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조경태 등 당권주자 반응 제각각
朱 “한동훈? 특정인 두고 말한 게 아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4차 비공개 회동을 마친 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김기범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4차 비공개 회동을 마친 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김기범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차기 당 대표 조건으로 ‘수도권에서 선거 승리를 견인할 수 있는 분,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대표’를 거론하자 기존 당권 경쟁 구도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인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 3일 대구 수성구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서 차기 당권주자들을 거론한 뒤 “(당원들) 성에 차지 않는다. 국회 지역구 의석의 절반이 수도권인 만큼 수도권에서 대처가 되는 대표, MZ(20·30대) 세대에 인기 있는 대표”라고 새 대표의 조건을 꼽았으며 당권후보군인 김기현·윤상현·조경태 의원과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황교안 전 대표, 권영세 통일부 장관 등을 들어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드는 사람이 안 보인다는 게 당원들의 고민”이라고도 꼬집었다.

더구나 전당대회가 내년 2~3월쯤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주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윤석열 대통령과 직접 만난 이후 이 같은 발언이 나왔다는 점에서 ‘윤심’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는데, 당권주자 중 한 명인 김기현 의원도 윤 대통령과 한남동 관저에서 최근 비공개 독대한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김 의원까지 싸잡아 이 같은 평가를 내렸다는 점도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관측에 힘을 실었다.

일단 주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당사자인 당권주자들은 제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는데, 울산 출신인 김 의원은 수도권을 거론한 데 반발해 “지역주의에 편승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으며 조경태 의원도 5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MZ세대에만 인기가 있으면 되겠는가. 전국민한테 인기가 있어야 된다. 본인이 굳이 그런 말을 안 해도 당원들은 현명하게 선택할 힘과 지혜를 가졌다”고 주 원내대표 발언에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심지어 조 의원은 “과거 황교안 전 대표가 인기 많았지만 결국은 공천 잘못해가지고 스스로 망가졌다”고 지적했을 뿐 아니라 ‘현재 당권주자들이 성에 차지 않는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정치인 중에 성에 차는 사람 있나. 본인 스스로 인격의 문제 아니겠나. 우리 당원들이 봤을 때 ‘원내대표가 성에 차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도리어 주 원내대표에 역공을 가하기도 했다.

반면 당권주자 중 수도권이 지역구인 윤상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 원내대표 발언과 관련 “전적으로 동의한다. 중도와 2030세대의 지지를 끌어올 수 있는 대표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고 수도권의 민심을 살필 줄 아는 대표가 나와야 한다. 주 원내대표의 눈에 아직 성이 차지 않는 저도 성에 찰 때까지 더 노력하겠다”고 호응했으며 서울에서 활동하는 안철수 의원도 “수도권과 중도와 젊은 세대의 지지를 가져올 수 있는 사람이 당의 얼굴이 돼야 유권자에게 변화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한 목소리로 공감대를 표했다.

다만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주 원내대표가 (대통령) 관저를 두 번 갔다 왔는데 지금 당 대표로 나온 사람들이 성에 차지 않는다고 그러면 결국 윤 대통령의 성에 차는 후보는 한동훈 법무부장관”이라며 “윤심이 한동훈에 있다는 것을 띄워 국민과 당원 반응을 들어보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주 원내대표의 발언을 ‘한동훈 대표론’으로 해석했는데,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현실적으로 (한 장관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보지 않을까. 그리고 가장 믿을 만한 사람일 것”이라고 한 장관 대표론이란 해석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비대위 회의 후 ‘차기 당 대표 관련해 MZ세대에게지지 얻을 인물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한 장관을 의미하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나오자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그런 말을 한 게 아니고 일반론을 말씀드린 것”이라며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고 ‘성에 차지 않는다’는 발언에 대해 “제가 평가해서 제가 성에 차지 않는다고 발언한 게 아니다. 당 대표 외부 영입 얘기가 왜 나오냐는 질문 끝에, 그거야 당원들이 보기에 지금 당 대표 준비하는 분들이 성에 차지 않으니 당원들이 그런 얘기하는 것 아니냐고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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