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보존단체 대표들, 강원도 경제부지사-중도개발공사 대표와 연쇄 면담
강원도와 멀린사의 레고랜드 계약은 노예계약...“가처분 신청하겠다”
“중도유적지 전체를 국가 사적지로 지정하라”

지난달 29일 강원도 정광열 강원도 경제부지사(왼쪽줄 세번째)를 면담하고 있는 중도유적보존단체  정철, 이천동, 오정규, 이정희 대표(오른쪽 줄 앞에서부터). 
지난달 29일 강원도 정광열 강원도 경제부지사(왼쪽줄 세번째)를 면담하고 있는 중도유적보존단체  정철, 이천동, 오정규, 이정희 대표(오른쪽 줄 앞에서부터). 

춘천 중도 레고랜드 놀이터가 100년간 무상임대된 것이 확인되었다.

레고랜드 관련 MDA(총괄개발협약)는 주권을 침해하는 노예계약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춘천 중도유적 보존단체 대표자들(이하 중도 대표)이 지난달 29일 오후 2시 강원도청 제2청사 투자유치과 회의실에서 정광열 경제부지사 및 관계 공무원들과의 면담에서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1일 공개했다.

중도유적 지킴이 역할을 10여 년 해온 중도 대표들은 정광열 강원도 경제부지사를 면담한데 이어 김준우 중도개발공사 대표이사와도 연쇄 면담을 가졌다.

이날 중도대표들이 강하게 문제 제기를 한 것은 ‘총괄개발협약’(MDA)건이다.

2012년에 설립된 엘엘개발은 강원도 90억, 멀린사 50억 투자등 총 200억 자본금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총 사업비 예상액이 5000억이었는데, 부족한 사업비를 마련하기 위해 주변 중도 땅을 팔아 충당하고, 그것도 모자라 강원도가 지급보증을 서고 엘엘개발이 205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 2050억원이 지금까지 문제가 되고 있다.

당시 장기 표류하던 레고랜드(Legoland) 사업이 2018년에 들어 새로운 변화를 맞이했다. 5월14일 ‘레고랜드코리아상생협력합의서’를 체결했다. 처음에 레고랜드 운영권만 맡았던 멀린사가 간접투자에서 1천억 직접투자로 바꾸는 대신에 엘엘개발은 시공에서 손을 뗐고,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들어왔다.

그해 12월, 강원도는 강원도 의회에 멀린에 대해 면책(免責)을 해주고, 사업 시행주체를 엘엘개발(LL Development)에서 멀린사(Merlin)로 변경하는 동의안을 정식으로 제출하였다. 이에 시원문명탐사단 회원들이 강원도의회에 호소문을 전달하며 “동의해주면 안 된다”고 의회 건물 앞에서 시위도 하였다.

그러나 2018년 12월 14일, 강원도 의회내 최문순지사 쪽의 민주당의원 33명이 집단 찬성표를 던지면서 “춘천중도개발시행권을 영국계 멀린사로 양도한다”와 “무상임대 100년 가능을 보장한다”는 안건은 끝내 승인되고 말았다. 안건의 명칭은 “춘천 레고랜드코리아 조성사업의 강원도 권리의무 변경동의안”(이하 동의안)이었다.

이 동의안을 자세히 살펴 보면, “엘엘개발의 개발권을 멀린사가 맡아 외국인투자지역(레고랜드 리조트 개발지역)을 직접 개발하기로 하고, 강원도와 엘엘개발은 외국인투자지역 이외의 사업부지만(레고랜드 리조트 주변 부지)을 개발”하기로 규정했다.

시행권을 멀린사로 양도한다는 말은 모든 사업부문을 총괄할 수 있는 권리가 멀린사로 넘어간다는 뜻이다. 이로써 강원도와 엘엘개발은 사실상 파산당한 것이다. 엘엘개발은 파산되어 나중에 강원중도개발공사로 변경되었다.

또 멀린사에게 직접개발권을 주는 데는 안전장치가 필요했다. 그 책임을 강원도가 맡아야 했는데, 그것이 바로 무상 임대 건이다.

동의안에는 “강원도는 레고랜드부지를 50년 동안 무상임대 및 임대기한 완료시 50년의 범위 내에서 연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한다”로 규정했다.

이 동의안의 무상임대 규정은 이미 MDA협약에 명시된 “강원도는 레고랜드 리조트 부지의 50년 무상임대 및 재연장을 법적으로 보장”이라는 독소조항을 강원도의회가 그대로 동의를 해줘 끝내 ‘무상임대 100년’이 가능하도록 법적 효력을 보장해주는 거수기 역할을 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되었고, 중도대표들이 이점을 문제제기한 것이다.

