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당권경쟁, 더 치열해진 당권주자들 신경전
반윤 행보 보이던 유승민, 당심 전대률에 태세 전환 나서
윤상현·안철수, '차기 당대표 수도권 험지 출마론' 언급
당권주자들, 尹 신년인사회 참석 후 TK행보 'TK잡기' 경쟁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국민의힘 당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주호영 원내대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김기현 의원, 권성동 의원, 윤상현 의원, 조경태 의원,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국민의힘 당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주호영 원내대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김기현 의원, 권성동 의원, 윤상현 의원, 조경태 의원,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차기 집권여당의 지도부를 선출하는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두 달 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권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으로 흘러가는 분위기가 엿보이는 가운데 전대에 출마하는 당권주자들도 자신의 승리를 위한 선거전략을 꾀하며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 비윤 표심 결집 시도 유승민 "尹에 가장 보완적인 당대표는 저밖에 없어"

먼저 그간 관심이 집중됐던 유승민 전 의원은 '당원 투표 100%' 전대룰이 결정되면서 차기 당대표 선거에 빨간불이 켜진 모습을 보이며 당권에 도전할지 말지를 고민하는 분위기가 감지됐지만, 그러면서도 유 전 의원은 지금껏 '반윤'(반윤석열) 구도로서 당내 '비윤' 표심을 집결시키고자 하는 전략을 꾀했는데 이날도 그는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하여 "윤석열 대통령과 가장 보완적인 당 대표가 누구겠느냐. 보수층의 지지를 보완해서 플러스가 되는 당대표가 누구겠느냐"며 "저는 저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호소하고 나섰다.

이어 유 전 의원은 "(오는 2024년에 열리는 차기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현재 중도층,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연령으로는 20대, 40~50대 젊은층에서 지지받는 사람이 가장 대통령한테 보완적이다"며 "(윤 대통령의) '예스맨'이나 '윤핵관'이 당대표가 되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도 거기서 플러스 알파가 전혀 안 되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아울러 그는 '당원 투표 100%' 전대룰에 대해 "유승민 방지법이라고 하더라"면서 "저를 떨어뜨리기 위해 전대룰을 하는 건 좋다.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런데 대통령 1인이 독재하는 사당화가 되는 건 정말 안 좋은 것이다. 그것은 정권 성공으로 귀결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유 전 의원은 "(일각에서) 우리 당의 극우화, 꼴보수당이 되는데 대해서 걱정이 많다. 전당대회 룰 고치면서 우리끼리 체육관 선거 비슷하게 하고, 당 전체가 국민들 보시기엔 너무 오른쪽으로 극우되는 거 아니냐 하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전당대회 나오는 사람들 보시라. 국민들께서 저 사람은 너무 보수적이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 않는가. 영부인 팬클럽 전 회장 이런 분들 잔뜩 나오지 않느냐. 과거 보수 정당 역사에 그런 분들이 출마한 적이 없는데, 그런 분들의 출마가 얼마나 우리가 극우화 꼴보수화 되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고 지적하며 자신을 향한 지지를 호소했다.

◆ 장예찬, '반윤' 유승민 겨냥 "분탕질의 정치 행적 이어와...비주류병 고쳐야 기회 생겨"

다만 유 전 의원에 대한 당내 지지 여론은 다소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는데, 실제로 이날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 전 의원을 향해 "예스맨으로 당을 채워서 망한 경험이 많은 게 아니다"며 "(유 전 의원은) 분탕질의 정치 행적을 이어왔다. 이명박 정부 때는 친박이라고 분탕질, 박근혜 정부 때는 비박이라고 분탕질, 윤석열 정부 때는 반윤이라고 분탕질한 것이 유 전 의원의 정치 행적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장 이사장은 "한 번이면 몰라도 세 번의 보수 정부 내내 반대파만 했다면 그 사람에게 문제가 있는 것 아닐까 싶다. 아니면 정치할 정당을 잘못 찾은 것 같다"라면서 "(유 전 의원은) 단 한번도 정부의 성공을 위해 헌신하지 않았는데 무슨 염치로 당원들을 만날 수 있겠느냐"고 반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제일 잘나고 똑똑해서 하나로 뭉치지 못하는 보수 진영의 고질병 때문에 당이 망하고 정부도 어려워졌던 것"이라며 "내부총질과 분탕질을 소신으로 포장하는 비주류병을 고치지 않으면 유 전 의원에게 돌아올 기회는 없다. 지금이라도 과거를 돌아보고 낮은 자세로 당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길 권하다"고 부연했다.

