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창당 예고한 금태섭, 제3지대 대세론에 불 지피기 시작
먼저 움직인 양향자, 오는 26일 ‘한국의 희망’ 신당 출범 예고
조국도 신당 창당설 꿈틀, 박지원 “지역구는 광주, 두고 보라”
무당층 높아진 정치지형, 새롭게 탄생하는 정치세력에 힘 될까?

(왼쪽부터)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양향자 무소속 의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양향자 무소속 의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내년 4월에 열리는 제22대 총선을 10여개월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거대 양당 정치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정치권 곳곳에서 제3지대 신당 창당을 꾀하는 움직임이 점점 더 가시화되고 있어 이목을 집중시켰다.

신당 창당과 관련해 제3지대론을 가장 먼저 띄웠던 금태섭 전 의원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했던 양향자 무소속 의원도 오는 26일 ‘한국의 희망’ 당의 출범을 예고했으며, 급기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신당 창당을 추진할 가능성까지 언급되면서 신당 창당 바람이 솔솔 불면서 각종 여론조사 지표상에서 보여 주고 있는 역대급 무당층 비율이 제3지대 대세론을 견인해 줄 것인지 아니면 미풍으로 그칠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분위기가 엿보였다.

◆ 26일 ‘한국의 희망’ 신당 출범 예고한 양향자 “양당 정치, 절망만 주고 있어”

신당 창당에서 가장 빠른 움직임을 보여 주고 있는 양향자 의원은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신당 창당 계기와 관련해 “공수만 바꿔 가면서 이렇게 정치를 퇴행시키고 있는 상황을 국민들이 지금 보고 계신다”며 “국민의 시각에서 보면 희망이 아닌 절망만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양 의원은 “20년 전 노무현 정부 때 보수당이 아마추어라고 말했고, 민주당은 보수당에 부패 세력이라고 비판했었다. 그런데 20년간 아마추어와 부패 세력이 그대로 이어져 오는 형국이다 나아진 게 없다”고 지적하면서 “그동안의 여러 과정이 새로운 정당의 출범과 새로운 정치를 시작해야겠다는 것을 굳어지게 만들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더불어민주당 출신의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의 첫 회의 열었을 당시 모습. 사진 / 시사포커스TV
더불어민주당 출신의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의 첫 회의 열었을 당시 모습. 사진 / 시사포커스TV

아울러 그는 양당 체제에 대해 “대통령 제조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상황”이라면서 “심지어 대통령 후보가 없을 때는 빌려와 대통령을 만든다. 그리고 정권을 창출해 역량이 갖춰져 있는지 확인도 안 된 상태에서 국가를 운영하는 게 문제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욱이 양 의원은 자신이 국민의힘 반도체 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것을 두고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이 아니였느냐는 시선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그것이야말로 기존의 문법에서 생각하는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사실) 정부, 여당, 대통령실이 엇박자가 많이 난다. 건설적인 비판으로, 예를 들어 반도체특별법은 조세특례 8%냐 16%냐를 가지고 엇박자가 났다. 대통령의 입만 보고 주시하면서 실질적인 대안을 못 내놓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더군다나 그는 민주당에 대해서도 “돈봉투 사건으로 봤을 때 청렴하고 투명한 정당의 모습이 아니다. 돈봉투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다”며 “(민주당은 이미 이래경 혁신위원장 선임 당시) 외연 확대와 지지층 결집 중 지지층 결집을 선택했다. 김은경 혁신위원장도 지지층 결집으로 갈 것이라고 본다”고 부정평가를 내렸다.

무엇보다도 양 의원은 자신의 신당 창당에 대해 “현역 의원 5명 이상이 관심을 보였다”고 밝히면서도 “다만 여러분들이 관심을 보이고 응원도 해 주시고 계시지만 양당 또는 다른 정당에 있는 분들이 그 정당을 뛰쳐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그는 오는 9월부터 정치학교를 운영할 계획임을 알리면서 “중앙당 창당 200명 발기인 면면을 보면 ‘아 교육받은 분들이구나’ 생각할 것이다. 거의 청년들로 구성돼 있다. 삶의 궤적이 우리 국민께서 희망을 가져도 되는 분이라 생각하기에 기대하셔도 좋다”고 설명했고, 급기야 내년 총선 후보에 대해서도 “전국 정당이기 때문에 전국에 후보를 내려고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 가장 먼저 신당 창당 예고했던 금태섭 “9월 창당에 박차, 기존 정치 바꿔야”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 공민식 기자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 공민식 기자

