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김유신’ 16,17일 공연날짜 엉터리 초대권 돌려 경주시 발칵
경주예술의전당 “대관 신청은 했었지만...흐지부지돼 취소해 버렸다”
경주시 “엑스포공원에서 29일과 30일 양일간 공연을 한다고 알려왔다”

문제가 된 '뮤지컬 김유신' 엉터리 초대권 모습. 사진/김대섭 기자
문제가 된 '뮤지컬 김유신' 엉터리 초대권 모습. 사진/김대섭 기자

[울산ㆍ경주 취재본부 / 김대섭 기자]  신라 삼국통일의 주역인 김유신 장군 무덤이 있는 경주에서 김유신 장군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사건이 발생돼 그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사건은 16일, 17일 공연한다는 엉터리인 뮤지컬 공연 초대권이 경주시민들에게 뿌려져 공연을 관람하러 추운 날씨에 시간 맞춰 공연장인 경주예술의 전당을 찾은 많은 경주 시민들이 허탕을 치는 일이 발생돼 경주시가 발칵 뒤집어졌다.

 ‘뮤지컬 김유신’을 12월 16일과 17일 이틀간 하루 2회 공연, 총 4회에 걸쳐 경주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다는 5만원권 공연 초대권(사진)이 주최 측이며 제작사인 뮤지컬컴퍼니가 경주시에 뿌렸다.

신라 천년의 수도인 경주시는 2025년 APEC 경주유치기원 특별기획으로 ‘뮤지컬 김유신’공연을 전 MBC 사장 김 모씨가 만든 제작사 뮤지컬컴퍼니가 주최하고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주관해 도비 2억3천5백만원 시비 2억3천5백만원 도합 무려 4억7천만원이라는 예산을 지원했다.

도와 시의 지원사업인 만큼 공연 초대권에는 주관이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후원한다는 문구가 선명하게 인쇄되어 있다. 초대권을 받은 경주시민들 대다수는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주관하는 뮤지컬 공연이라 생각하고 공연 날짜와 시간에 맞춰 공연을 보러 경주예술의전당을 찾은 것이다.

하지만 공연을 한다는 경주예술의전당을 찾은 많은 시민들은 ‘뮤지컬 김유신’ 공연장을 안내하는 표지판이나 안내인을 찾지 못해 한참을 경주예술의전당 이곳 저곳을 헤매다 공연장소를 찾지 못해 예술의전당 안내데스크로 찾아가 ‘뮤지컬 김유신’을 관람 하러 왔는데 어디서 하는지 문의 했지만 안내데스크 직원은 “그런 공연은 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내놨다.

‘뮤지컬 김유신’ 첫 공연이 예정됐던 지난 16일은 전국에 한파 주의보가 내려져 매우 추운 날씨였다 이런 추운 날씨에 공연장을 찾은 많은 경주시민들은 경주예술의전당에서 ‘뮤지컬 김유신’ 공연을 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듣자 분통을 터뜨렸다.

뮤지컬 공연을 관람하러 왔다 헛걸음을 하게된 중년 부부가 공연초대권을 보여주며 하소연 하는 모습. 사진/김대섭 기자
뮤지컬 공연을 관람하러 왔다 헛걸음을 하게된 중년 부부가 공연초대권을 보여주며 하소연 하는 모습. 사진/김대섭 기자

이날 공연장을 찾은 50대 부부 A씨는 “초대권에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주관 한다고 하니 당연히 신뢰를 하고 이런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모처럼 부부간에 좋은 뮤지컬을 관람하기 위해 시간 내서 이렇게 왔는데 공연장으로 알고 찾아온 경주예술의전당 안내데스크 직원으로부터 이런 공연 일정은 없다는 황당한 답변을 듣고 나니 분통이 터진다”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어 그는“주관 관청인 경주시는 도대체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지는데도 이런 사실을 알고는 있는지 궁금하다”며 경주시민을 우롱하는 이런 작태를 방임하는 경주시를 맹비난했다.

이날 공연을 보러와 허탕을 친 또 다른 60대 중년 부인 두 명은 “살면서 별이 별 일들을 다 겪어 봤지만 오늘같이 이런 황당한 일은 처음이다.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주관한다는 문구가 엄연히 인쇄된 초대권을 가지고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으니 이제 경주시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다”며 강한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본지 기자는 이번 ‘뮤지컬 김유신’ 공연으로 야기된 경주시민 기만 사건에 대해 경주시 담당부서인 문화관광국에 취재 해본 결과 문화관광국에서는 “16일과 17일 양일간 경주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을 하는 초대권이 발행된 사실도 모른다”는 답변을 내놨다.

또 문화관광국에서는 “예술의전당이 아닌 경주보문 소재 엑스포공원에서 29일과 30일 양일간 공연을 한다고 뮤지컬컴퍼니가 알려왔고, 그렇게 진행되는 것으로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엑스포공원 관계자에게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취재 해본 결과 ‘뮤지컬 김유신’ 주최사인 뮤지컬컴퍼니로 부터 29일과 30일 양일간 공연장 대관을 신청하겠다는 신청요청은 들어왔었지만, 대관료 등 구체적인 사항이 진행된 것이 없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확정된 것이 전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앞서 당초 초대권에 명기된 공연장소인 경주예술의전당 오기현 대표에게도 이번 사건에 관해 취재해 봤는데, 오 대표는 “16일과 17일 양일간 우리 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을 한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고, 지난번에 뮤지컬컴퍼니 측에서 우리에게 대관 신청은 했었지만 그 이후 아무런 진행사항 없이 흐지부지돼 취소해 버렸다. 안그래도 지난번에 우리 예술의전당과 아무런 공연장 대관 계약도 하지 않은 채 경주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을 한다고 발표를 해버렸더라. 그래서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그 이후 정상적인 대관 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아 그렇게 끝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하니 너무 황당하다”는 답변을 했다. 경주예술의전당 측에서도 대관문의는 왔어도 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아 그 후의 일은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뮤지컬 김유신’ 가짜 초대권 사건에서 가장 큰 문제는 도비 시비 합쳐 4억7천만원이라는 엄청난(?)혈세가 투입되는 문화사업이다. 이에 경주시가 전혀 관리 감독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진상이 밝혀질 경우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이번 ‘뮤지컬 김유신’ 초대권 사기(?)사건을 바라보는 경주시민들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뮤지컬 김유신’ 엉터리 초대권 사건에서 보듯 주최 주관관청인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예산이 집행되는 사업마다 일일이 사전 관리한다는 것은 어렵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여기까지 이른 이상, 관련부서로서 ‘책임지고 관리해야 하는 직무를 태만(?)한 부분’에 대해서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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