더나아가 장 이사장은 "보수 진영에 똑똑한 사람은 너무 많아서 문제"라면서 "그런데 (더 큰 문제는) 헌신하고 앞장서 싸우는 사람은 없다는 게 우리 당원들의 목소리인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 비윤 표심 먼저 잡은 유승민, 당심 경쟁에 태세 전환 시도? "尹 중대선거구제, 환영해"

그래서인지 그간 반윤 모드로 윤 대통령을 비판만 해오던 유 전 의원은 돌연 태도의 변화를 보여주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안한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대해 긍정 의사를 표명한 윤 대통령을 향해 "적극 환영한다"며 "이를 계기로 우리 국회가 선거제도 개편에 나서기를 기대한다.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꾸면, 우리 정치가 더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지역과 이념의 대립구도를 넘어 보수도 호남에서 진보도 영남에서 국민을 대변하고,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가 가능해질 것이다"고 극찬했다.  

이어 유 전 의원은 "우리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는 정치가 양 극단으로 치닫고 적대적 대결에 매몰되어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국민들께 희망을 드리지 못하는 것이었다"며 "대통령과 국회의장의 제안을 환영하며, 여와 야가 기득권을 버리고 선거제도 개혁에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거듭 옹호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일각에서는 '당심'을 얻기 위한 유 전 의원의 태세 전환인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즉, 비윤의 표심을 확보한 유 전 의원은 이제부터 당심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구사해야 하기에 윤 대통령에게 대립각만 세워서는 안된다는 점을 간파하여 '당심 잡기' 전략을 꾀하고 나섰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 친윤 주자들, 尹 신년인사회 참석 후 TK 행보...너도 나도 '원조 TK·모태 TK' 호소

반면 '친윤' 구도로 '윤심' 호소에 나섰던 주자들은 일제히 이날 윤석열 대통령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뒤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TK)으로 향했는데, 대구의 국민의힘 경북도당 강당에서 열린 '2023년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는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부위원장을 비롯해 권성동·안철수·윤상현 의원 등이 참석했다. 다만 '친윤 후보'임을 강조했던 김기현 의원은 앞서 잡힌 방송 일정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했으며, 조경태 의원도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시당 신년교례회에 참석이 예정되어 있어 불참을 통보했다.

이날 '윤핵관'으로 불려 왔던 권성동 의원은 "우리 대구·경북 현안이 신공항을 만드는 건데 주호영 원내대표가 대표발의했고 제가 원내대표 시절에 저도 공동 발의했다. 제가 원조 TK"면서 "윤석열 대통령께서 가장 마음을 빚 진 곳이 대구·경북이라고 했다. 그래서 TK 발전을 위해 윤 정부가 나설 것이라고 확신한다. 끝까지 밀어줘서 윤석열 정부 국정 지지도가 60%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TK가 큰 역할을 해달라. 그러면 총선은 틀림없이 승리한다"고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자 나경원 부위원장은 "권성동 의원이 (자신을) '원조 TK'라고 하던데, 저는 '모태 TK'다. 저희 어머님이 저를 가지셨을 때 저희 아버님이 대구비행장에서 근무하셨다. 그래서 제가 모태 TK가 맞지 않느냐"고 피력하면서 "대선은 끝났지만 정권 교체는 완성되지 않았다. 내년 총선 승리가 정권 교체의 완성이다.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당정은 혼연일체가 돼야 한다. 저는 대구·경북 당원동지 여러분이 더 이상 손해보지 않도록 함께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윤상현 의원도 "제 어머니 고향이 보수의 심장 TK라는 데 항상 자부심을 느낀다"며 "다만 우리가 싸움할 때 심장이 싸우느냐. 손과 발, 팔다리가 싸우지 않느냐. 그렇다면 손과 발과 팔과 다리 역할을 하는 곳이 어디인가. 수도권이다. 그래서 제가 수도권의 중요성을 말씀드려 왔다"고 설명하며 지지해 줄 것을 촉구했다.

