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학교급별 소방안전매뉴얼 수립 위한 연구 용역’
졸업앨범 제작업체가 사명 변경하고 소방안전 용역 맡아
도내 910여 개 학교, 28만여 명의 학생 안전 위해
용역 보고서 정책 제안 사항으로 상세 물품 제시
‘답을 정해 놓은 용역’이라는 의혹 증폭...서면 보고서로 갈음

2일 경상북도학교안전연구회가 ‘경상북도 학교급별 소방안전매뉴얼 수립을 위한 연구 용역’ 중간 보고회를 열고 있다. 사진/김영삼 기자
2일 경상북도학교안전연구회가 ‘경상북도 학교급별 소방안전매뉴얼 수립을 위한 연구 용역’ 중간 보고회를 열고 있다. 사진/김영삼 기자

[대구경북본부 / 김영삼 기자] 경북도의회 의원연구단체인 경상북도학교안전연구회(이하 안전연구회)가 추진하는 ‘경상북도 학교급별 소방안전매뉴얼 수립을 위한 연구 용역’을 위한 수행 사업자 선정에 의혹이 제기됐다.

3일 대법원 등기사항전부증명서 따르면 이 용역을 수행한 ㈜가온알앤씨는 1996년부터 지난해 8월 10일까지 ‘㈜포토다다’라는 상호로 26년간 사진 촬영 및 졸업앨범제작 등의 사업을 하다 같은 날 가온알앤씨로 사명을 변경하고 정책수요조사 및 정보가공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해 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대표이사는 동일인이다.

경북도의회는 지난 5월 26일 입법정책 연구 용역으로 가온알앤씨와 해당 용역을 1980만 원에 수의 계약했다. 용역 기간은 지난 6월 1일부터 8월 29일까지다.

경력이 1년도 채 되지 않는 업체가 용역을 수행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도내 910여 개에서 28만여 명의 학생들을 위한 연구 용역 사업을 제대로 수행할지에 대한 의혹이다.

지난 2일 열린 중간 보고회에서 윤종호 도의원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용역이 소방 특히 화재에 국한하고 있기 때문에 범위를 확대해 재난 전반에 대한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한석 도의원은 “일반 학교도 중요하지만 특수학교의 화재 발생에 대비한 소방안전 매뉴얼 보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채아 도의원은 “화재 대피용 주머니에 물과 상비약, 비상 생존 식품등이 포함돼 있다”며 “화재 대피용으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가온알앤씨가 제출한 연구용역 중간보고서 자료에 방연마스크와 화재대피용 손수건 등 화재대피 용품 등이 제시돼 있어 논란이다.사진/김영삼 기자
가온알앤씨가 제출한 연구용역 중간보고서 자료에 방연마스크와 화재대피용 손수건 등 화재대피 용품 등이 제시돼 있어 논란이다.사진/김영삼 기자

연구를 맡은 가온알앤씨는 △시설 안전 매뉴얼 내 전기분야 점검 강화 △화재 대응 및 교육 매뉴얼의 연령과 학교급에 따른 세분화 △화재대피용 방연마스크와 화재대피용 손수건 등 화재대피 용품 등을 제시했다.

도의원들의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의 바쁜 일정을 감안해 최종보고회를 ‘보고서 제출’로 갈음함으로써 ‘답을 정해 놓은 용역’이라는 의혹을 증폭시켰다.

차주식 연구회 대표의원은 “용역업체는 지인으로부터 추천을 받았기 때문에 그 회사에 대해 정확히 몰랐다”며 “안전연구회는 이 연구용역을 통해 도출된 결과는 도내 학생들의 연령별 특성을 고려한 소방안전 관련 정책의 밑그림으로 활용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한편, 차주식 도의원은 올해 ‘경상북도 화재대피용 방연물품의 비치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과 ‘경상북도교육청 화재대피용 방연물품의 비치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고, 가온알앤씨(변경 전 상호: 포토다다)와 2022년 8월 10일 동일 주소지에서 앨범제작업을 영위하고 있던 구미포토다다(영문상호:photodada)는 2020년 9월 18일 경북교육청으로부터 ‘구미지역 앨범제작업체 입찰 담합에 따른 부정당 업체’로 제재 처분을 받은 바 있어 업체 선정 배경에 궁금증을 더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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