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훈에 합당 제안한 국민의힘…‘새로운선택’ 창당 발기인 대회 연 금태섭
신당들 한 목소리 “양당이 망가뜨린 정치를 정상화, 실종된 정치 복원하자”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좌)가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과 합당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의 모습(우). 사진 / 시사포커스DB‘새로운선택’ 중앙당창당준비위원회 대표로 나선 금태섭 전 의원(좌)이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새로운선택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대표 인사를 하고 있다. / 시대전환 조정훈 대표(우)가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과 합당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좌), 이훈 기자(우)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좌)가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과 합당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의 모습(우). 사진 / 시사포커스DB‘새로운선택’ 중앙당창당준비위원회 대표로 나선 금태섭 전 의원(좌)이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새로운선택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대표 인사를 하고 있다. / 시대전환 조정훈 대표(우)가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과 합당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좌), 이훈 기자(우)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거대 여야 간 극한 대치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각각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결집되는 모양새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의 향방에 따라 내년 총선 결과가 좌우될 수도 있다 보니 이들을 적극 끌어들이기 위한 움직임도 정치권에서 감지되고 있다.

◆ ‘새로운선택’ 금태섭 “진보·보수, 지지층만 보고 이념 다툼에만 몰두”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새로운선택’이라는 제3지대 신당의 창당발기인 대회를 열었는데, 그는 “진보나 보수 모두 시민들의 삶보다 지지층만 바라보고 이념 다툼에만 몰두한다”며 먼저 문재인 정부를 겨냥 “통합의 정치를 얘기했고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도 받들겠다고 약속했지만 막상 집권 후 적폐청산이란 명목으로 정치적 복수에 힘을 쏟았고 현실을 무시한 최저임금 인상, 소득주도성장을 밀어붙였다.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토착왜구로 몰려야 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뿐 아니라 금 전 의원은 “선거 때 윤석열 대통령은 30대 장관, 40대 정치지도자의 등장을 예고했으나 정권 잡은 이후 모습은 전혀 다르다. 윤 대통령은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 대해 반국가세력이라고 부르고 대통령실 뜻에 맞지 않으면 여당 중진 정치인마저 경고장을 받는다고 했다”며 “그런 세력을 몰아내면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서로 돕고 짐을 나눠지려는 마음은 급격히 옅어져 가고 있고 증오와 조롱이 판치는 사회가 된 것은 누구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불안한 현실 때문”이라며 “정치가 필요한데 대한민국에는 정치가 없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 ‘새로운선택’은 더 이상 낮아질 수 없을 만큼 낮아진 한국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금 전 의원은 “의견의 차이를 다름으로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정당을 만들겠다. 상식적이고 합리적 주장을 하는 정당, 우리 생활과 삶에 영향을 미치는 진짜 문제에 집중해서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천명했는데, 이는 현재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는 전혀 내지 못하는 기류의 여당과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에 ‘부결’ 의사표시를 하지 않을 경우 지지자들이 개별 의원들까지 거세게 압박하는 제1야당의 ‘교조주의적’ 분위기에다 민생과 무관한 사안으로 충돌 중인 기성 정치권 상황을 꼬집은 발언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래선지 그는 이날 “새 정당을 만든다고 했을 때 ‘신당은 어떤 이념적 정체성을 가지느냐, 어떤 인물로 승부할 건가, 혹은 어디와 합칠 거냐’고 물었는데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저희가 드릴 수 있는 답은 정치의 복원”이라며 “대화와 토론을 통해 보다 나은 해법을 찾아가는 정치, 국민들이 서로 힘을 모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내는 정치, 대한민국이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정치가 ‘새로운선택’의 약속이다. 앞으로 당원을 모아 창당을 완료하고 내년 총선 성과를 올리는 일들이 남았는데 어려운 만큼 큰 보람이 기다릴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새로운선택’은 발기취지문에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함께 하는 상식에 입각한 정당 구성’과 ‘초당적 합의 추구’,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와 면책범위 축소’ 등을 담아 그간 기성 양당에 등 돌린 중도층 유권자들에 구애했으며 금 전 의원은 창당발기인대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나중에 가선 기존 정당과 합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많은데 지난 4월부터 우린 여러 차례 절대 그런 일 없다고 말했다. 우리가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에 조금 힘을 보탠다고 해도 아무 의미 없을 것”이라고 거대양당과 합칠 가능성에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 ‘새로운선택’까지 창당 완료…제3지대 세력 ‘빅텐트’ 결성될까

