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시찰단 귀국 맞춰 장외 대정부 투쟁 시작
오염수 해양 방류 저지 위해 총공세 나선 민주당,
“야당이 할 수 없이 다시 길거리 서명 나서게 돼”
野 정치 공세에 심기 불편한 국민의힘도 반격 시도

(왼쪽부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단장인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광온 원내대표. 사진 / ⓒ뉴시스
(왼쪽부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단장인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광온 원내대표. 사진 / ⓒ뉴시스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이 26일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 안전성을 점검하는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한 가운데 정부·여당에 대치 전선을 이어 왔던 더불어민주당이 시찰단의 귀국을 고리로 ‘원전 오염수’를 두고 전국 규모의 장외전에 본격 돌입으로 대정부 투쟁에 나섰다.

◆ 현장 시찰단, 일정 마치고 귀국 “빠른 시일 내 정리해 설명 드리겠다”

후쿠시마 원전 시찰단은 일본 후쿠시마에서 5박 6일간의 시찰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는데, 시찰단장인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은 귀국 직후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설비와 계획에 대한 현장 시찰을 마치고 왔다”며 “시찰단 활동에 대해 궁금하신 부분이 많으실 것인데,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정리해서 설명해 드리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유 위원장은 설비 현장 점검과 관련해 “다핵종제거설비(알프스·ALPS)가 방사성 물질의 핵종을 충분히 제거할 수 있는지 점검하는데 주안점을 뒀었고, K4탱크는 오염수 측정을 확인하는 설비라서 시료를 채취하는 데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가 하는 차원에서 균질화와 관련된 부분과 적정성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송설비는 오염수 이송설비기 때문에 방사선 감시기 설치, 이상상황 시 차단밸브 등 상황들이 제대로 돼 있는지 중점적으로 점검했다”며 “그리고 바닷물을 오염수와 섞는 설비인 희석설비는 충분한 양의 바닷물을 (끌어와) 희석할 수 있게 용량이 돼 있는지를 살펴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 위원장은 “설비별로 분야별로 추가로 분석하고 확인해서 최종적으로 종합 평가를 낸 후 그 부분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이번 시찰은 지난 2021년 8월부터 검토해 온 과정 중의 하나로 시찰이 끝이 아니고, 시찰중에서 (일본 측과) 추가적으로 확인하고 자료를 받은게 있고 또 우리가 요청한 자료도 있기에 모든 자료를 확보해 추가적인 작업들을 진행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 민주당, 시찰단 귀국 맞춰 ‘원전 오염수’ 총공세  “빈통 시찰, 철저히 검증할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및 수산물 수입 반대 서명운동 발대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및 수산물 수입 반대 서명운동 발대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반면 정치권에서는 ‘원전 오염수’ 문제를 두고 여야 간의 전쟁이 벌어진 듯한 분위기였는데, 특히 민주당 측은 시찰단 귀국 일정에 맞춰 대국민 서명운동 및 전국단위의 집단 규탄대회를 시작하고 나서 대여 및 대정부 투쟁을 향한 총공세를 펼쳤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실을 겨냥해 “대통령실이 ‘오염수보다 더한 것들이 방출됐지만 우리 해안에 문제 없었다’고 이야기하며 일본의 역성을 들었다. 국민 생명은 안중에도 없고 어떻게 일본만 이렇게 대변할 수 있는지 참 의아스럽다”고 비꼬면서 “일본 총리실의 서울 출장소 같은 행태”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이 대표는 “면죄부 시찰단의 파견으로 이제 방사능 수산물 수입 재개 압박이라는 또 하나의 혹을 달게 됐다”면서 “대통령이 직접 어떤 경우에도 후쿠시마 농수산물 수입의 재개를 하지 않는다고 엄명해야 한다. 철저한 검증 없는 오염수의 해양 무단투기 반드시 막고, 또 반대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더욱이 그는 시찰단을 향해서도 “아무 성과 없이 오늘 귀국하는데, 시찰단이 일본에서 한 일은 숨바꼭질하고 도망 다닌 것뿐이다”며 “애초부터 검증 의지는 없었고 일본의 방패막이가 되겠다는 의지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비난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이날 같은 회의에서 시찰단을 향해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시찰 결과를 국회에 보고하기 바란다. 그게 정말 빈 통 시찰이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제출하기를 바란다”며 “민주당은 국민의 편에서 국민의 눈으로 철저히 검증하겠다. 그리고 국회 상임위원회별로 시찰단의 보고서를 종합적으로 검증하고 국민께 공개하겠다”고 엄포했다.

