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전기차 가격 인하 중, 전기차 구매시 고려사항 친환경보다 가격 우선
정부 둔화세에 간담회 열고 5일 만에 보조금 확대키로, 업계는 환영
KG모빌리티 토레스EVX‧더 기아 레이EV, LFP 배터리 채용으로 가격 인하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전기차 '아이오닉 5'가 생산되고 있다. ⓒ현대차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전기차 '아이오닉 5'가 생산되고 있다. ⓒ현대차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최근 국내 전기 승용차 시장 성장세가 꺾이고 수입 전기차들의 가격 인하가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정부는 시장 성장세 둔화에 세금을 활용한 보조금 추가 투입 카드를 꺼내 들었고 완성차 업체들은 중국산 LFP 배터리를 채용에 이르렀다.

정부는 당초 국가 전략 방향에 맞추기 위한 지원과 완성차 업계의 중국산 배터리 채용으로 실제 구매가격을 유리하게 조정해 진입장벽을 낮추는 작업이 진행 중인 것. 일각에서는 완성차 업체 생태계를 위해서 정부는 세금을 투입하지만 완성차 업체는 가격 인하 없는 형태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노조와 불균형한 협상의 몫을 국내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 수입 전기차 가격 인하, 내수는 국뽕장사?

지난 8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1만 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작년 8월과 비교해 34.1% 급감했다.

한국 시장에서의 전기차 성장세가 꺾인 가운데 테슬라는 지난달 중국에서 지난 7월보다 30.92%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 영향이 컸다.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마진이 덜하더라도 추가 가격 인하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하기도했다.

폴스타코리아는 최근 폴스타 2할인 판매에 돌입한다. 폴스타2 부분변경 모델 출시에 따른 조치다. 폴스타2 롱레인지 듀얼모터 트림 풀옵션 모델 할인폭은 1188만 원 수준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 전기차 업체들이 국산 내연기관차 수준으로 몸값을 낮췄다”며 “초기 구매비용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가는 수입 전기차와 달리 내수시장에서 배짱장사를 지속하면 경쟁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친환경차를 구매하지만 친환경보다 가격에 대한 고민을 더 크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EV 트렌드 코리아 사무국이 국내 성인남녀 217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전기차 구매시 망설이는 이유로 차량 가격이 24%에 달했다. 이 조사에서 친환경을 전기차를 살 때 고려하는 경우는 3%에 불과해 목적성보다 가격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지난 20일 미국 뉴욕 UN본부에서 열린 'UN기후목표정상회의' 고위급세션에 참석해 협력 및 이행을 통한 탈탄소화 가속화 방안에 대해 국가발언을 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25일 전기 승용차 국가보조금을 확대키로 했다.  ⓒ환경부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지난 20일 미국 뉴욕 UN본부에서 열린 'UN기후목표정상회의' 고위급세션에 참석해 협력 및 이행을 통한 탈탄소화 가속화 방안에 대해 국가발언을 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25일 전기 승용차 국가보조금을 확대키로 했다.  ⓒ환경부

■ 보조금으로 꺾인 성장세에 인공호흡, 일단 환영 분위기

국내 전기차 누적 보급 대수가 지난달 기준 50만대를 돌파했지만 정부의 2030 NDC달성을 위한 전기차 보급목표인 누적 420만대인 점을 감안 하면 7년 내 현 보급실적의 5배 이상 달성이 필요하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소재 자동차회관에서 전기차 보급정책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선화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고 전기차 대중화를 실현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전기차 보급정책을 강구할 것”이라며 “정책 추진 과정에서 이번 정책간담회와 같은 다양한 소통창구를 통해 현장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라고 밝혔다.

간담회 후 지난 25일 환경부는 전기승용차 보급 촉진 및 내수 활성화를 위한 전기승용차 구매 보조금 지원확대 방안을 공개했다. 이 방안의 주요 골자는 전기승용차 보조금을 확대해 할인율을 높인다는 내용이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전기차 수요 정체에 대응하여 정부가 국내 전기차 산업 경쟁력 확보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할 시점”이라며, “전기차 보급을 가속할 수 있도록 전기차 업계와 지속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번 구매 보조금 지원확대 방안을 착실히 추진하여 전기승용차 보급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2024년도 전기승용차 보급정책을 재정비하겠다”라고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1~8월까지 전기차 보급 대수는 작년 같은 기관과 비교해 증가했지만 전기승용차는 보급 정체상황을 보이고 있다고. 지난 2021년 1~8월까지 전기 승용차 보급 대수는 3만9409대, 작년 1~8월까지 7만1744대, 올해는 6만7654대로 상승세가 꺾였다.

환경부는 전기차 구매 의사 결정시 차량 가격이 주요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감안해 국비 보조금을 차등 확대키로 한것. 이번 조치는 기본가격 5700만 원 미만 전기승용차 대상이며 국비보조금은 최대 680만 원에서 제작사 차량가격할인 까지 더해 최대 780만 원까지 지원되는 방식이다. 이번 환경부 확대방안은 올해 전기차 보급사업 보조금 업무처리지침에 반영돼 올해 말까지 적용한다.

이에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이하 KAMA)는 전기 승용차 국비 보조금 확대방안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특히 전기차 신규계약 등 내수급감으로 국내 전기차 시장에 빨간불이 켜져 있는 상황인 점을 강조하고 전기차 내수 진작에 도움이 도리 것으로 전망했다.

강남훈 KAMA 회장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산업경쟁력 확대를 위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정부의 어려운 세수 여건 속에서도 과감한 전기차 보조금 지원을 결정한 데 대해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이번 한시적 보조금 지원 확대가 보다 많은 업체의 판매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업계도 정부 기대에 부응하여 신기술, 신산업 개발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산 LFP배터리 탑재한 전기 승용차를 제조하는 국내 완성차 업체가 늘고 있다. ⓒ시사포커스DB
중국산 LFP배터리 탑재한 전기 승용차를 제조하는 국내 완성차 업체가 늘고 있다. ⓒ시사포커스DB

■ 중국산 LFP 배터리 탑재 전기차 라인업 늘리는 완성차 업계

KG모빌리티는 지난 20일 토레스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계승한 토레스EVX를 선보였다. 10년·100만km 배터리 무상보증을 내걸었다. 배터리는 중국 기업 비야디(BYD)와 협력해 배터리 관리시스템을 설계해 LFP배터리를 탑재했다. LFP배터리가 낮은 온도 취약한 점은 배터리 플랫폼내부에 열선을 깔았다.

특히 가격을 사전예약 당시보다 200만 원가량 낮춰 공식 출시했다. 아울러 국가보조금 및 지자체 보조금을 받으면 실제 구매가격은 3000만 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기아는 더 기아 레이 EV를 출시했다. LFP배터리를 적용했고 1회 충전 주행거리를 233km 수준으로 확보했다. 400km이상이라는 1회 충전 거리에 대한 업계 고정관념을 깨고 도심형 엔트리 전기차를 지향했다. 또 레이EV는 경형 전기차로 분류돼 개별소비세, 교육세, 취득세가 면제되며 개인사업자(일반과세자 限) 및 법인사업자의 경우 부가세도 환급받을 수 있는 등 다양한 세제 혜택이 적용된다. 국가보조금과 지자체 지원금 등을 지원받으면 2000만 원 초중반에 구입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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