마찬가지로 안철수 의원도 지난 2020년 대구 동산병원에서 코로나19 의료 봉사를 했던 것을 언급하면서 "제 수술복이 흠뻑 젖도록 열심히 대구 시민과 함께 노력한 결과 우리가 코로나 1차 대란 물리칠 수 있었다"고 강조하면서 "2020년은 코로나보다 더 한 문재인 체제였다. 그 때 도저히 정권교체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을 때 저는 제 몸 던져서 서울시장 선거를 이기고 윤석열 대통령과 단일화를 통해 정권을 교체했다. 그리고 아직 대선은 끝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이다"고 외치며 지지해 줄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 윤상현·안철수, 당대표 수도권 험지 출마론 띄워...주호영 "함부로 옮기면 안돼" 차단 

다만 윤상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은 이날 자신들의 강점인 수도권 경쟁력을 부각시키기 위해 '당대표 수도권 출마론'을 띄우고 나서 눈길을 끌었는데, 먼저 인천 동·미추홀을이 지역구인 윤상현 의원이 '당 대표 후보들이 험지인 수도권 출마를 공동으로 선언하자'고 외쳤고, 이에 경기 성남 분당갑 지역구인 안철수 의원이 힘을 보태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주호영 원내대표가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하여 당대표 후보의 수도권 험지 출마론에 대해 "전략적으로 꼭 필요하면 몇 군데는 어떤 전략적 선택을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의원들이 함부로 지역구를 옮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그리고 선거를 불과 1년 앞두고 지역구를 옮겨서 하는 것은 선거구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고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또한 김기현 의원도 이날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하여 윤상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띄운 '차기 당대표의 수도권 출마'에 대해 "수도권 출마하고 안 하고는 지금 중요한 게 아니다"며 "총선을 이기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지 소소하게 수도권 출마로 이기니 지니 하는 것은 참 한가한 얘기인 것"이라고 견제구를 던졌다.

이어 김 의원은 "(안 의원은) 지지율이나 정책이 후퇴하는 기미를 보이는 게 본인에게 위기 상황일 수도 있겠다는 판단을 할 거라고 짐작한다. (그리고 윤 의원은) 본인이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을 것 같아 보인다"고 지적하면서 "어대현이다. 어차피 대표는 김기현이다. 많은 분이 김기현의 진가를 평가하고 있다. (저의 부족한) 인지도는 남은 한 두 달 정도 기간 중에 다 극복될 것이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 당심 전대룰에 당권주자 차기 당대표 선호도 여론조사 지형 변화 생겨

한편 전날(1일) 발표된 SBS가 의뢰한 넥스트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은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24.9%로 가장 많이 지지하고 있었으며, 그 다음으로는 안철수 의원 20.3%, 김기현 의원 9.4%, 유승민 전 의원 7.9%, 황교안 전 대표 4.6%, 권성동 의원 3.8%, 윤상현 의원 1.7%, 조경태 의원 0.6% 순으로 기록됐다. 이밖에 '지지후보 없음'은 14.8%였는데, 해당 조사는 지난달 30일~31일 양일간 전국 성인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아울러 마찬가지로 지난달 30일~31일 양일간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경향신문이 의뢰한 메트릭스의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층의 차기 당대표 선호도에서 나경원 부위원장이 22.7%, 안철수 의원 14.8%, 김기현 의원 11.1%, 유승민 전 의원 10.6%, 주호영 원내대표 7.2%, 황교안 전 대표 4.5%, 권성동 의원 2.0%, 윤상현 의원 1.9%, 조경태 의원 0.9% 순이었고, '지지후보 없음'은 16.2%였다. 

또한 MBC의 의뢰로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지난달 28일~29일 양일간 전국 성인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층(409명)의 차기 당대표 선호도에서도 나경원 부위원장이 21.4%, 안철수 의원 18%, 김기현 의원 12.8%, 유승민 전 의원 10.4%, 주호영 의원 7.9%, 황교안 전 대표 3.6%, 권성동 의원 1.8%, 조경태 의원 0.9%, 윤상현 의원 0.5% 순이었고, '기타후보 및 지지후보 없음·모름'은 22.6%였다.

넥스트리서치의 조사 방식은 무선(87%)과 유선(13%)을 병행한 전화 면접 조사였고, 메트릭스와 코리아리서치의 조사 방식은 무선 100%의 전화 면접 조사였다. 그리고 모든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였으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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