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대비 외부 영입에 박차 가하는 與, 발동 걸린 金 ‘연포탕 정치’
조정훈 이어 文정부·민주당 인사까지 줄줄이 영입, 총선전략 구축 중
김기현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 흥하는 집안은 사람이 드나드는 것”
조정훈 영입에 당내 반발음도 솔솔, 이준석 “金의 텐트 개념은 글쎄”
당내 결속 다지는 김기현 “이젠 국민과 민생 향해 도약해야 할 시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국 시·도당위원장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국 시·도당위원장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내년 4월에 열리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외부 인재 영입에 시동을 걸어 보수 김기현표 ‘빅텐트’ 구축에 신호탄을 쏘아올려 관심이 집중됐다.

◆ 與, 조정훈 합당 이어 文정부·민주당 인사 영입까지···외연 확장에 박차

국민의힘은 20일 내년 총선을 대비한 외부 영입 인사 5인을 발표하며 입당 환영식까지 가졌는데, 앞서 전날 더불어민주당 위성정당으로 알려져 있던 더불어시민당 출신의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의 합당 선언을 비롯해 이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출신 인사 영입까지 추진하여 사실상 외연 확장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됐다.

일각에서는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정치’를 기치로 내걸며 당대표직을 시작했던 김기현 대표의 의지이자 선거 전략의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당내 비윤계 등 인사들은 포용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라고 상황을 짚으면서 ‘김기현식 빅텐트론’이 성공할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관측됐다.

그렇지만 눈에 띄는 건, 문재인 정부에서 국세청장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지낸 김현준 전 사장과 서울경찰청 자치경찰차장과 제주경찰청장을 지낸 고기철 전 청장을 영입한 것이며, 더군다나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되고 급기야 이재명 대표와 악연의 관계에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도 이날 자신을 따르는 지지자 1800여 명과 함께 국민의힘에 입당해 이목을 끌었다.

이밖에도 우파 성향 유튜브 채널인 ‘내시십분’을 운영하는 개그맨 출신 김영민 씨와 춘천 출신의 박영춘 전 SK그룹 부사장도 함께 영입해 각계각층의 진영을 넘어선 인재 발탁에 애를 쓰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흘러 나왔다.

특히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입당 환영식에서 영입 인사들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라고 소회를 밝히면서 “각계각층을 아우르는 인재들이 모여들고 있는 것은 우리 당이 집권당으로서의 면모를 더 갖춰나가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는 집권당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욱이 김 대표는 경쟁 구도에 있는 민주당을 겨냥해 “옛말에 망하는 집안은 집안싸움에 날 새는 줄 모르고 흥하는 집안은 사람이 드나든다는 말이 있다”고 빗대면서 “그 후자가 국민의힘 모습이다”고 말해 사실상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인해 잡음이 끊이지 않으며 계파 갈등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을 에둘러 비판한 셈이 됐다.

무엇보다도 김 대표는 야권 성향의 경쟁 구도에 있었던 인사들을 영입했다는 점에서 중도층과 진보층을 포용하는 외연 확장과 국민 통합의 이미지를 먼저 보여주고 나섰다는 점에 높은 평가가 나왔으며, 게다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실정을 공격할 수 있는 카드까지 거머쥐어 주도권을 선점했다는 점에서 시선을 사로잡았다.

◆ 외부 인사 영입에 당내 반발 목소리도 솔솔, 김재원 “약간의 논란은 있어”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합당설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합당설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하지만 보수적인 당 특성상 성향이 확연히 다른 인사들을 영입한 것이기에 당내 비판의 목소리도 김기현 대표와 지도부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으로 보여지는데, 실제로 이날 김재원 최고위원은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하여 김 대표의 외부 인재 영입과 관련해 “중립 지대에 있던 사람을 모셔오자는 방향인 것 같지만, 약간의 논란은 있다”며 “특히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의 경우는 인재 영입 1호라고 내세우기엔 좀 뭐하다”고 못마땅해 했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다양하고 많은 분들을 영입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지만, (조정훈 의원을) ‘1호 영입’이라고 막 내세우는 것은 그렇게 좋지는 않은 것 같은데, 그 이유는 그동안 조정훈 의원이, 젊은 정치인으로서 보여준 모습 때문”이라며 “우리가 가장 비판했던 위성비례정당을 만들어서 의원직을 시작했고 또 탈당했었다. 그래서 정치적 신념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많은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그는 조정훈 의원이 마포갑 지역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마포갑은 지역구 의원(노웅래 민주당 의원)이 뇌물죄로 재판을 받고 있어 우리 당의 많은 분(이용호·최승재 의원 등)들이 자신 있어 하는 지역”이라고 꼬집으면서 “이런 지역에 인재 영입 인사라고 해서 특수성을 배려한다면 당내 갈등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아울러 비윤계(비윤석열)로 분류되는 허은아 의원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 지도부를 향해 “민주당 출신도 받아안는 그 광활한 너그러움을 당내 이견을 갖는 분들에게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쏘아붙이면서 쓴소리에 가세했다.

