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일가 특혜 의혹으로 공격한 野 vs 사업 백지화로 맞대응한 원희룡
원희룡 “집요하고 악질적인 野, 더는 못참아...이번 기회에 바로 잡을 것”
민주당, 원희룡 백지화 선언에 “즉흥적, 놀부심보, 무책임” 비판 총공세
국민의힘도 맞불 “민주당, 낯부끄러운 자가당착...군민에 석고대죄 해야”
양평 고속도로 사업 논쟁에 되려 ‘연기IC’ 이해찬 부동산 특혜 의혹 재조명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와 강득구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진상규명 TF 위원장 및 국토위 소속 의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발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와 강득구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진상규명 TF 위원장 및 국토위 소속 의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발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일가 땅을 고리로 특혜 의혹을 제기하면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에 제동을 걸며 정치공세를 해오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가짜뉴스로 악마화를 만들려는 시도’라고 비판하며 사업 전면 백지화를 선언하여 여야의 갈등이 더욱 격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 뿔난 원희룡 사업 전면 백지화 선언하며 연일 민주당 비판 “악질적”

원희룡 장관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과 관련해 민주당에서 김건희 여사 일가의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전면 백지화 선언을 하며 해당 사업은 차기 정권에서 추진하라고 맞대응을 펼치며 연일 분노감을 표출하고 나섰는데, 원 장관은 이날(7일)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은 참 집요하고 악질적이다. 아무리 진실을 밝혀도, 이런 가짜뉴스와 터무니없는 의혹 제기 때문에, 도저히 정상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양평 고속도로에 대한 가짜뉴스 관련 논의를 위한 실무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양평 고속도로에 대한 가짜뉴스 관련 논의를 위한 실무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원 장관은 “대안 노선은 민주당도 계속 주장해왔던 안이다”이며 “민주당 출신 군수, 지역협의회장 할 것 없이, 현재 대안 노선 선상에 있는 강하IC 설치를 요구해왔다. 2021년 예타 결과 후 노선 변경이 필요하다며 민주당 지역 인사들도 주장하고 홍보했다. 검색만 해봐도 바로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 주장대로라면, 2021년에 민주당도 김건희 여사에게 특혜를 주려 했다는 것이냐”고 쏘아붙이면서 “민주당이 하면 주민의 숙원사업이고, 윤석열 정부가 하면 특혜인가. (정말) 파렴치하기 짝이 없는 내로남불이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원 장관은 “대안 노선이 김건희 여사 집안 땅을 지난다는 사실을 제가 알고 있었다는 가짜뉴스도 퍼지고 있다”며 “민주당은 광우병부터 천안함, 사드, 그리고 이번 노선변경에 이르기까지 가짜뉴스와 괴담으로 국민을 선동해 막대한 국가적 피해를 입혀 왔지만, 단 한번도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가짜뉴스와 괴담으로는 더이상 국민을 선동할 수도 없고, 국정의 발목을 잡을 수도 없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겠다”고 사실상 민주당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 원희룡 돌발 선언에 당황한 민주당?, 이재명 “백지화 선언, 백지화하라” 촉구

반면 앞서 김 여사 일가의 특혜 의혹을 제기하면서 원 장관에게 ‘노선 종점 계획이 변경되게 된 경위를 밝히라’고 공세해 오던 민주당은 원 장관의 사업 전면 백지화 선언에 황당해 하면서 ‘백지화 선언을 백지화하라’고 다시 촉구하며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과거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김기범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과거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김기범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의혹이 커지니까 갑자기 사업 백지화를 선언한 것인데 참 기가 막히다”면서 “민주당은 ‘양평고속도로 원안추진위원회’를 구성하겠다. 국토교통부는 양평 고속도로 백지화를 백지화하고, 원안대로 추진하길 바란다. 치기마저 느껴지는 원 장관의 백지화 선언은 바로 백지화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이 대표는 원 장관의 백지화 선언에 대해 “놀부 심보다. 내가 못 먹으니까 부숴버리겠다는 거냐”고 비난하면서 “수년간 논의하고 수조원이 투입된 국책사업은 장관이 즉흥적으로 백지화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더해 이 대표는 최고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문제가 생기면 해결해야지 (백지화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이건 장독대 청소를 맡겨놨더니 장독이 이상해져서 ‘혹시 청소를 한 게 아니라 훔친 것인가’ 했더니 청소했던 사람이 ‘그런 의심을 한다면 장독을 부숴버리겠다’고 하는 것과 같다. (원 장관은 백지화 선언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 정쟁화된 양평 사업, 전면전 나선 민주당 ‘진상규명·국정조사·탄핵까지’

일각에서는 양평 군민들의 숙원 사업이던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두고 정부·여당과 야당이 서로 공수전환하면서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모습이라고 짚으면서도 정치권의 정쟁 소재로 이용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일반인들은 안타까움과 씁쓸함을 표하는 분위기라고 관측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정쟁화가 되어버린 탓에 정부·여당과 야당은 서로 물러서지 않고 절대로지지 않겠다는 듯이 전면전에 돌입했는데, 특히 민주당은 노선 종점이 변경된 것과 관련해 5개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와 강득구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진상규명 TF 위원장 및 국토위 소속 의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발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와 강득구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진상규명 TF 위원장 및 국토위 소속 의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발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경제성 악화에도 종점을 변경한 경위가 무엇인지 ▲종점 변경이 3개월 만에 추진된 경위는 무엇인지 ▲교통 정체 해소 효과가 미미한데도 종점 변경을 추진한 이유 ▲종점 변경 관련 국토부-양평군의 사전 논의 여부 ▲종점 변경 관련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개입이 있었는지에 대해 따져볼 것이라고 밝혔다.

