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치열해지는 국민의힘 당권경쟁, 신경전 치열
김기현, 수도권 당심 확보 위해 외연 확장 나서
나경원·유승민, 당대표 출마 여부 놓고 극고심
유승민 "요즘 연대가 유행인데, 저는 생각 없어"
윤상현, '수도권 비판' 김기현에 "내로남불 연대"
황교안도 가세 "대표 되면 험지 어디든 나갈 것"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국민의힘 당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김기현 의원, 권성동 의원, 황교안 전 대표, 윤상현 의원, 조경태 의원,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국민의힘 당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김기현 의원, 권성동 의원, 황교안 전 대표, 윤상현 의원, 조경태 의원,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3·8 전당대회가 '당원 투표 100%' 경선룰로 확정되자 당권주자들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당권경쟁의 구도가 출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대 출마 여부와 상관없이 여론조사 상에서 당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인사들의 지지율과 연대론 등의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각종 변수들이 제기되기 되어 사실상 혼전세를 보이며 당권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 국힘 지지층에 지지율 높은 나경원, 출마 여부 놓고 극 고심 왜?

먼저 각 당권주자들의 경쟁력과 선거 판세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대체적으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나경원 부위원장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가장 많은 지지율을 높이며 우세한 유리한 지형을 형성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나 부위원장은 오는 3월 8일에 열리는 전당대회의 출마 여부를 결정짓지 못하는 모양새였다.

나 부위원장은 지난해 10월 장관급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데 이어 기후환경대사까지 맡게 되면서 사실상 굵직한 국가직 자리를 꾀차고 있는 상황인데, 나 부위원장 입장에서는 당권 도전을 위해 두 자리를 모두 내려 놓게 될 경우 '책임감' 논란에 휩싸여 자칫 잘못하다가는 경쟁주자들이 '무책임하다'는 공격을 시도하게 되면 되려 당심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위험도 있다는 일각의 분석도 관측됐다.

그래서인지 나 부위원장은 차기 당대표 선호도(적합도) 여론조사에서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뜻 나서지 못하고 깊은 고민을 이어가며 나올듯 말듯 애매모호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는데,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4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하여 나 부위원장의 전대 출마 여부에 대해 "(나 부위원장은 전대에 출마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겠지만, (실제 출마할지 말지는 지금 상황에서는) 반반으로 본다"고 예측해 사실상 나 부위원장의 당권 도전에 대한 내적 갈등이 상당할 것임을 짐작케 했다.

◆ 김재원 "나경원 출마 하려면 尹과 상의하는 절차 필요...유승민은 출마 힘들 것" 

특히 김 전 최고위원은 "지금 그분(나경원)은 전 의원이나 전 원내대표가 아니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아니냐"며 "그렇기 때문에 출마를 결정한다고 하더라도 비상근직이니 직책을 갖고 출마할 건지 등에 대해 임명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어떤 형태로든 말씀을 드리는 절차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상황을 짚었다.

더욱이 그는 "(나 부위원장은 책임감을 가지고 계신 분으로) 자신의 직책에 대해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하는 분"이라면서 "(집권여당의 당대표를 맡게 되면 다른 한쪽은 소홀해질 수밖에 없음을 알고 있기에 당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서도) 그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국가 정책을 운영하고 있는 윤 대통령의 입장에서도 나 부위원장의 겸직을 허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아울러 김 전 최고위원은 '반윤'(반윤석열) 구도로 당내 '비윤'(비윤석열)의 지지세를 확보해 놓은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유 전 의원이 스스로 당선권에서 멀어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우리 당 하태경 의원도 유 전 의원이 결선투표에도 못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느냐"며 사실상 출마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 당내 '비윤' 지지세력  끌어 모은 유승민, 연대 행보에 비판 "스스로 빛나야"

다만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하여 "저와 같이 정치의 뜻을 같이하는 분들한테도 물어보고 또 정치와 상관이 없는 그런 분들, 저를 걱정해 주시는 분들한테도 의견을 물어보고 있는데, 굳이 따지자면 출마하라는 의견이 많다"면서도 "그런데 민주당에 계신 분들이 제가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제일 세게 내는 것 같다. 그래서 다른 의도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제가 그렇게 귀담아 듣지는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유 전 의원도 마찬가지로 출마 여부를 놓고 아직 저울질 중에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요새 연대가 유행인데 제가 트렌디하지 않은 지 모르겠지만 저는 생각이 없다. 정치인은 왜 정치를 하는지, 스스로 빛을 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발광체가 돼야 한다"며 "어떤 윤핵관을 보니까 '윤심이 민심'이라 그러고, 또 어떤 윤핵관은 '우리 모두는 윤석열을 위해 존재한다'고 얘기하는데, 누구 이름을 팔거나, 혹은 누구하고 생각이 다른데 손을 잡고 이럴 필요는 없는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당권 경쟁을 위해 '연대론' 등으로 득을 볼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즉, 출마를 결심하게 된다면 다른 후보군들과는 연대할 의사가 없음을 표명한 셈이다.