뿐만 아니라 금태섭 전 의원의 경우에는 이미 지난 4월 18일에 제3지대 신당 창당 추진 의사를 일찌감치 밝히면서 오는 9월에 신당 창당을 목표로 하고 있었는데, 다만 금 전 의원과 양향자 의원이 꾸리려는 신당 창당은 상당한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양 의원과 금 전 의원이 함께 민주당에서 몸 담은 바가 있기에 두 사람이 앞으로 연대할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금태섭 전 의원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 토론회에서 “9월경에는 창당에 돌입할 수 있게 박차를 가하겠다”면서 “신당 창당 계획을 말한 후 다양한 분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새롭게 출발할 당의 내용을 채우는 데에 주력했다”고 밝혔다.

더욱이 금 전 의원은 “현역 의원을 비롯한 정치인의 합류 여부를 묻는 데 단순히 명망가들이 모여 인지도를 높이는 것은 지금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다”면서 “기존 정치인보다 우리 정치에 새 시각, 활력을 제공할 젊은 분들과 함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혀 새로운 정치그룹의 탄생을 예고했다.

이날 포럼의 주최자로 함께 나섰던 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모두 발언을 통해 “정치가 인간다운 사회, 사회의 질서를 바로잡는 것이라는 사전적 역할, 뻔한 역할을 다시 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이런 책임 정치는 지금과 같은 무늬만 다당제인 교섭단체로 따지면 양당제인 지금이 아니라 3당, 4당제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우리 정치가 지금과는 확실히 달라져야 한다는 국민적 기대가 있다”고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 류 의원은 “국민적 기대에 나선 새로운 정치그룹이 존재한다”며 “민주주의 시대엔 영웅이 불필요하다. 약속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진 좋은 정당이 필요한 시기일 뿐”이라고 피력했다.

이에 금 전 의원도 류 의원의 발언에 대해 맞장구를 치면서 “기존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모두가 하고 있다”며 “정치권 안팎에서 새로운 세력의 등장을 기대하거나 실제로 그런 세력을 만드려는 움직임 보이는 것은 지금과 같은 기존의 틀로는 우리가 부딪힌 문제 국민 삶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하는 데에 있어서 아무런 소용없다는 인식이 폭넓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 전 의원 측은 오는 9월 신당 창당을 목표로 이달 말부터 민심을 살피기 위해 지역 간담회도 순차적으로 개최할 것임을 예고했고, 급기야 지난 15일에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신당 창당 에너지가 우후죽순 생겨날 것”이라면서 제3지대 대세론을 띄우고 나선 모습을 연일 보여줬다.

특히 금 전 의원은 “기존 정치권이 워낙 경직돼 새로운 세력과 소통조차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기존 정당이 새롭게 탄생하는 여러 신당들과 차별화하기 위한 노력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는데, 그는 “여러 군데에서 지금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 내부도 그럴 거고, 국민의힘 내부도 그럴 거고, 정의당도 그렇고, 양향자 의원들도 다 그렇다. 정치권 바깥에서도 고민하면서 의견을 내기 시작할 텐데, 다만 중요한 것은 그런 에너지와 동력이 상태로 가지 않을 것이니까 이 움직임들이 다 좋은 거라고 본다”고 상황을 짚었다.

◆ 조국 신당 창당설도 솔솔, 박지원 “조국 워딩 보면, 신당 창당에 더 무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0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남을 가진 사실을 밝히면서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있는 평산책방에서 봉사 활동을 하면서 문 전 대통령과 함께 하는 사진(홍진우 작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 ⓒ조국 전 장관 페이스북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0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남을 가진 사실을 밝히면서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있는 평산책방에서 봉사 활동을 하면서 문 전 대통령과 함께 하는 사진(홍진우 작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 ⓒ조국 전 장관 페이스북

한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도 신당 창당설이 나오는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는데, 민주당의 원로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지난 16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하여 조 전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설에 대해 “출마 할 것 같다”며 “조 전 장관의 워딩을 잘 보면 민주당을 선택하지 않고 신당 창당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해 시선을 집중시켰다.

박 전 원장은 “조 전 장관이 ‘새 길을 가겠다’고 했지 않았느냐”면서 “그렇다면 무소속 혹은 신당 창당의 가능성이 있는데 저는 신당 창당에 더 무게를 둔다. 그리고 지역구는 광주일 것이다. 두고 보라”고 단언했다.

