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와 전체주의 편 들면서 겉으로는 민주주의 운동가 행세하는 경우 많다”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507위의 유영(遺影)이 봉안된 유영봉안소 참배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3주년 4·19혁명 기념식에 앞서 유영봉안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3주년 4·19혁명 기념식에 앞서 유영봉안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제63회 4·19혁명 기념식에서 “지금 세계는 허위선동, 가짜뉴스, 협박, 폭력, 선동이 진실과 자유로운 여론 형성에 기반해야 하는 민주적 의사결정 시스템을 왜곡하고 위협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3주년 4·19혁명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거짓, 선동, 날조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은 독재와 전체주의 편을 들면서도 겉으로는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운동가 행세를 하는 경우를 세계 곳곳에서 저희는 많이 봐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거짓과 위장에 절대 속아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은 바로 우리 자유에 대한 위협”이라며 “우리가 피와 땀으로 지켜온 민주주의는 위기와 도전을 받고 있고, 독재와 폭력과 돈에 의한 매수로 도전 받을 수도 있다. 4·19 혁명 열사가 피로써 지켜낸 자유와 민주주의가 사기꾼에 의해 농락당해선 절대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달 29일 제2차 민주주의정상회의 당시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를 정면으로 부인하는 권위주의 세력들의 진영화에 더해 반지성주의로 대표되는 가짜민주주의가 전세계적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가짜뉴스가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한 자신의 발언을 재확인한 셈인데, 가짜뉴스 유포로 나라를 흔들고 북한 지령에 따라 활동해온 간첩 혐의로 적발된 일부 단체들의 행보를 겨냥한 메시지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전날 용산 대통령실 국무회의에선 최근 자신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으로 나오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를 의식한 듯 “표본 여론조사는 표본 설정 체계가 과학적이고 대표성이 객관적인지 제대로 공개돼야 한다. 나아가 질문 내용과 방식도 과학적이고 공정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결국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직격하기도 했는데, 잇따른 ‘가짜뉴스, 허위선동’ 등의 표현 역시 윤 대통령이 그 연장선상에서 내놓은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국제질서를 정면으로 부인하는 권위주의 세력들의 진영화’에 경각심을 띠는 윤 대통령의 발언도 19일(현지시간) 보도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를 살펴보면 확인할 수 있는데, 그간 러시아 침공으로 일어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인도적 지원이란 입장을 견지해온 바와 달리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학살, 심각한 전쟁법 위반과 같이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면 우리가 인도주의적 또는 재정적 지원만 주장하는 게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으며 북한에 대해서도 “쇼를 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은 열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고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무기를 개발 중이라고도 강조한 바 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이날 4·19 혁명과 관련해 “불의와 부정에 항거한 국민혁명이며 꽃다운 젊은 나이의 학생과 시민의 희생으로 대한민국은 자유와 꽃을 피우고 자유를 지키기 위한 민주주의의 초석을 놓을 수 있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해 횃불을 높이 들었던 학생과 시민의 위대한 희생과 용기에 경의를 표하며 머리 숙여 명복을 빈다”며 “4·19 혁명 정신은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이 됐고, 우리 정부는 어느 한 사람의 자유도 소홀히 취급돼선 안 된다는 4·19 정신이 국정 운영 뿐 아니라 국민 삶에도 깊이 스며들게 하겠다. 자유민주주의와 국격을 바로 세운 4·19 혁명 유공자들을 한 분 한 분 놓치지 않고 기록해 후세에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윤 정부는 이번에 이례적으로 4·19혁명이 전개된 지역의 학교 기록을 포함해 현지조사를 실시하여 이를 통해 공적이 확인된 31명에게 건국포장을 서훈했으며, 이날 기념식에서 윤 대통령은 이 중 5명에게 직접 건국포장증을 친수하는 등 4·19혁명과 관련해 각별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윤 대통령은 기념식에 앞서 국립4·19민주묘지에 안장된 507위의 유영(遺影)이 봉안된 유영봉안소를 찾아 참배하고 방명록을 작성하기도 했는데,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대통령이 기념식에 참석해 유영봉안소를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국을 위해 용기 있게 헌신하신 분들을 찾아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끝까지 기억하겠다고 기념사에서 밝힌 바 있고, 이에 따라 유영봉안소 참배가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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