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극단적 선택 시도에 이재명 사법리스크 다시 급부상
'대장동 최종 결제권자' 이재명 향해 與 총공세 "李가 답할 시간"
민주당 내홍, 친명 "이재명 사퇴해야" vs 비명 "검찰 협박 때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핵심 인물이자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이 쏟아지면서 당시 대장동 개발사업의 최종 결제권자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성남시장)를 향한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 국힘, 이재명 향해 "진술을 거부하는 자가 진실을 거부하는 자, 더이상의 희생 없어야" 

실제로 16일 국민의힘에서는 김씨의 극단적 선택 시도와 관련해 이재명 대표를 향해 책임을 책임을 물으며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는데,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대표가 (대장동 사건에 대한)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은 철저히 외면하면서 '민생 투어'라는 이름의 '방탄 투어'로 지역을 돌며 마이크를 잡고 있는데, 더 이상의 희생은 없어야 한다"며 "대장동 설계자가 스스로 의혹을 해명하고 진실의 입을 열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양 수석대변인은 "김씨의 극단 선택이 알려졌지만 이 대표는 조용하다"고 역설하면서 "국민 소통을 외치는 '달변가' 이 대표가 대장동 의혹으로 100일 기자회견도 못 하는 신세로 전락했는데, (이는) 국민적 의혹과 질문에는 답변을 피하고, 그저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꼬며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본부장의 극단 선택 때는 '몸통은 두고 주변만 문제 삼다 사고 났다'라며 남 탓을 했고, 김문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1처장의 극단 선택에는 '성남시장 때는 몰랐다'라는 거짓말을 했다"며 "그런데 남탓과 거짓말이 통하지 않자 이제는 입을 닫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 수석대변인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대장동 사건이 1년 하고도 3개월이 넘도록 진행 중인데, 수사 지연은 문재인 정권 친문 경찰이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며 핵심 인물에 대한 수사를 방기한 원인이 가장 크다"고 꼬집으면서 "그러는 사이에 사건과 관련된 관계자들이 연이어 극단 선택을 했다"고 맹폭했다. 

더욱이 그는 김만배씨의 이번 극단적 선택 시도와 관련해 "(김씨는) ▲측근들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자 수사에 영향을 주고자 한 의도인지 ▲은닉 재산이 들통나자 정신력이 붕괴된 것인지 ▲대장동 자금이 이 대표에게 향했다는 것을 더 이상 감추기 어려움에 대한 부담인지 추측은 여럿이지만 대장동 진실과 관계된 것임은 자명하다. 대장동 수사 과정에서 관계자의 극단 선택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끔찍한 비극이며 더 이상은 없어야 한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며 "'진술을 거부하는 자'가 '진실을 거부하는 자'다. 이제 이 대표가 답할 시간이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 성일종 "또 이런 일 벌어졌는데 李는 아무런 언급 안해", 김기현 "아수라의 세계"

뿐만 아니라 이날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장동은 이재명 대표가 직접 설계하고 실행한 단군이래 최대 치적이라고 자화자찬 하던 사업인데, 그 사업의 키맨(김만배)이 수사를 받다 극단적 선택까지 했다"면서 "(그런데)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사람 4명이 이미 세상을 등졌고, 또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도 이재명 대표는 아무런 언급조차 없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그러면서 성 정책위의장은 이 대표를 향해 "이번에도 모른 척 하고 지나갈 셈이냐"고 쏘아 붙이면서 "국민이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는 명백하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무엇이 잘못됐는지, 최종책임자였던 당시 시장으로써 (이 대표는) 입장을 밝히기 바란다"고 공세했다.

이에 더해 차기 여당의 당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김기현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씨의 극단적 선택 시도와 관련해 "죽음의 그림자가 릴레이처럼 이어지고 있다"며 "조폭이 눈앞에 설치고 다니며 어른거리고 썩어빠진 부패의 돈뭉치가 난무한데, '될 뻔한 대통령'이 그 뒷배였다고 생각하니, 정말 아찔하다"면서 "이재명 대표가 왜 '대선에 지면 감옥 갈 것 같다'고 선행 자백했는지도 더 분명해졌다"고 압박을 거들었다.

더나아가 김 의원은 "대장동 게이트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이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가 작년 11월 구속된 상태에서, '이재명 대표의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구명(救命) 요청을 했지만, (김용 전 부원장은 남 변호사에게) 이재명 후보가 아직 대통령이 아니라 100% 힘을 쓸 수 없다'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며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모든 것을 다 해결해 줄 테니 입 닫고 꼬리 잘라라'라는 합의가 사전에 되어 있었다는 의미가 된다. 거짓과 음모로 가득한 아수라의 세계다"고 비난했다.