이에 더해 그는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국민의힘도 민주당의 검증 과정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으로 본다. 피할 이유가 없을 것”면서 “우선 민주당이 제안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 촉구 결의안과 국회 검증특별위원회 구성부터 답하라”고 압박하며 국회 원내 전쟁도 선포했다.

또한 박 원내대표는 “환경운동연합의 설문조사를 보면 국민의 85%가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고 72%는 수산물을 덜 먹겠다고 답했다. 이렇게 오염수에 대한 국민 목소리가 거의 절대적으로 반대한다”며 “민주당은 오늘 광화문에서 국민 서명운동을 시작한다. 오염수 방류를 저지해야 한다는 국민의 뜻을 바탕으로 반드시 국민의 뜻을 실천하도록 하겠다”고 밝혀 대국민 여론전도 공식화했다.

◆ 광화문으로 나온 민주당, 대국민서명운동 펼치며 여론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및 수산물 수입 반대 서명운동 발대식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및 수산물 수입 반대 서명운동 발대식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그후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일제히 서울 광화문 광장으로 나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및 수산물 수입 반대 국민서명운동 발대식’을 열면서 윤석열 정부를 향한 공격을 실행하고 나섰는데, 이재명 대표는 이 자리에서도 “우리 국민 밥상이 위협받고 대한민국 바다가 오염될 것이 뻔한 사실인데 왜 (정부·여당은) 반대한다는 말을 못하는 것인가”라고 쏘아붙이면서 “야당이 할 수 없이 다시 길거리 서명에 나서게 됐다”고 의미 부여를 했다.

더군다나 이 대표는 “‘방류할지도 모른다, 혹시 일본산,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유입됐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 때문에 이미 수산업 종사자, 횟집 식당들이 타격을 입었다”며 “또 일본산 수산물이 수입되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체 어떻게 하란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여 사실상 국민적 불안감을 더욱 고조시키려는 듯한 행동을 취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민주당이 나서겠다”며 “대한민국의 바다를 청정하게 지켜내고 수산업 종사자 여러분, 그리고 수산업 관련 산업들이 피해 입지 않도록 온 국민과 함께 싸울 것이다. 그래서 그 첫째 출발점으로 전 국민 서명운동에 돌입하게 됐는데, 함께 참여해 주시길 부탁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 대책위원회 위원장인 위성곤 의원도 “검증은 이제 시작이다”며 “시찰단과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공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철저히 검증하고, IAEA(국제원자력기구) 일반 안전지침 위반, 유엔 해양법 위반 등 국제법 위반 제소를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그는 시찰단의 행보에 대해서도 평가 절하하며 부정적 프레임 씌우기를 시도하고 나선 모습도 엿보였는데, 위 의원은 “후쿠시마 시찰단은 그저 유람단이었다. 일본 측이 보여주는대로, 들려주는대로 구경만 하고 온 것에 불과했다. 일본에 이용만 당한, 아니 가지만도 못한 시찰단이었다”고 깎아내렸다.

