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이익 큰 폭 늘며 순이익 전년 동기 대비 1조원 이상 늘어

국내은행들이 올해 1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픽사베이
국내은행들이 올해 1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픽사베이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지난해 이자 장사, 성과급 잔치 등으로 비판을 받았던 은행들이 올해 1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산됐다.

2일 금융감독원 및 각 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6조원 후반대로 추정됐다. 전년 동기(5조60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금리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이자 이익이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 가운데 하나은행이 올해 1분기 974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45.5%나 오르며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을 제치고 ‘리딩뱅크’ 자리에 올랐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도 각각 9316억원, 921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우리은행도 8595억원을 달성했다.

NH농협은행의 4097억원까지 포함하면 5개 은행이 1분기에만 4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한 셈이다. 특수은행인 IBK기업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12% 이상 늘어난 7233억원을 기록했다.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 등의 순이익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BNK부산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하며 지방은행 중 가장 많은 1453억원을 기록했고, DGB대구은행과 광주은행도 각각 1278억원, 622억원을 달성했다.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은 1분기 849억원의 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늘었고,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순이익 1019억원으로 52.5% 늘었다.

은행들의 이 같은 실적 대부분은 고금리 대출에 따른 이자이익인 것으로 집계됐다. 4대 시중은행의 1분기 순이익 중 비이자부문의 이익 비중은 우리은행 10.3%, 신한은행 11.6%, KB국민은행 12.7%, 하나은행 13.6% 등 10%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5대 시중은행이 총 12조69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는데, 고정급, 성과급, 퇴직급, 복리후생비 등 인건비에 10조원 이상을 투입해 ‘성과급 잔치’, ‘돈잔치’ 등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금융당국 수장들이 나서 국민들과 고통을 분담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후 은행들은 일부 수신 상품의 금리를 올리고 여신 상품의 금리를 내리는 등 예대금리차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년 동기보다 높은 순이익을 거둔 것은 맞지만 대부분 은행들의 이자이익이 전분기 보다는 소폭 하락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은행들의 1분기 실적이 크게 상승하면서 금융당국은 이자 인하와 수수료 면제 등 상생금융 방안과 금융시장 불안 등에 대비해 손실 흡수능력 확충을 통한 자본 건전성 강화를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2월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KB국민, 신한, 우리은행은 물론 BNK부산은행과 DGB대구은행 등 지방은행까지 이자 인하와 수수료 면제 등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했다. 공통점은 모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방문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상생금융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월 하나은행을 방문한 이 원장은 “은행권은 취약차주 부담완화 등 상생금융을 실천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며 “금감원도 은행권의 경쟁을 강화함으로써 과점적 지위에서 비롯한 과도한 이자이익을 예대금리차 축소 등을 통해 국민과 향유하는 등 상생금융을 유도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은행들의 이 같은 정책에도 대출금리 하락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 금감원은 2분기 중 하향할 것으로 본다는 대답을 내놨다.

금감원은 “신규기준 대출금리 하락 효과가 잔액기준에 반영되는 데 일정기간 소요되는 점 등을 감안하면 잔액기준 금리도 시장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지 않는 한 2분기중 하향 안정세로 전환 예상한다”며 “아울러 과거 금리상승기 사례를 보면 잔액기준 금리는 신규 기준 정점 수준까지 상승했으나, 최근 은행권의 상생금융 노력 등으로 조기 안정화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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