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 불닭볶음면 패키지와 흡사한 ‘닛신의 뽖근묜’ 화제, 불닭 인기 인증
삼양식품 “불닭 인기 실감 사례, 부정경쟁 방지 고민 중이지만 쉽지 않아”

구독자수 46만7000명의 유튜버 박가네 영상캡쳐.  이 유튜버는 일본기업들이 한국제품을 베끼는 이유에 대해서 방송하며 주요 콘텐츠로 삼양식품과 일청식품 볶음면을 비교했다. ⓒ박가네 유튜브 캡쳐
구독자수 46만7000명의 유튜버 박가네 영상캡쳐. 이 유튜버는 일본기업들이 한국제품을 베끼는 이유에 대해서 방송하며 주요 콘텐츠로 삼양식품과 일청식품 볶음면을 비교했다. ⓒ박가네 유튜브 캡쳐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최근 세계최초 인스턴트라면 회사인 일본 기업 일청(닛신)식품에서 나온 제품이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제품과 패키징이 너무 비슷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일본식품을 베낀 사례는 많아도 일본식품이 베낀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또 삼양식품이 닛신식품에 라면 기술 요청에 거절한 과거 사례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7일 온라인커뮤니티와 SNS·유튜브 등에 따르면 일본 소매점에서 삼양식품 까르보 불닭볶음면과 흡사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고 인증하고 있다.

이 제품 패키지를 살펴보면 삼양식품 불닭볶음면과 정말로 유사하다. 패키지 중심엔 한국어로 볶음면이라고 쓰여 있고 그 위로 가타가나로 뽖근묜(ポックンミョン)이라고 적혀있다. 까르보 불닦볶음면의 패키지 색상인 분홍색보다 조금 연하지만 비슷한 색을 사용했다. 매운 레벨은 4단계이며 한국 스타일(한국풍) 달고매운까르보나라(우마카라까르보)라고 적혀있다. 또 쫄깃한(몾찌리)면이 좋아(죠아)라고 적혀있다. 또 손하트를 통해 한국 스타일인 것을 더 강조한다.

일청식품의 볶음면은 식품 구성요소가 불닭볶음면이랑 비슷하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하지만 일청식품의 UFO 브랜드 중 야키소바와 같은 볶음면 기술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스프에 매운맛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은 지난 2019년 일본 현지 법인인 삼양재팬을 설립해 현지 영업을 강화했다. 그 결과 작년 일본 매출은 21억 엔(209억7858만 원, 2023년 4월 7일 17시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1년과 비교해 26.9% 증가한 수치다. 삼양식품 성장은 불닭 브랜드 영향이 큰데 삼양재팬의 성장은 불닭볶음면의 지평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 이에 일본 1위 라면 기업이 불닭볶음면 패키지를 비슷하게 만든 미투 상품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닛신이 삼양식품 제품 패키지를 비슷하게 해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 식품업계에는 신선한 충격일 수밖에 없는게 일본 제품 미투 상품 논란은 있었지만 입장이 바뀐것은 드물다”라며 “오히려 이번 일은 삼양식품의 매출로만 확인되던 해외에서 인기가 오히려 인증된 셈이며 미투 상품이 확대될수록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식품은 위치가 공고해져 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본지와 통화에서 “우리 불닭볶음면이 널리 알려지고 인기가 많아졌다는 것을 실감한다”며 “동일한 상표를 쓰지 않았는데 부정경쟁 방지 등의 조치를 일본에서 취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는 있는데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닛신과 삼양식품의 악연은 삼양라면이 나오기 전부터 있었다. 삼양식품이 최초로 라면 생산을 위해 세계최초 인스턴트라면을 만든 일청식품에서 기술을 사려고 했지만 거절당했다. 삼양식품은 이후 일청식품의 라이벌인 명성(묘죠)식품으로 부터 무상 기술원조를 받았다. 전해진 바에 따르면 명성식품은 한국전쟁 후 어려운 사정을 알고 이를 돕기 위해 기술이전을 무상으로 해줬다. 이 덕에 삼양라면이 시작됐다. 삼양식품에 라면 제작기술을 무상으로 넘겼던 명성식품은 일청식품에게 지난 2006년 합병됐다. 일청식품은 지난 1985년 빙그레가 라면 사업에 진출할 때 기술 제휴 형태로 한국에 진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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