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과거 발언’ 꼬집어 신원식 맹폭…與 “국방정책 최고 전문가”
“촛불” 발언, “문 전대통령” 발언, “5.16 혁명” 발언 등 청문회 뇌관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을 새 국방부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이종섭 국방부장관 교체에 나섰음에도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의 공세는 더 거세지고 있어 이번 개각이 묘수일지 악수일지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尹 ‘새 국방부장관 후보자 지명’, 野의 탄핵 공세 무력화시킨 묘수?

대통령실은 국회 국방부 여당 간사이자 3성 장군 출신인 신 의원을 윤 대통령이 차기 국방부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고 지난 13일 발표하면서 “국방정책과 작전 분야 모두 풍부한 경험이 있고 북핵 위협에 맞서 안보역량을 구축하고 국방혁신 4.0을 완성할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인선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민주당이 고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내세워 이종섭 국방부장관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윤 대통령을 압박하던 시점에 후임자 지명이 이뤄져 탄핵은 사실상 어려워졌기에 비록 대통령실에선 이와 무관한 개각이라고 선을 그었음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야당의 공세를 완화시킨 묘수란 평가도 나왔다.

실제로 새 장관 후보자가 지명된 뒤 열린 14일 민주당 정책 의원총회에선 이 장관에 대한 탄핵안 추진의 실효성을 놓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장관에게 충분한 탄핵 사유가 존재한다고 보는 일치된 공감대가 있지만 장관이 사의를 표명했고, 탄핵으로 책임 묻는 것도 의미가 있을 수는 있는데 최근 북한-러시아 회담이나 북한 미사일 발사 등 안보에 대한 국민 의견이 있어서 합리적으로 균형 있게 잘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대통령실에서 이 장관 사표를 수리하지 않으면 법률적으로 탄핵이 가능하지만 실제 추진 여부는 고려할 사항이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원내대변인은 “내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하고 결론짓기로 했다. 이 장관의 사의 표명이 있었기 때문에 사정 변경을 고려해 탄핵 절차를 추진할지 여부를 내일 오전에 마무리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는데, 다만 탄핵안이 추진되지 않더라도 이미 발의된 특검법을 통해 이 장관의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어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국정 발목잡기와 탄핵소추가 관철돼 대한민국의 안보 공백을 초래해야 하는데 그리 되지 못한 것에 아쉽다는 반응이다. 국방부장관 사퇴를 표명하고 신임 장관이 지명되자 명분 없이 특검하자고 주장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특히 김 대표는 “탄핵·특검이 거대야당의 전매특허가 돼버렸다. 민주당은 이 장관 사의표명을 두고 자신들이 탄핵을 추진하니 꼬리 자르기 사태를 만든 것이라 언성을 높이고 있다”며 “민주당은 과거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엉터리 탄핵을 단행해 행정을 마비시켜 수해 안전 활동도 못하게 막았는데도 반성이 없다. 다른 의견이 있더라도 국정운영의 동반자로서 모습을 보인 전통 야당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국정운영 방해자 노릇에만 급급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 신원식 ‘과거 발언’ 논란, 尹에 부담 안기나…민주당 “극단적 인사”

윤건영 민주당 의원(좌),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윤건영 민주당 의원(좌),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하지만 새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신 의원의 과거 발언이 도마에 오르면서 민주당의 공세 방향은 이제 신 의원에게로 쏠리는 모양새인데, 국회 입성하기 이전인 지난 2019년 9월 부산의 한 집회를 촬영한 유튜브 영상 속에서 신 의원은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을 파멸로 이끈 촛불은 거짓이고 지금 태극기는 진실이다. 촛불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한 반기”라며 “쳐들어가서 끌어내리고 다윗이 골리앗의 검을 뺏은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의) 목을 날려야 되겠죠. 문재인의 모가지를 따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또 같은 달인 2019년 9월 유튜브 채널 ‘신인균의 국방TV’에 출연한 신 의원은 현재는 쿠데타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하면서 “‘애국심 있는 군인들은 뭐하냐’는 댓글 많은데 그렇게 애국심 있게 한 사람에 대해 우리가 봐줬나. 전두환 대통령까지 사람들은 권력욕 독재자, 12·12 하고, 박정희 대통령 돌아가신 그 공백기에 서울의 봄 일어나고 그래서 저는 그때 당시 나라 구해야 되겠다고 나왔다고 보고, 실제로 3저 호황을 열었다”며 “지금은 어떻나. 광주에서 방문한 적도 없는 전 대통령을 불러 망신을 주는데 누구 하나 보호해주는 사람 있나. 자기 뿐 아니라 가족도 이 땅에 살 수 없는 형태가 되는 거다”라고 주장했다.

