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뚝 떨어진 428억 약정설"
"무협지보다도 못한 검찰의 창작 능력"

[시사포커스 / 정유진 기자]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검찰의 정진상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압수수색 영장 내용과 관련해 '하늘에서 뚝 떨어진 428억 약정설'이라는 비판에 이어 '무협지보다도 못한 검찰의 창작 능력'이라고 연이은 반박을 내놓고 있다.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내 당대표 비서실 압수수색을 위해 검찰 관계자들이 셔터가 내려진 당 입구에서 대기하고 있다.ⓒ시사포커스DB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내 당대표 비서실 압수수색을 위해 검찰 관계자들이 셔터가 내려진 당 입구에서 대기하고 있다.ⓒ시사포커스DB

김의겸 대변인은 13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검찰의 영장을 보면 김용·정진상·유동규 세 사람이 김만배로부터 천화동인 1호의 배당금인 700억원(세후 428억원)을 나눠 갖기로 했다는 내용이 등장한다"면서 "그러나 이는 검찰이 그동안 대장동 사건의 핵심 증거로 삼고 있던 '정영학 녹취록'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유동규가 천화동인 1호의 배당금 700억 원을 수수하기로 한 것으로 파악하고 2021년 10월 21일 유동규를 뇌물 및 부정처사후수뢰 혐의로 구속 기소했으며 60차례 이상 재판을 진행했다"면서 "그런데 윤석열 정부 들어 수사 검사들이 바뀌자 '정영학 녹취록' 내용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수사가 진행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인사로 대장동 수사팀이 박영수 특검단 출신 검사들로 재편되면서 이런 양상이 두드려졌다"면서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 고형곤, 반부패수사3부 강백신 부장검사, 호승진 부부장검사 등이 그들이다"고 꼽았다.

그는 "한명숙·라임 사태 수사에서 조사실로 증인을 불러 증언 연습을 시켰다는 혐의로 위증교사 및 향응 접대 의혹의 감찰 대상자이던 반부패수사1부 엄희준 부장검사를 대장동 수사의 부장검사로 임명했다"면서 "이렇게 수사 검사들이 교체된 후 검찰은 뒤바뀐 유동규의 진술만을 근거로 '천화동인 1호'가 정진상·김용·유동규 3인방의 소유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검찰은 핵심 증거로 삼았던 '정영학 녹취록'의 내용을 스스로 뒤집고 자신들이 작성한 공소장마저 부정한 만큼, 뒤바뀐 주장에 필적하는 객관적인 물증을 반드시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증거는커녕 관련자들의 진술조차 맞춰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10월 28일 열린 재판에서 대장동 일당의 한 명인 정영학마저 천화동인 1호가 이재명 측(정진상·김용) 지분 아니냐는 물음에 '기억이 없다'고 증언했다"면서 "검찰의 주장이 얼마나 무리한 것인지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변인은 "만약 검찰이 주장을 뒷받침할 물증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한동훈, 이원석, 송경호, 고형곤, 엄희준, 강백신, 정일권, 호승진 등의 이름은 '조작 수사'를 위해 1년 넘게 진행된 검찰의 수사 결과마저 뒤집은 인물들로 후배 검사들과 대한민국 국민의 기억 속에 영원히 새겨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다시 같은날 '무협지보다도 못한 검찰의 창작 능력'이라는 서면 브리핑을 내놓으면서 "검찰은 소설을 쓰더라도 그럴듯하게 쓰길 권유한다. 개연성 측면에서 너무 황당무계한 내용"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정 실장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에 따르면, 2019년 9월 유동규는 경기관광공사가 추진하는 각종 사업 추진, 예산안 배정 및 인사 등을 청탁하기 위해 정진상에게 3천만을 뇌물로 줬다고 한다"면서 "또 2020년 10월경, 경기관광공사가 추진하는 각종 사업 추진, 예산 배정, 인사 및 퇴임 후 추진하려던 다시마 액상비료 사업에 대해 청탁하기 위해 3천만 원의 뇌물을 줬다고 영장에 기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이미 마음이 떠난 공기업 사장이 곧 그만둘 회사를 위해 6천만 원의 뇌물을 줬다는 말"이라며 "모든 것을 떠나 유동규와 정진상의 관계는 '의형제'보다도 더 가까운 사이라는 게 검찰의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428억 원도 나눠 갖기로 한 사이"라면서 "경제공동체를 넘어 부부보다도 더 밀접한 사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런 사이에서, '잘 봐달라'고 청탁을 하고 뇌물을 주고받는다는 게 인간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냐"고 따졌다.

특히 "경기도청 5급 비서관으로 근무하는 정진상이 무슨 권한으로 퇴직한 민간인에게 '다시마 액상비료 사업'을 챙겨줄 수 있겠느냐? 최소한 정진상이 경기관광공사의 사업 및 다시마 액상 사업에 관여한 증거라도 제시하고 이런 주장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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