또한 유 전 의원은 전대룰이 '당원 투표 100%'로 변경된 것에 대해 "유승민 방지법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사실 전당대회 룰 자체는 아무런 변수가 아니다"고 잘라 말하면서도 "국민의힘이 품격은 커녕 스스로 고립을 자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도층, 무당층을 마음을 얻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자꾸 밀어내고 있는 것 같은데, 우리끼리 성 안에서, 동굴 안에서 (있으면 고립되기에) 밖에 나가서 신선한 공기도 쐬고 산소도 들이켜야 정당이 살아난다"고 사실상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주기도 했다.

◆ 윤상현-안철수 수도권 연대에 김기현, 수도권 의원들과 손 잡으며 외연 확장

한편 '친윤'(친윤석열) 구도에서 '윤심'을 앞세우고 나선 김기현 의원은 최근 '연대론'을 띄우며 자신의 지지세력을 확장하고 나섰는데, 우선은 윤핵관으로 알려진 장제원 의원과 손을 잡으며 '김장 연대'로 관심을 집중시켰으며, 더욱이 김 의원은 나경원 부위원장의 불출마 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 최근에는 '김나 연대'까지 띄우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실제로 김 의원은 자신의 당대표 출마 선언에서도 "나 부위원장은 당의 소중한 자산이다"고 말해 사실상 선제적인 포섭 전략을 꾀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심지어 김 의원은 당권 경쟁 상대인 안철수 의원과 윤상현 의원이 '당대표 수도권 총선 출마론'을 띄우며 공격을 가해 오고 급기야 수도권 연대론의 움직임까지 보이자 이에 질세라 수도권의 외연 확대를 위한 수도권 의원들과 연대하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나섰다.

실제로 김 의원은 이날 서울 종로구가 지역구인 최재형 의원을 힘을 합치며 수도권 당심 잡기에 나섰는데, 김 의원은 이날 최재형 종로 사무소에서 열린 종로구 당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총선은 싸워서 이겨 본 사람이 맡아야 한다"며 "김기현이 대표가 돼야 당이 중심을 잡고 대통령과 하나가 돼 정부 성공을 이끌 수 있다"고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더 나아가 김 의원은 차기 당대표의 수도권 험지 출마를 주장하며 공세를 하고 있는 윤상현 의원에게 보란 듯이 "국민들은 당대표가 수도권에 출마하는지 안 하는지 아무도 관심 없다. (국민들과 당원들은) 당대표가 수도권에 출마하는지 안 하는 지가 중요한 게 아니고 당대표로 뽑아 놓은 그 당을 잘 이끌어나갈 것이냐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수도권 험지 출마 주장은) 동쪽에서 아프다고 하는데 서쪽에 가서 해결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아주 엉뚱하고 황당한, 한가한 소리인 것이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최재형 의원도 이날 "김 의원과 저는 개인적으로는 대학 다닐 때부터 친분이 있었던 사이"라고 당원들에게 알리면서 "(김 의원은) 원내대표로서 맹활약했고, 대선 지선 승리를 이끈, 원내 사령탑으로 탁월한 지도력을 보여준 의원이다. 그리고 김 의원은 지난 보궐 선거 때 국민의힘이 10여년 만에 종로를 탈환한 격전장에서 선거 유세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종로 지역을 직접 찾아줘서 승리에 큰 힘을 보내줬다"고 극찬했다.

뿐만 아니라 김 의원은 오는 5일에는 배현진 의원이 지역구인 서울 송파구로 넘어가 친윤계 공부 모임인 '국민공감'의 특강 연사로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며 사실상 수도권 당원들의 당심 확보에 애쓰는 모습을 보여줬다.

◆ 윤상현, 김기현 향해 "안철수 험지로 등 떠밀고선...내로남불도 연대인가" 비판

반면 윤상현 의원은 자신을 향해 비판을 한 김기현 의원을 향해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내로남불도 연대하시는 거냐"고 반격에 나서면서 "(김 의원이) 정권교체를 위해 단일화에 앞장섰던 안철수 의원에게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라고 공개적으로 등을 떠민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의원은 "안 의원이 정부 출범 밑그림을 그린 인수위원장이라는 이유로 험지 출마를 요구하신 분이 당대표로서 선거 판 자체를 바꿀 결기를 보이라는 요구에는 왜 회피로 일관하시느냐"며 "김기현 의원과 장제원 의원의 '수도권 출마 요구'는 때와 사람을 가리는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 조용했던 황교안도 참전 "당대표 된다면 험지 어디든 나갈 것...이젠 절대 안져" 

한편 당권주자로 거론되면서도 그간 잠잠해 있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요즘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자들끼리 '당대표의 수도권 출마론' 운운하며 연일 날을 세우고 있는데, 제가 당대표가 된다면 서울이든 경기도든 어디든 험지에 나갈 것"이라고 밝히면서 사실상 당권 경쟁에 뛰어 들었다.

특히 황 전 총리는 "이전에 안됐으니 이번에도 안된다고 말하는 건 도전정신이 없는 것"이라며 "이제는 다시 나가도 절대 지지 않는다. 험지로 나가서 해보니 무엇이 문제점인지 확실히 알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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