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을에 진보당 후보 당선, 울산남구는 민주당 후보 당선
4·5 재보궐 선거 결과에 고민 커진 국민의힘·민주당, 왜?
흔들리는 텃밭 표심에 여야 모두 비상등, 제3정당 언급까지

(왼쪽부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전주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강성희 진보당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 / 시사포커스DB(좌,우), ⓒ뉴시스(중간)
(왼쪽부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전주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강성희 진보당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 / 시사포커스DB(좌,우), ⓒ뉴시스(중간)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진보당 강성희 후보가 전주을 국회의원 4·5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되면서 21대 국회에 입성하게 되어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22대 총선을 일년 앞둔 상황에서 집권여당인 국민의힘과 제1의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자신들의 텃밭에서 낙선하거나 후보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급기야 투표율도 저조한 모습을 보여 위기감이 감돌았다.

◆ 4·5 재보궐 선거, 예상 못한 결과에 저조한 투표율까지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9곳의 4·5 재보궐 선거에서 보수의 텃밭인 울산 남구 기초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고 교육감 또한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당선되는 상황이 벌어졌으며, 민주당 텃밭인 전주에서도 친민주당 성향의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임정엽)가 아닌 진보당으로 출마한 후보가 전주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되어 미묘하고 수상한 민심의 변화가 감지됐다.

실제로 울산 남구 기초의원(나선거구)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가 1대1 상황을 맞붙었는데, 그 결과 민주당 최덕종 후보가 50.6%로 국민의힘 신상현 후보(49.39%)를 간소한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돼 국민의힘에 충격을 줬다.

그리고 전주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강성희 진보당 후보가 39.07%로 친민주당 성향의 무소속으로 출마한 임정엽 후보(32.11%)를 누르고 당선되어 민주당 측에서도 다소 놀라는 분위기라고 일각은 관측했다.

더군다나 이번 선거에서 민심의 변화로 읽히는 대목은 ‘저조한 투표율’이었는데, 실제로 전주을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에는 최종 투표율이 26.8%에 그쳤으며, 마찬가지로 울산 남구 기초의원 선거도 33.8%로 낮은 참여율을 보여 정치권을 향한 민심이 흔들리는 분위기라고 일각은 평가했다.

심지어 여론조사전문회사인 한국갤럽이 지난달 14∼16일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한 3월 3주차 정당지지도 조사 결과(무선 100% 전화면접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 따르면,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전라 지역의 민주당 지지율이 38%로 집계된 반면에 무당층 지지율이 39%로 나타난 바 있어 사실상 여야 모두가 자신들의 텃밭에서 민심이 출렁이는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 흔들리는 텃밭 표심에 민주당 광주·전남행, 국민의힘도 민심 체감?

그래서인지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6일 당지도부와 함께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전남 행보를 하고 나서 사실상 ‘텃밭 관리’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이 흘러 나왔는데, 더욱이 이날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낮은 참여율 속에 치러진 선거였지만, 그 속에 담긴 민의를 깊이 새겨 국민에게 더욱 다가가는 민주당이 되겠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목소리를 더욱 경청하고 응답하는 민주당이 되기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또한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로 전주을 국회의원 성적표에 다소 충격을 받은 모습이 역력해 보였는데, 이번 선거에 출마했던 김경민 국민의힘 후보는 전주을에서 득표율이 8%에 그쳐 그간 서진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초라한 보궐선거 성적표에 호남의 싸늘한 민심을 체감한 듯 했다.

게다가 국민의힘이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울산 남구 성적표인데, 울산 지역은 김기현 대표의 지역구이고 ‘친윤’(친윤석열)으로 분류되는 인사들도 많은 지역임을 감안할 때 국민의힘의 내년 총선에 사실상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라는 점을 직감케 했다.

◆ 울산남구 패배에 이준석 “심각한 상황, 강남도 안심 할 수 없어”

실제로 이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울산 남구 기초의원 선거에서 보수 후보가 패배한 결과와 관련해 “심각한 상황”이라고 평가하면서 당을 향해 “노선을 조속히 다시 정상화해서 심기일전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나선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투표율이 낮은 보궐선거에서 고령층 투표가 많아 보통 유리한데도 대선이나 지선 때보다 10% 가까이 득표율이 떨어졌다”며 “이는 뭔가 심각하게 잘못되고 있다는 의미인 것”이라고 직설적으로 지적했다.

더욱이 그는 “대통령 선거 기준으로 보면 울산 남구(58.43%, 이하 20대 대선 국민의힘 득표율)는 울산에서 제일 표가 잘 나오는 곳이기에, 울산 중구(57.37%)에 더해서 전통적으로 진보세가 강한 북구(47.13%), 동구(48.31%) 선거까지 내년에 초접전이 치러진다는 이야기인 것”이라며 사실상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던 지역에서 표심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더 나아가 이 전 대표는 창원·양산·부산의 일부 지역의 지난 대선 득표율을 나열하면서 “PK에서 울산보다 조금 더 당세가 낮게 잡히는 곳은 물론 현역 의원들의 개인기에 따라 변수가 많겠지만 (이런 흐름이라면 내년 총선에서) 초접전보다 더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는 이야기”라며 “PK에서 이런 심상치 않은 상황이면 수도권에서는 강남도 안심 못한다는 이야기이고, 수도권 나머지 지역구는 말할 것도 없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 전주을 선거에 충격 받은 천하람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

뿐만 아니라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이날 ‘고공행진’ 팀블로그를 통해 “최근에 있었던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5‧18 민주화운동 관련 발언, 이와 관련된 전광훈 목사의 호남 유권자 폄하 발언 등의 영향이 컸을 것”이라면서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은 호남 전역에서 진보당에도 밀리는, 집권 여당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를 얻게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더욱이 천 위원장은 “정부‧여당이 지역‧세대 확장보다는 기존 지지층 결집에 힘쓰고 있다는 인식도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이런 현실은 단지 호남에만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호남 출신 출향민이 많은 수도권‧충청권의 표심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재보궐선거 결과에 제3정당 출연 가능성 예측도 솔솔

급기야 정치권에서는 이번 재보궐선거의 결과를 두고 ‘제3당의 정당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기도 했는데, 실제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당 지도부의 잇단 실언 논란 상황을 언급하면서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지도부도 오래 못 가고 단명할 것 같다”며 “총선 때 제3의 정당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하면서 우려를 표했다.

특히 하 의원은 국민의힘을 놓고는 “지역구에 가면 ‘어떻게 네 당은 이재명보다 못하냐, 진짜 한심해 죽겠다’(고 말한다)”면서 “국민의힘이 5·18 폄하 정당, 4·3 폄하 정당이 돼버리고 황당하고 수준 낮은 정당으로 비춰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민주당을 두고서는 이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로 일본으로 간 행보에 대해 “(민주당이) 일본 가는 행태는 극우적 행태다. 혐일·반일을 조장하는 행태다. 일본 극우랑 똑같다”며 “일본에서 가장 극우적 정치인이 가장 선호하는 행보가 독도 방문이다. (일본 의원들이) 독도에 오려고 시도를 하고, 입국이 제지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혀서 일본에 나가면 ‘싸움을 잘했다’고 인기가 올라간다”고 지적해 사실상 중도층의 민심과 동떨어진 행동을 에둘러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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