다만 그는 “누구한테 들은 얘기는 아니다. 저의 정치적·동물적 감각으로 얘기하는 것”이라며 “제가 혼자 여러 가지 워딩을 생각해 보면 그 길밖에 없겠구나 생각한 것이지만, (제가 봤을 때 조 전 장관은) 더 꿈이 있기 때문에 지금 현재 민주당이 혁신을 잘해야 하는 것”이라고 민주당을 향해 경고했다.

조 전 장관은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에 이어 이재명 대표로 이어지는 민주당의 상징적 인물이라는 점에서는 정치권에서 부정하는 목소리는 없어 보이는데, 실제로 조 전 장관은 최근 문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공개적으로 보란 듯이 알리면서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 없는 길’을 걸어 나가겠다”고 입장을 밝혀 정치권 일각에서는 조 전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높이 점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관측했다.

◆ 경고 나선 신평 “조국 태풍 지금 막 태동하기 시작해...태풍 피해야”

신평 변호사가 마이크를 잡고 있는 모습. [사진 /오훈 기자]
신평 변호사가 마이크를 잡고 있는 모습. [사진 /오훈 기자]

반면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더 높아 보였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라고 불렸던 신평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태풍의 계절이 서서히 다가오는데, 정치권에서는 조국 전 장관의 총선 출마에 의한 본격적 정치 참여 가능성이 높아지며 정치적 태풍이 형성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조국 전 장관이 가진 훌륭한 정치적 자산에도 불구하고 그가 가는, 그리고 야권세력을 이끌고 가는 방향은 ‘문재인 시즌2’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신 변호사는 조 전 장관이 출마하는 이유와 관련해 “그의 머리 위에는 ‘다모클레스의 칼’이 간신히 매달려있다. 칼은 언제든 떨어지며 그의 목을 칠 수 있다. 더욱이 다가올 2심에서 그는 구속될 수도 있고, 3심에서 유죄 확정이 될 수도 있는데, 이런 심각한 위태로움에도 불구하고 그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은 그가 지금 그토록 바라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조 전 장관에 대해 “그는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정치지도자가 되기 위해 꼭 갖춰야 하는, 고난의 서사(敍事)와 사람을 끌어 모으는 힘, 이 2가지의 요소를 강하게 갖고 있다”면서 “야권에서 그 누구보다 낫다. 준수한 외모와 화려한 언변은 현대정치에서 정치인이 갖춰야 할 요건으로, 가히 야권에서 조 전 장관과 필적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하지만 신 변호사는 “나는 조국 전 장관의 재능을 아끼고 그와 그의 가족들이 겪는 곤경에 대해 인간적인 동정을 하고 연민을 느낀다. 하지만 그가 갖는 지향성과 그 지향들이 모여 상징하는 ‘조국’이라는 이름에 대해선 미워하고 분노한다”며 “아마 문재인 시즌2는 문재인 시즌1보다 훨씬 더 국민을 갈라치기 하고, 과도한 반일팔이와 중국과 북한과의 외교 중시, 내로남불의 위선 현상이 더욱 현저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그가 정치인으로서의 소질이 탁월한 만큼 더 한국은 분열사회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국’이라는 이름의 태풍은 저 먼 태평양에서 지금 막 태동하기 시작했는데, 이 태풍은 민주당이라는 저기압을 흡수하며 엄청난 위력의 태풍으로 발달할 것이고, 한반도에 상륙해 초토화시킬 것이기에 우리는 이를 막아야 한다”며 “그러면 어떻게 막을 것인가. 단 한가지 방법만 있다. 한반도 남부에 강한 고기압대를 형성하여 태풍이 비켜 가게 하는 것인데, 그러면 강한 고기압대는 어떻게 형성하는가. 이제라도 정부와 여당이 정신을 차리고 국민에게 미래 희망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인사를 하고, 한국 사회의 모순을 근저에서부터 고쳐나가는 개혁 방안을 제시하여 실천하는 것뿐”이라고 국민의힘을 향해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이렇듯 총선이 다가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하나 둘씩 신당 창당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제3지대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더군다나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30%를 전후한 무당층의 비율을 보여 주고 있는 상황인 만큼 새로운 정치 세력의 등장에 대한 관심이 쏠리는 양상을 보여 그 결과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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