마찬가지로 허 의원도 조정훈 의원을 향해 “정중히 고언 드리는데, 우리 정치가 좀 염치가 있어야 한다”며 “대중 정당을 한다는 것이 독야청청 속 편한 훈장님 말씀을 넘어 얼마나 많은 동지들의 이견을 마주하고 이따금 분루를 삼켜야 하는 일인지, 부디 우리 국민의힘에서는 그 정치의 원형을 피하지 않고 직면하시길 바란다”고 조언하면서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다만 마포갑 지역에 출마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던 조정훈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작은 마포갑에서 하고 싶다”면서도 “만약 더 상징적이고 중요한 지역구가 있다면 언제든지 도전할 의사가 있다”고 일단 열어놓은 상황이기에 앞으로 어떻게 국민의힘 내부에서 자리 잡아 나갈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 金표 ‘빅텐트’ 구축에 회의적 반응 보인 이준석 “영입 한계선 나타날 것”

국민의힘 김기현 현 대표(좌)와 이준석 전 대표(우). 시사포커스DB
국민의힘 김기현 현 대표(좌)와 이준석 전 대표(우). 시사포커스DB

이렇듯 외부 인사 영입으로 외연 확장에 시동을 걸고 나선 분위기 속에서 물밑에 있던 비윤계 인사들의 반발도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습이 역력해 보였는데, 실제로 대표적인 비윤인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김기현 대표를 향해 날을 세우며 “텐트라는 개념을 쓰기에는 김기현 대표가 얼마나 큰 텐트를 갖고 계신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이어 이 전 대표는 “본인이 커야지 다른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거다. 예를 들면, 뱀이 코끼리를 잡아먹을 수 없는 것 아닌가. 물론 보아뱀이 코끼리를 먹는 그런 그림이 있긴 하지만 그게 현실에서 가능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저는 김기현 대표가 얼마나 큰 지도자냐에 따라가지고 영입할 수 있는 한계선이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김 대표의 총선 성공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여줬다.

심지어 이 전 대표는 마포갑 지역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용호·최승재 의원을 거론하면서 “(외부에서) 하나 영입한다고 해서 우리 당에 있는 의원 둘을 벌써 적으로 돌린 것”이라면서 “영입이 플러스의 정치냐, 마이너스의 정치냐에 있어서 김기현 대표는 개인적으로 손해를 많이 봤을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다만 정치권에 따르면, 김기현 대표는 앞으로 외연 확대를 위해 범야권 인사들을 비롯해 20·30 세대의 청년들과 여성 인재에 대해 지속적으로 박차를 가해 나갈 계획에 있는 것으로 전해져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 김기현, 당내 결속 다지기까지 나서···“시·도당위원장들이 선봉대 역할 해 달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국 시·도당위원장 회의를 열었다. 사진 / 이훈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국 시·도당위원장 회의를 열었다. 사진 / 이훈 기자

한편 김기현 대표는 이런 당내 분위기를 감지한 듯 당내 인사들의 결집과 단합을 위한 목소리도 피력하고 나선 움직임도 보였는데, 실제로 이날 김 대표는 국회에서 전국 시·도당위원장 회의에서 각 위원장들을 향해 “더 이상 국회가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우리 당만이라도 민생을 바라보며 뚜벅뚜벅 올곧은 길로 걸어나가야 한다”며 “(내년 총선이 임박해지고 있는 만큼) 정신 차려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 대표는 “당 지도부가 새로 들어선 다음 이번 주 토요일(23일)이 정확히 200일이며, 동시에 내년 4월에 치러지는 22대 총선도 딱 200일 남았다”면서 “민생을 챙기고 경제를 살리고 진정성 있게 국민 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전국 시·도당위원장들이 선봉대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지금까지 달려왔던 200일은 다소 혼란했던 당을 안정화 시키고, 당내 조직을 공고하게 다지는 시간이었다. 우리가 멀리뛰기를 하려면 구름판까지 달려가는 도움닫기가 중요한 것처럼 우리 당이 국민으로부터 유능한 일꾼으로 인정받고 신뢰받기 위해 내부 체력을 든든하게 기르는 것이 우선 과제였다”고 설명하면서 “그렇지만 이제는 국민을 향해 앞으로 도약해야 할 시기가 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다행히도 지난 지방선거에서 우리 당이 국민들로부터 더 많은 기회를 부여받았는데, 그런 만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협력해 지역발전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모처럼 마련됐다”며 “이것을 적극 활용해 집권당 역할을 잘 해야 국민들이 우리를 지지해줄 것”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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