이처럼 영국 멀린사는 레고랜드 운영권만 갖기로 했다가 별다른 노력도 없이 향후 100년간 사실상 무상임대로 중도개발 시행권을 통째로 갖게 되었다.

당시 2019년 1월 7일자 멀린사 공식 홈페이지의 보도자료(https://www.merlinentertainments.biz)에 의하면, “글로벌 리더인 멀린 엔터테인먼트(멀린)는 오늘 2022년까지 개장할 예정인 한국에 레고랜드 파크를 건설하기 위해 강원도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음을 확인했다”고 말하고 “2022년 개장 예정인 한국 최초의 레고랜드 파크. 지방 정부는 상당한 자금 및 인프라 지원을 제공”한다고 선전했다. 멀린사가 말한 강원도의 상당한 자금과 인프라지원은 한마디로 굴욕적인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맺은 ‘총괄개발협약’(MDA)의 내용에 무상임대 100년이라는 독소조항이 숨어 있었다는 것이 중도대표들의 지적이다.

2019년 1월 7일자 멀린사 공식 홈페이지의 보도자료에는 한국에 레고랜드 파크를 건설하기 위해 강원도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음을 확인하고, “2022년 개장 예정인 한국 최초의 레고랜드 파크. 지방 정부는 상당한 자금 및 인프라 지원을 제공한다”고 선전했다.
2019년 1월 7일자 멀린사 공식 홈페이지의 보도자료에는 한국에 레고랜드 파크를 건설하기 위해 강원도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음을 확인하고, “2022년 개장 예정인 한국 최초의 레고랜드 파크. 지방 정부는 상당한 자금 및 인프라 지원을 제공한다”고 선전했다.

중도대표들은 100년 무상임대를 두고 “2018년에 맺은 레고랜드 관련 MDA(총괄개발협약)는 주권까지 침해하는 노예계약이므로 MDA효력정지가처분 또는 MDA원천무효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정 부지사는 “비밀유지조항 때문에 공개하지 않고 있는 MDA 원본 수백 페이지를 읽어보니, 왜 홍콩이 영국에 조차 되었었는지 그 이유를 알것 같다”고 답변했다.

여기서 예로 든 홍콩의 영국 조차는 영국이 1860년 아편전쟁에서 승리한 후 중국(청)으로부터 홍콩 섬을 할양을 받고 주변 땅에 대하여는 조차(租借)받은 것을 이른다.

이같이 영국 멀린사에 동의해 준 100년간 무상임대가 현대판 조차의 의미로 읽힐 수 있다는 점에서 중도대표들은 이 문제를 일종의 경제적 주권침해가 아니냐는 현실적 인식을 말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중도대표들은 “중도유적지 전체를 국가 사적지로 지정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문화재법 시행령에 의거해 문화재지역 주위로 반드시 보호구역을 설정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하여 시민, 전문가, 중도유적보존단체들이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공청회를 요구했고, 정 부지사는 수행 공무원들에게 “검토해보라” 지시했다.

특히 중도대표들은 “레고랜드 사태의 도화선이 되었던 지급보증 2050억원을 도민혈세로 대납했으니 이제 중도 땅을 강원 도유지로 환수하라”고 말했고, “더구나 토지환매 의무이행은 당초 강원중도개발공사와 한국투자증권과의 대출약정서에도 명시되어 있고 MDA에도 명시되어 있으니 토지환매 이행은 당연하다”고 요구했다.

이에 정 부지사는 “미 계약된 토지는 환수할 것이지만 매매계약이 되어있는 토지는 어려움이 있다”고 답변했다.

회담을 마친 후 중도대표들은 레고랜드 사태를 만든 (주)강원중도개발공사를 찾아가 신임 김준우 대표이사와의 회담도 이어갔다.

중도대표들은 “관광자원의 3요소는 역사성, 천혜의 자연경관, 입지조건인데, 지금처럼 중도 역사유적지를 파괴하며, 중도의 이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보호등급 동물들의 생태를 파괴하면서 무슨 하중도관광지조성사업을 한다는 것이냐? 이것은 거꾸로 가는 것”이라며 현행법상 보호를 받도록 “예맥역사문화권 조성사업으로 전격 전환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 대표이사는 “새로 부임해온지 며칠 안되었으니 우선 상황부터 잘 파악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이번 회담은 ‘중도생명연대(대표 황진주, 방종운)’, ‘중도유적지킴본부(대표 정철, 이종하)’, ‘중도에서통일까지(대표 이정희)’, ‘동북공정을 막는 중도유적지키기 시민연대(대표 이천동)’, ‘중도유적보존범국민연대회의(본부장 오정규)’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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