새정당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회 대표로 나선 금태섭 전 의원과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새로운선택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새정당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회 대표로 나선 금태섭 전 의원과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새로운선택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금 전 의원이 이런 전략을 펴는 이유는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거대 양당과 거리를 두는 중도층이나 무당층으로 머무는 상당규모의 유권자들을 지지기반으로 삼기 위함인데, 그래선지 이날 행사에는 양당 모두에 쓴 소리를 쏟아냈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금 전 의원처럼 과거 민주당 의원 출신으로 이미 지난달 28일 ‘제3지대 신당’을 창당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도 참석했다.

이날 축사자로 나선 양 대표는 한 목소리를 내듯 “국민이 원하는 정당은 ‘협치정당·통합정당·비전정당·미래정당’이고 정치를 복원해 국민을 하나로 만들고 비전을 제시해 나라를 미래로 이끄는 정당인데 ‘새로운선택’과 ‘한국의희망’이 그런 정당이 될 것으로 믿는다”며 “때로 경쟁하고 때로 연대하며 절망에 빠진 정치를 희망으로 바꾸자.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망가뜨린 정치를 우리가 정상화하자. 실종된 정치를 복원하자”고 금 전 의원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앞서 지난 4월 18일 ‘성찰과 모색’ 포럼을 통해 창당 의사를 밝힌 ‘새로운선택’은 불과 5개월여 만에 창당발기인대회까지 이렇듯 마쳤는데, 상대적으로 거대 양당 사이에서 입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군소 정치세력들도 신당의 등장에 힘을 실어주려는지 심지어 이날 행사에는 원내정당인 정의당의 류호정 의원도 모습을 보였으며 류 의원과 함께 정의당 내 ‘세번째권력’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성주 전 정책위 부의장도 금 전 의원 등과 손을 맞잡았다.

이 중 류 의원의 경우 앞서 지난달 28일 금 전 의원도 참석했던 양 대표의 한국의희망 창당대회에도 나타나 “서로의 노선 차이가 있지만 오히려 그 차이만큼 새로운 정치의 크기도 더 커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지성을 신뢰하고 의견을 존중하며 타협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런 정치를 함께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밝히는 등 제3지대 신당과 적극 접촉하려는 행보를 보였다는 점에서 총선 전 제3세력끼리 연대하거나 힘을 합쳐 규모 확장에 나설지도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점점 거대양당 간 대결로 정국이 양분되어가는 상황 속에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는 정의당은 10월 중 당명 변경을 비롯해 다른 진보정당들과도 합칠 정도로 재창당 수준의 개편에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14일엔 녹색당, 노동당, 진보당 등 원외 진보정당들과 함께 병립형 비례대표제가 아니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실시하자면서 민주당을 압박하는 항의시위를 여는 등 내년 총선에서의 생존을 모색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만큼 선거 전 ‘제3지대’ 신당세력과 손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시대전환’ 조정훈, 국민의힘과 합당…與, ‘중도’로 외연 확장?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좌)가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과 합당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의 모습(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좌)가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과 합당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의 모습(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처럼 제3지대 신당들이 기성양당과 거리를 둔 채 중도층 중심으로 세력화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여당인 국민의힘 역시 선거 승리를 위해선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중도층 유권자들을 흡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내년 총선을 7개월여 앞두고 시대전환과 합당하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의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소속으로 당선됐던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가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열흘 정도 전에 국민의힘 최고지도부에서 시대전환에 합당을 제안했다. 시대전환이 합류해 중도실용 정당의 역할을 해달라고 제안 받았고 그 뒤 시대전환 지도부의 치열한 논의를 거쳤다”며 “어느 정도 결론을 냈고 오늘 지역위원장과 주요 핵심 당직자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혀 사실로 드러났다.

