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어려워졌지만 반전시킬 기업 활력 하락 큰 문제 지적

대한상의는  우리 기업이 몸집은 커졌지만 내실이 부실해졌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대한상의 전경 ⓒ시사포커스DB
대한상의는 우리 기업이 몸집은 커졌지만 내실이 부실해졌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대한상의 전경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우리 기업이 몸집은 커졌지만 내실이 부실해졌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아울러 성장속도 및 활동성도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대한상의는 최근 한국평가데이터와 함께 1612개 상장사의 지난 3분기까지 재무 상황을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활동성 등 4개 부문별로 구분해 분석했더니 기업매출, 총자산 등 성장성은 개선됐지만 매출액증가 속도는 둔화됐고 영업이익은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또 수익성, 안정성, 활동성은 일제히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석에서 지난 3분기까지 누적매출액은 작년 3분기와 비교해 19% 늘었다. 작년 2분기에서 3분기를 거치며 매출액 증가율이 0.5%p 상승했으나, 올해는 2.3%p 감소했다. 대기업은 17.8%, 중견기업은 23.4%, 중소기업은 10.2% 증가했지만 지난 분기 대비 대기업 2.8%p, 중견기업 0.6%p, 중소기업 2.0%p가 각각 줄어들었다.

총자산은 전분기 대비 2.8%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총부채도 4.4% 늘어났다. 실제로 분석 대상기업 합산 총자산은 39조 원 증가했지만 총부채는 40조 원을 증가해 부채증가액이 자산증가액을 앞질렀다. 기업은 총자산이 2.6% 오른 동안 부채는 4.1%가 증가했고 중견기업은 총자산 4.0%, 총부채 5.9%가 각각 올랐다. 중소기업은 총자산이 1.2%, 총부채가 1.1% 늘었다.

수익성 면에서 살펴보면 작년 3분기까지 53.5%를 기록한 영업이익 증감율은 올해 –7.2%로 하락했다. 특히 대기업 감소가 두드러졌다. 작년 3분기까지 대기업은 58.3% 성장세를 보였으나 올해는 12.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13.1%, 4.0% 증가했지만, 지난해의 성장률에 크게 못미쳤다.

3분기 누적 매출액영업이익률은 6.1%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p 줄었다. 이는 전분기와 비교해도 1.0%p 줄어든 수치다. 매출액당기순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은 5.9%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4%보다 1.5%p 줄었다.

올해 상반기부터 시작된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기업이 부담해야 될 이자비용은 작년보다 2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분석 대상 기업의 3분기 발생 이자비용은 총 3조5000억 원으로 매분기 4000~5000억 원씩 순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자보상배율은 10.6배에서 8배로 급락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국내 주요기업 재무제표를 분석했더니 2분기에서 3분기사이에 총자산 증가폭은 2.8%였지만 총부채는 4.4% 증가해 자산보다 부채 증가폭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대한상의에 따르면 국내 주요기업 재무제표를 분석했더니 2분기에서 3분기사이에 총자산 증가폭은 2.8%였지만 총부채는 4.4% 증가해 자산보다 부채 증가폭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기업 안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도 일제히 하락했다. 외부 차입의 증가로 전체기업의 3분기 누적 부채비율(81.4%)과 차입금의존도(19.4%)가 모두 작년 같은 기간의 부채비율(74.2%)과 차입금의존도(18.9%)보다 증가했다. 특히 자기자본 대비 기업부채의 크기를 의미하는 부채비율은 코로나 발생 이후 최대치이며, 전년 대비 상승폭도 7.2%p로 코로나 당시의 2019~2020년 상승폭(+2.6%p, 3분기말 기준)을 크게 앞질렀다. 자기자본비율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p하락하며 재무건전성이 크게 저하됐다.

대한상의는 “최근 기업이 체감하고 있는 경영위기가 코로나 당시보다 크다는 것이 이번 조사를 통해 증명됐다”며 “올해 기업에 많은 부담이 되었던 공급망 훼손, 고금리, 고유가·에너지 등의 고비용 복합위기는 내년에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기업들의 걱정이 많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모든 지표가 하락되며 한국경제가 나빠졌지만 이 상황을 반전시킬 기업 활력이 크게 떨어진 점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재고자산이 크게 늘어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지난 3분기말 기준 총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20년 6.1%, 2021년 6.6%에서 올해 8.0%로 급격히 증가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지난해 3분기말 대비 대기업은 5.5%에서 6.8%로, 중견기업은 9.7%에서 11.4%로, 중소기업은 7.9%에서 8.4%로 각각 증가했다.

재고자산회전율도 10.7회로 기록됐다. 이는 코로나가 가장 심했던 2020년 2분기와 같은 수준이다. 재고자산회전율은 재고자산이 매출로 이어지는 속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회전율이 낮으면 재고자산의 소진속도가 더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기업은 12.4회, 중견기업은 8.2회, 중소기업은 5.5회로, 지난 분기에 비해 모두 느려졌다. 기업의 자산효율성을 나타내는 총자산회전율은 지난 분기 0.79회에서 0.78회로 소폭 하락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기업들이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도 수출과 내수판매에 많은 힘을 쏟았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어든 형국”이라며“국내 대기업의 가동률이 코로나 때보다 떨어졌고, 기업들은 앞다퉈 내년 목표실적을 하향조정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강 본부장은 이어 “당분간 어려움이 지속되겠지만 이럴 때일수록 위기를 기회 삼아 새로운 활로를 찾아내는 기업가정신이 나타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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