더군다나 민주당은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대응도 예고했는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야당 간사인 최인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다음주 상임위 개최와 원 장관의 출석을 추진하겠다. 만약 (여당의) 비협조로 상임위가 개최되지 않는다면 저희는 단독으로 추진할 것이다”며 “필요하다면 국정조사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통보했다.

더 나아가 민주당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강득구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수능 앞두고 나온 윤석열 대통령 말 한마디가 학교 현장을 혼란스럽게 하더니 원 장관이 국책사업을 본인 기분 내키는 대로 중단하겠다 당당히 말하는 걸 보면서 분노를 넘어 자괴감을 느꼈다”며 “사견을 전제로, 국책사업을 접는 것도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를 무시하고 장관 말 한마디로 결정한다는 것은 국가의 법적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행정 독재로 탄핵도 고민할 수 있다”고 엄포했다.

◆ 고민정, 원희룡 향해 인신공격도 시도 “빵점짜리 장관, 무책임한 사람”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시사포커스DB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시사포커스DB

뿐만 아니라 민주당 측은 이날 민심을 우려한 듯 여론전도 활발히 펼쳤는데, 특히 고민정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하여 “예비타당성(예타) 조사를 통과시킨 기획재정부와 대통령은 뭐가 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오랫동안 추진해왔던 사업인데, 일개 장관이 그렇게 (사업 백지화를)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고 의원은 원 장관의 백지화 선언에 대해 “굉장히 무책임한 사람이어서 ‘국정 운영자로서는 빵점짜리 장관이구나’하는 걸 여실히 보여준 발언이었다”면서 “윤석열 대통령도 그러지만, 원 장관도 ‘내 말이 곧 법이다’ 하는 분들 같다. 감정 조절을 못하는 것 같은데, 국민들이 불안해 하니까 화만 내지 말고, 좀 침착하게 설명해 달라”고 인신공격도 감행했다.

◆ 국민의힘도 맞대응 “민주당, 부끄러운 자가당착...민주당 괴담 사과해야”

6일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논평을 하고 있다.(2) [사진 /오훈 기자]
6일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논평을 하고 있다.(2) [사진 /오훈 기자]

반면 국민의힘에서도 민주당의 정치 공세에 반격을 가하면서 원 장관에 힘을 실어주고 나선 모습을 보이면서 사업 재개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모습도 함께 보여 줬는데,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특혜 의혹 제기와 관련해 “주민편의를 위한 정당한 행정절차에 아무런 근거도 없이 ‘특혜’ 운운하는 민주당이지만, 정작 2년 전 민주당 지역 인사를 중심으로 현행 대안 노선을 주장했던 사실이 드러났다”고 꼬집으면서 “부끄러운 자가당착”이라고 맞대응을 펼쳤다.

강 수석대변인은 “(여러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미 2년 전 당시 민주당 양평군 최재관 지역위원장은 같은 민주당 소속의 정동균 당시 군수와 협의를 했고, 현재 변경된 노선에 포함된 강하IC 설치를 요청했다고 한다”고 밝히면서 “오로지 정쟁에만 매몰되어 세상 모든 일에 색안경을 끼고 달려드니 이런 낯부끄러운 자가당착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은 국회에서의 억지 농성이 아니라, 양평 군민에 대한 석고대죄인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한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뉴시스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민주당에서 괴담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자를 문책하면 양평군민들의 뜻을 수렴해서 정부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백지화 선언 번복 가능성을 열어두어 사실상 수습에 나선 모습도 보여줬다.

더군다나 이 총장은 민주당의 사과 가능성에 대해서도 “안 할 수가 있겠느냐”며 “자기들도 (2년 전에) 다하고 했는데, 오늘 와서 아니라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2~3년 전 나온 기록이 있어 양평군민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민주당을 압박하여 여야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 양평 사업 논쟁 후폭풍, ‘연기IC’ 이해찬 부동산 특혜 의혹 재조명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과거 국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오훈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과거 국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오훈 기자

한편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놓고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에 진행된 ‘서울~세종 고속도로 노선 변경’ 과정이 도마위에 오르면서 재조명되어 되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특혜 의혹으로 번져 이목이 집중됐다.

과거 서울~세종 고속도로 노선이 변경 되면서 이 전 대표의 토지 부근에 나들목(IC)이 생겨 이 전 대표의 토지 부동산 가격이 4배로 상승했다는 것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는데, 이 전 대표의 배우자는 지난 2012년 12월 세종시 전동면 미곡리 일대 농지 1528㎡(약 463평)를 1억3860만원에 사들였고, 이후 이 전 대표가 세종시 일대에 집을 지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면서 IC 입지가 확정되었고, 그 후 땅값이 치솟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다시 말해, 지난 2009년 세종 고속도로 사업 타당성 조사에서는 포함되지 않았던 연기IC가 문재인 정부인 2017~2019년 설계과정에서 세종시 전동면 석곡리로 확정된 것이고, 더군다나 공사비도 예타 조사 때보다 약 4000억원이 늘어났던 것으로 확인되어 여야가 앞으로도 고속도로 사업을 둘러싸고 치열한 대치전을 이어나갈 조짐을 엿보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