이 뿐 아니라 신 의원은 박정희 대통령이 한 5·16 군사 쿠데타에 대해서도 “정치적법적으로는 쿠데타인데 우리가 농업화 사회에서 산업화 사회로 바뀌었기 때문에 사회·경제·철학적으로는 혁명이다”라고 평가했으며 최근 논란이 됐던 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와 관련해서도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자유시에서 거의 1500명의 독립군 씨가 마르는 데 주역이었다. 소련군이 된 이분을 굳이 흉상 세우고 육사에 만들라고 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지난달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에선 민주당이 이 장관에 탄핵 압박까지 가한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서도 “손잡고 가다가 웅덩이에 푹 빠져서 안타까운 죽음을 했다. 그런데 이게 8명이나 다 (사법) 처리할 만큼 어마어마한 군의 과오냐”라면서 이 사건 수사 중 외압을 받았다고 주장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을 향해선 “삼류 저질 정치인의 길을 걷기로 작심한 건가”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처럼 신 의원이 여러 사안에서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쏟아낸 만큼 민주당에선 맹공을 퍼부었는데, 윤건영 의원은 1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신 후보자의 경우 노무현 대통령을 초대 악마라고 지칭했고 문 대통령 재임 기간에는 현직 대통령을 간첩이라고 하고 모가지 따는 게 시간문제라고 얘기했던 사람”이라며 “그분이 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것 같다. 한두명 있는 사석에서 한 게 아니라 공공장소에서 마이크를 잡고 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윤 의원은 “인사 참사라고 규정해도 무방하다. 쇄신을 하라고 했더니 더 막장으로 가는 인사”라며 “사람이 그렇게 없는지 되묻고 싶다. 지금이라도 당장 지명 철회하는 게 답”이라고 촉구했고, 같은 날 오후 민주당에서도 국회 소통관에서 가진 이소영 원내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정치깡패나 할 법한 발언으로 사람들을 선동한 사람을 대한민국의 국방부장관으로 지명한 게 맞느냐. 윤 대통령의 인사 등용이 무리수를 넘어 상식을 파괴하는 수준까지 치닫고 있다”고 한 목소리로 성토했다.

그러면서 이 원내대변인은 “만약 야당이 현직 대통령에게 같은 말을 했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정치적 갈등이 폭발했을 것이다. 불과 한 주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은 탄핵 소지가 있다는 발언에도 온갖 난리를 쳤던 국민의힘 아니냐”라며 “국민을 통합해야 할 윤 대통령이 이런 극단적 정치성향을 지닌 인사를 지명한 것은 폭주를 계속하겠다는 선언을 함과 동시에 야당에 퇴로 없는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무능과 실정에 대한 반성은커녕 ‘극우 친위내각’으로 철옹성을 세우려 하는 정부에 멈출 것을 경고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 申 “앞뒤 맥락 자르고 얘기한 것”…與 “野, 지엽적 논란 부각시켜”

(좌측부터)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이철규 사무총장, 홍문표 의원, 김병욱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좌측부터)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이철규 사무총장, 홍문표 의원, 김병욱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처럼 민주당이 십자포화를 퍼붓자 여당에선 신 후보자의 ‘전문성’ 등을 내세워 맞대응에 나섰는데,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4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통화에서 “군에 있는 많은 후배들이 신 의원을 존경하고 따른다. 긴박한 시기에 당은 최고의 국방 전문가를 장관으로 임명해 국방과 국민 안전에 공백이 없도록 건의한 것”이라며 신 의원의 과거 발언을 지적한 데 대해선 “한 부분, 우리 몸의 머리카락 하나 정도 있는 것을 가지고 그 사람 전부로 평가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나. 과는 과대로, 공은 공대로 그 사람이 가진 능력은 능력대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활용하는 게 인사”라고 응수했다.

이 뿐 아니라 같은 당 홍문표 의원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악의가 있어서 한 것은 아니고 상황에 따라 현실에 맞지 않는 대통령의 모습을 자기 개인 의견 제시한 건데 지금 그걸로 장관에 내정된 분을 평가해서 되느냐, 안 되느냐는 좀 지나치다”고 신 의원을 옹호했으며 김병욱 의원도 동 라디오 인터뷰에서 “육군 3성 장군 출신이 방산업체나 로펌에 가서 군 관련 기업들에 로비하고 그런 것보다 훨씬 낫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여기에 윤재옥 원내대표도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엽적 논란을 부각시켜 후보자를 비토하거나 터무니없는 이유로 후보자가 쌓아온 훌륭한 커리어를 통째로 무시하는 태도는 어떻게 봐도 객관적 비판과 거리가 멀다. 민주당도 개각을 정쟁 소재로 삼으려 하지 말고 후보자 능력에 초점을 맞춘 인사 검증에 집중해 달라”고 촉구했으며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신 후보자는 국방정책과 안보분야의 최고 전문가인데 무턱대고 (민주당이)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면 인사청문회는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인사청문회가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 방탄을 위한 정쟁의 장이 되어선 안 된다”고 민주당에 경고했다.

한편 신 의원 스스로도 1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과거 12·12 쿠데타 평가 발언에 대해 “그 사건에 대해선 대법원 확정 판결과 정부의 공식 입장을 100% 지지한다. 그때 질문 자체가 쿠데타 가능하냐고 사회자가 묻기에 쿠데타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앞뒤 맥락을 자르고 얘기한 것 같다”며 “쿠데타는 절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고 대한민국 현실에서 불가능하다”고 직접 해명에 나섰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부당한가’란 기자들의 질문에도 그는 “그것도 법적 판단이 나왔지 않나. 제가 공인 신분이 되기 전에는 여러 정치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지만 국회의원이 되고 더구나 국무위원이 된다면 사견이 아닌 정부의 공식적 의견, 우리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는 행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공언했으며 ‘문 전 대통령에 대해 과거 발언한 입장은 그대로인가’란 질문에는 “구체적인 개개의 발언에 대해선 지금 정리해서 청문회 중이나 청문회 직후에 국민께 충분히 설명드리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김성구 국방부 정책기획차장을 준비팀장으로 한 10여명 규모의 인사청문준비팀을 구성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신 의원은 “오늘이 의원회관에 출근하는 마지막 날이 될 거 같고 내일부터 국방부로 가게 된다. 제가 가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군인다운 군인, 군대다운 군대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일단 인사청문회 준비에 주력할 뜻을 내비쳤는데,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지정학적 위기 상황에서 군대를 군대답게 만들 수 있는 적임자가 신 후보자라는 생각이다. 과거 발언은 청문회 과정에서 본인이 충분히 소명할 것”이라고 밝혀 청문회에서 그간의 논란을 진화하고 윤 대통령에 힘이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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