다만 시대전환과 국민의힘의 합당 추진 소식에 이원재 전 시대전환 공동대표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시대전환은 ‘생활진보플랫폼’을 모토로 걸고 기본소득제와 디지털 전환정책을 정강정책으로 2020년 창당한 정당으로 현재의 국민의힘과는 전혀 가치를 공유할 수 없는 정당”이라며 반발한 것을 의식한 듯 조 대표는 “이전 공동대표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 당선 이후 경기도 인수위에 합류하면서 시대전환을 탈당했다. 시작은 같았지만 이제는 가는 길이 다르지 않나”라고 응수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많은 분들이 왜 그러냐고 하는데 변한 것은 조정훈이 아니라 민주당이라고 생각한다. 원내에서 바라본 민주당은 제가 예전에 알던 민주당과는 너무 달랐고 굳이 표현하자면 87년에 멈춘 정당”이라고 민주당을 직격한 데 이어 국민의힘과의 합당에 대해선 “보수와 중도를 아우르는 연대체를 만들려고 한다. 1987년에 멈춘 민주당과, 수술칼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국민의힘 중 100% 다 동의한 것은 아니지만 (국민의힘에서) 큰 연대체를 만든다고 하니 들어가서 메기의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에 그치지 않고 조 대표는 제3지대 신당까지 견제하려는지 “저는 내년 총선에서 제3지대는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같이 살벌한 정치에서 신생정당에 실험의 기회를 준다기보다는 거대 정당이 책임감을 갖고 국정을 운영해 국민들의 불안한 마음을 해소해주길 바란다는 게 저와 지도부의 결론”이라며 “제가 입당을 하면 의원직 상실 등 여러 복잡한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합당으로 시작하는 제의가 있었고 합당을 하게 되면 양당에서 법적 절차를 거칠 텐데 대략 한 달 내외가 되지 않을까. 바다가 깨끗해질지 제가 죽을지 내년 총선에서 결론 날 것”이라고 합당 결심에 이른 이유를 설명했다.

비단 조 대표 뿐 아니라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사실로 확인해주듯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 대표에게) 함께 같은 방향으로 가자고 영입을 제안했다. 조 의원은 비례대표이기 때문에 탈당하면 비례가 상실돼 흡수 합당할 수밖에 없다”며 오는 20일 합당 선언을 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다만 조 대표는 이날 합당 후 지역구에 대해 “서울 마포갑에 사무실을 계약했다. 국민의힘과 합당해도 일회용 꽃꽂이로 사용되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밝혀 경쟁이 치열한 이 지역 공천 문제를 놓고 국민의힘에서 파열음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국민의힘에선 오는 20일 오전에 조 대표 뿐 아니라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였을 당시 대립관계였던 민주당 출신의 조광한 남양주시장과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 중 국세청장과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을 지냈던 김현준 전 사장 등 새 영입인사 5명을 발표하고 입당 및 합당식을 진행함으로써 내년 총선을 위한 외연 확장에 본격 시동을 걸려는 모양새다.

이를 바라보는 민주당에선 같은 날 김용민 의원이 자신의 SNS를 통해 조 대표를 겨냥 “국민의힘으로 갈 조 의원, 그동안 아닌 척 하면서 법사위에 잘도 매복해있었다. 정치하는 이유는 실종되고 자리만 찾아가는 안타까운 분”이라고 맹공을 퍼부었으며 황희두 전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도 SNS를 통해 “기승전 중도 타령하면서 민주당 욕만 퍼붓더니 결국 뻔한 엔딩이다. 그런 사람이 시대전환?”이라고 한 목소리로 혹평했는데, 그럼에도 내년 선거를 위해 중도층을 끌어안으려는 정계개편 조짐이 곳곳에서 일고 있는 만큼 민주당도 이 같은 행보에 뛰어들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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