앞으로 민주당은 ‘원전 오염수’ 문제에 집중하여 대정부 투쟁를 이끌어 나갈 계획이었는데, 민주당은 다음 달 3일에는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서명운동을 진행하여 장외투쟁을 이어 나가고, 또 새롭게 꾸려진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저지 종합대책단’은 앞장서서 간담회 및 토론회 등을 개최하여 총공세를 펼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 민주당 행보가 못마땅한 국민의힘 “무책임해, 민주당의 입이 국민 위협”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 최고위원·관계자 의원들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 최고위원·관계자 의원들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반면 민주당의 행동이 정치 공세 성격이 짙기에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국민적 불안감을 고조시키며 정작 해결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는 야당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불편한 심기가 한가득해 보였다.

실제로 이날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에 대해 출국 전부터 관광단이니 견학단이니 평가절하하더니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정부가 원하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재를 뿌렸다”며 “그리고 공당으로 합리적 대책을 내놓지도 못하면서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말란 식의 무책임한 비난만 퍼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작 북한의 황해도 우라늄 공장에서 나오는 방사성 폐기물이 우리 서해를 오염시키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말도 못하고 있으니 혹세무민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며 “선동만 할 게 아니라 과학적 논거를 대면서 국민이 안심을 얻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거대 야당의 책임이 아니냐”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이 총장은 “민주당은 김남국 코인 파동에는 확인되지 않은 것을 진실인 양 부풀리고 있다고 항변하면서, 뒤돌아서서는 과학적 논거 없이 괴담을 만들어 내는 행태를 보여서 되겠느냐”고 꾸짖으면서 “지금 우리 국민을 가장 위협하고 있는 것은 민주당의 입이라는 걸 명심해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도 “민주당은 우리 과학자들이 현장에서 활동을 하는 동안에도 정부가 원하는 이야기만 할 것이라고 비난하는데, 민주당의 이런 발언들은 시찰단 활동과 상관없이 자신들은 계속 비난만 하겠다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당대표 사법리스크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김남국 코인 게이트 등 자신들을 향한 국민들의 공분을 후쿠시마 오염수로 돌리려는 시도에 불과하다. 민주당은 국민 공포를 정쟁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행태는 그만둬야 한다”고 직격했다.

뿐만 아니라 국회 외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석기 의원도 “민주당은 (시찰단의) 검증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공당 대표가 국민 공포감을 조장하는 발언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또 대통령 내외부터 그 물을 먼저 먹어보라는 상식도, 예의도 없는 막말을 해대는 민주당을 보면 이성을 잃은 것 같다”면서 “문재인 정부 때 외교부 장관은 국회에서 IAEA 기준에 맞는 적합성 절차에 따른다면 오염수 방출을 굳이 반대할 것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국민 안전이 걸린 문제도 내로남불인 것”이라고 지적해 사실상 여야가 극한 대결을 벌였다.

◆ 윤재옥 “적절한 시기에 보고할 것”, 그러나 여야 간 접점은 못 찾을 수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좌),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재명 민주당 대표(좌),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한편 시찰단의 시찰 결과와 관련해 윤재옥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찰단이 귀국하면 적절한 시기에 결과를 언론과 국민에게 보고하지 않겠는가”라면서 “형식은 시찰단을 국회에 불러서 할 것인지, 정부 차원에서 할 것인지 검토해 보겠다”고 말해 사실상 정부·여당도 나름 계획을 세워져 있다는 것을 짐작케 했다.

또한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TF’ 위원장인 성일종 의원도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하여 시찰단의 점검일정과 관련해 “우리가 꼭 가야 할 곳을 선정했고, 가서 회의를 하면서 그 외에 더 볼 것까지 아주 꼼꼼히 챙겨서 체크리스트대로 일정을 소화했다고 보면 된다”며 “특히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김홍석 박사를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에 파견해서 국제적으로 같이 검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야당에서는 이미 원전 오염수에 대해 답을 정해 놓고 투쟁에 돌입한 상황이기에 정부와 여당과 목표점이 다르기 때문에 어떠한 과학적 설명을 한다고 할지라도 야권과는 접점을 찾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관측해 사실상 여야의 정치권 상황은 앞으로 대립만 이어갈 상황에 놓여져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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