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실수이지 진전의 실수는 아니다”
“한국 방위를 증진하기 위한 전술, 기술, 절차를 모색할 것”
“정치인들이 핵 역량과 핵 관계를 더 잘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응징보다는 방어를 논의해야 한다”
합참, 핵·WMD대응본부 창설

1월 2일 개최된 합참 핵·WMD대응본부 창설식에서 김승겸(왼쪽 둘째) 합참의장과 박후성(오른쪽 둘째) 초대 본부장 등 주요 참석자들이 현판을 제막한 뒤 박수치고 있다. (사진 / 합참뉴스)
1월 2일 개최된 합참 핵·WMD대응본부 창설식에서 김승겸(왼쪽 둘째) 합참의장과 박후성(오른쪽 둘째) 초대 본부장 등 주요 참석자들이 현판을 제막한 뒤 박수치고 있다. (사진 / 합참뉴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9.19 남북 군사합의와 관련해, 합의 자체를 폐기하기보다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 ‘비례적 운용’이 더 효과적이라고 제안했다.

한-미 양국 군은 억지와 방어를 증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다고 했다.

미국의소리(VOA)는 7일(현지시간) 마크 토콜라 한미경제연구소 부소장과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의 대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한-미 핵전력 공동기획과 연습’ 구상에 대해선 양국이 이미 구체화하고 있는 합동 작전의 일부”라며, “핵 사용의 최종 결정권자는 미국 대통령인 만큼 ‘핵공유’ 개념을 적용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며 9.19합의에 대해 이같이 보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보복하고 응징하라고 했고, 대통령실은 확전도 각오한다고 밝혔는데, 이런 강경책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킨다는 주장에 대해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어느 쪽이든 발언을 조심해야 한다. 한국은 공격받을 경우 그 시점과 장소에서 비례적인 힘으로 대응하며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다”며 “응징이라기보다는 한국을 방어한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우리는 응징보다는 방어를 논의해야 한다. 한국은 김정은의 적대적 행동에 대응해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하며 북한의 강한 공격은 자살행위라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검토에 대해 토콜라 부소장은 “효력을 정지할 만한 두 가지 경우가 있다. 첫째는 윤 대통령 말처럼 북한이 어떤 행동에 나설 경우 효력을 정지하는 것이다. 둘째, 한국이 9.19 군사합의에 위배되는 어떤 행동을 하고자 할 때인데 지금은 합의를 그대로 두는 게 한국에 낫다”고 말했다. 이어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윤 대통령이 9.19 군사합의를 폐기하지 말아야 한다는데 토콜라 부소장과 같은 생각이다. 다만 9.19 합의 일부의 효력은 정지해야 한다”며 그 예로 “DMZ를 따라 설정된 비행금지구역, 최전방 부대의 실사격 훈련 금지”등에 대한 효력 정지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미국과 핵전력 공동기획과 공동연습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토콜라 부소장은 “용어의 차이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말(NO)도 맞다. 어떠한 ‘공동 핵 연습’도 하지 않을 것”이지만 “이미 회의를 시작한 확장억제전략협의체가 공동 기획과 토의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미국과 한국은 더 폭넓은 억제력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핵 기획은 그 일부가 될 것”이라며 “언어의 실수이지 진전의 실수는 아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 과거와 다른 새로운 것 즉 핵 기획, 훈련, 실행에 더욱 참여하길 바라는 문제에 대해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확장억제전략협의체 회의가 다루는 부분이다. 미한 안보협의회의의 결과를 보면 그런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미 합의된 사항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는 용어를 신중히 사용해야 한다. 양국 군은 억지와 방어를 증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다. 또한 한국 방위를 증진하기 위한 전술, 기술, 절차를 모색할 것”이라 부연했다.

현실적으로 영국 총리와 나토 핵계획그룹 정상들은 핵무기를 영토 안에 두는 부담은 있지만 독자적으로 사용할 순 없다. 핵공유는 바로 이런 것이지만 핵무기 사용 결정은 영원히 미국에 있다는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사람들이 말하기 꺼리는 문제는 한국이 핵무기 사용 결정에 참여하는 것이다. 한국인들도 핵무기에 접근하길 원한다”고 분석하면서도 “정치인들이 핵 역량과 핵 관계를 더 잘 이해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편 북한 핵·미사일 억제 및 대응능력에 가속 페달을 밟은 우리 군의 여정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 합동참모본부는 2일 김승겸 합참의장 주관으로 “핵·WMD(대량살상무기)대응본부” 창설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임무 수행에 들어갔다고 4일 밝혔다.

핵·WMD대응본부 창설은 날로 고도화하는 북한 위협에 대한 억제·대응 능력과 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기존 전략기획본부 예하 핵·WMD대응센터에 정보·작전·전력·전투발전 기능을 추가·확대해 별도의 본부로 탄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