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마군포 엔진시험장 화염 분출 흔적 뚜렷”...위성사진분석
29일 오전부터 30일 오전 사이 어느 시점으로 추정
작년 12월 15일 이후 두 번째 시험

북한 조선중앙TV는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고출력 로켓엔진 시험에 성공했다고 지난해 12월16일 보도했다. 사진은 전날인 15일 오전 북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으로 보이는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를 시험하는 모습.(사진 / 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고출력 로켓엔진 시험에 성공했다고 지난해 12월16일 보도했다. 사진은 전날인 15일 오전 북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으로 보이는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를 시험하는 모습.(사진 / 뉴시스)

북한이 또 고체연료 엔진 시험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

북한이 44일 만에 또 다른 고체연료 엔진을 시험하면서 고체연료용 발사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체연료 엔진시험은 미국이 주목하는 일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의소리(VOA)는 오늘(31일) 북한이 하루 이틀 전에 함경남도 마군포 엔진시험장에서 고체연료 엔진 시험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에서 로켓 엔진 시험이 이뤄진 시점은 한반도 시각 어제(30일) 전후로 추정했다. 29일 오전부터 30일 오전 사이라는 설명이다.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가 30일 공개한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는 북한 함경남도 마군포 엔진시험장 내 시험대 바로 옆 들판이 검게 그을려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을린 흔적은 엔진 시험대 끝부분에서 시작돼 기다란 나팔 모양으로 뻗어있으며, 그 길이만 120m에 이르고, 특히 눈 덮인 다른 지대와 달리 유독 이곳만 검게 그을렸고 흙바닥이 드러난 점으로 볼 때 현장에서 강력한 화염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VOA는 “마군포 엔진시험장의 시험대는 수평 구조로 설치돼 화염이 아래쪽이 아니라 동쪽으로 뻗어나가게 돼 있다. 엔진 시험이 실시된 정확한 시간은 파악할 수 없다”고 전했다.

다만 29일 오전 10시 53분에 촬영된 위성사진에서 볼 수 없던 그을린 흔적이 30일 오전 9시 3분 촬영된 위성사진에 나타난 것으로 볼 때 29일 오전부터 30일 오전 사이 어느 시점 연소 시험이 실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번 시험 정황을 포착한 데이비드 슈멀러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은 3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지표면이 눈에 덮여 있어 운 좋게도 엔진 시험 정황을 포착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슈멀러 연구원은 “북한 동해안 흥남 바로 옆 마군포에 북한의 주요 고체연료 시험장이 들어서 있다”며 “마군포는 북한 화학 공업의 중심지로 로켓용 고체연료도 생산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고체연료가 생산되는 마군포에서 엔진시험도 실시된 것이라는 진단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15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내 새 엔진 시험대에서 고체연료를 사용한 ‘고출력 로켓 엔진’ 시험을 실시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고체연료 엔진 시험으로는 이로부터 약 한 달 반 만에 추가 시험이 실시된 것이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닉 한센 미 스탠포드대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3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5년까지 고체연료 기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지시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김정은은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로켓과 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원한다”면서 “발사 준비 시간을 대폭 단축시킬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여 보도했다.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우주개발(위성) 발사 프로그램에 고체연료를 사용한 적은 없어 이번 시험을 미사일 프로그램용으로 본다”면서도 고체연료 기술은 두 프로그램 모두에서 활용 가능한 만큼 “위성발사용 로켓 추진체 개발이 목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공개한 신년사 성격의 노동당 전원회의 보고에서 ‘새로운 ICBM 개발’을 강조했는데, 이는 고체연료 기반의 신형 ICBM을 개발하겠다는 뜻으로 보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북한연구센터장은 지난 2일 당시, 북한의 ‘2023년도 핵무력 및 국방발전의 변혁적 전략’을 평가하면서 “미국은 북한이 대량생산할 전술핵무기가 미국 본토보다는 남한을 겨냥한다고 판단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고체연료를 이용한 북한의 ICBM 시험발사에만 주목할 수 있다”며, 반면에 “한국은 북한의 ICBM 시험발사보다 전술핵무기 대량생산과 실전배치에 더욱 큰 위협을 느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우리 군(軍)도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국내 기술로 개발한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 군의 성공 발표 다음날에 북한은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해 맞대응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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