급기야 그는 "이미 모든 정황과 증거는 이재명 대표 단 한 사람을 향하고 있다. 이제 대장동 게이트의 진짜 몸통이 누구인지 곧 그 실체가 눈 앞에 나타날 것이다"며 "진실의 판도라 상자는 그 뚜껑이 이미 열렸다. 숨긴다고 숨겨지지 않으며, 가린다고 가려지지도 않는다. 사필귀정이다"고 맹폭했다.

◆ 민주당 내홍, '비대위 체제 가게 사퇴하라' vs '김만배는 검찰의 눈엣가시'

더군다나 민주당 측에서는 김씨의 극단적 선택 시도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또다시 부각되자 '친명계'(친이재명계)와 '비명계'(비이재명계)가 부딪히면서 다소 혼란한 분위기가 감돌았는데, 실제로 '비명계'로 분류되는 설훈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하여 "이 대표가 결백하다면 당대표 자리를 내려 놓아야 한다"고 사퇴를 촉구하면서 "(이 대표가 당대표직을 내려놔야 민주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갈 수 있다. 그리고 우리당은 튼튼한 구조를 갖고 있기에, 누가 대표를 맡는다고 하더라도 훌륭히 끌고 나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반면 '친명계'로 분류되는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회의에서 "김만배씨가 며칠 사이 주변인들에게 '검찰이 뭘 만들라고 압박하는데 허위진술하든지, 내가 사라지든지 해야겠다, 뭔가 진술해야할 거 같다, 그게 두렵다'고 토로했다고 하는데, 사실이라면 검찰이 김만배씨로부터 허위진술을 받아내려고 협박했다는 뜻"이라며 "유동규 전 본부장과 남욱 변호사의 진술번복 배경에 검찰의 회유와 협박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심도 국민들 사이에서는 점차 확신으로 바뀌고 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외에도 박 최고위원은 "검찰 입장에서 볼 때는, 진술을 번복한 남욱 변호사 및 유동규 전 본부장과 달리 일관된 진술을 유지한 김만배씨가 '눈엣가시'일 것"이라고 상반된 시선을 보내면서 "재판 과정에서 유동규·남욱의 번복된 진술이 김만배로부터 연거푸 탄핵 당하자 검찰이 허위진술을 받아내려고 김만배를 협박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 추측이다. 그러면 김만배씨와 가까운 인사들의 체포, 압수수색, 구속영장 청구 배경이 모두 설명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정치권에 따르면 김만배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14일)하기 하루 전인 지난 13일 김씨의 범죄 수익 은닉을 도운 조력자로 알려진 이한성 화천대유 공동대표와 최우향 화천대유 이사(쌍방울 그룹 전 부회장, 폭력조직 출신)가 체포되어 김씨가 부담감을 크게 느끼고 있던 상황이라고 전해지기도 했다. 

◆ 김만배 극단선택 시도에 추측 난무 속 대장동 재판까지 연기돼 

한편 김만배씨의 극단적 선택 시도를 한 이유에 대해 일각의 추측과 해석만 난무할 뿐 김씨 측의 입장 표명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현재 김씨는 수원의 한 대학병원에서 상처 부위의 봉합술을 받은 이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문제는 대장동 사건에 대한 재판이 김씨의 극단적 선택 시도로 다소 지연될 위기에 처한 것인데, 실제로 해당 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김만배씨 측에서 재판 연기 요구를 해옴에 따라 김씨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16일과 19일 예정됐던 재판을 연기했다.

◆ 김만배 범죄수익 은닉 도운 조력자들 '구속 기로', 영장실질심사 진행까지 

또다른 한편 이날 김만배씨의 대장동 개발 수익인 260억원 범죄수익 은닉에 도움을 준 혐의를 받고 있는 이한성씨와 최우향씨는 법원으로부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이들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대해 이르면 오늘 중으로 늦어도 내일 새벽까지는 나올 것이라고 법조계는 내다봤다.

이씨와 최씨는 김만배씨의 지시에 따라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대장동 개발 비리에 따른 범죄수익금을 수표로 인출해 보관하거나 허위 회계처리를 통해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수하는 등의 '돈세탁' 방법으로 약 260억원 상당을 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더욱이 최씨는 김만배씨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을 연결해 준 인물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한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인 것으로도 전해지고 있어 그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도 더욱 커지고 있는 분위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표는 현재 여전히 침묵을 유지하고 있어 그 결과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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