해 본 적도 없고 부당하다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어서 그들이 반성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거듭 혁신위에 일침을 가했고, 일각에서 자신이 탈당 명분을 찾고 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선 “제가 명분이 필요하기에 이런 저런 말을 한다고 착각하는데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하지 말라”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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