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조강특위의 당협 정비, 친이준석계 솎아내기 의혹
다시 전면 나서는 ‘윤핵관’...‘과잉충성’에 불협화음
‘주 원내대표의 퇴장 조치’에 시비...安 “제대로 대처했다”

(좌측부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권성동,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좌측부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권성동,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국민의힘 내부에서 친윤석열계와 반윤석열계 간 불협화음이 연일 표면화되고 있어 당 주도권을 놓고 다시금 내홍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與 조강특위의 사고당협 재정비, ‘친이준석계’ 솎아내기?

국민의힘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지난 10일부터 사고당협 69곳 가운데 66곳에 대한 당협위원장 추가 공모를 위한 공고에 나서면서 사고당협 재정비 작업을 본격 시작했는데, 추가공모 대상엔 지난 5월 이준석 전 대표가 당협위원장을 내정한 14곳 중 이준석 체제 당시 당직을 맡았던 정미경 전 최고위원과 허은아 의원의 지역구 등 13곳이 포함돼 있어 사실상 친이준석계 솎아내기 아니냐는 의혹 어린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한기호 사무총장을 조강특위 위원장으로 세워 전국 28개 조직위원장을 공모해 14명을 내정했지만 ‘성접대 증거인멸교사’ 의혹으로 7월 윤리위원회 징계를 받으면서 이 안건은 최고위 의결에 이르지 못했고, 당시 내정된 14명 중 13명을 다시 다른 이들과 경쟁을 붙여 당협위원장을 결정하겠다는 의미여서 허 의원의 경우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6개월 전에 조직위원장을 내정했음에도 정상적인 당의 조강특위가 결정한 것을 비대위의 조강특위가 추가 공모 대상에 포함시킨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저는 동대문을 지역에서 이미 지역 활동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비록 그는 “당을 믿고 국민을 믿기 때문에 기다리겠다. 당의 공식적 절차를 거쳐서 결정돼 있는 일에 대해 공당으로서의 신뢰를 스스로 뒤집는 일은 없을 것이라 믿는다”고 일단 관망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으나 만일 뒤집히는 결과가 나올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이기도 한데, 조강특위는 내정 지역에 재공모가 아니라 추가 공모를 실시하는 만큼 내정자에게 불이익을 주려는 결정은 아니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강특위 위원장인 김석기 사무총장은 “이미 5~6개월 전에 (당협위원장) 서류 접수를 받아서, 경과하는 동안 사정 변경 있을 수 있다. 추가로 더 훌륭한 분이 없는지 받아보는 게 합리적”이라면서도 솎아내기 아니냐는 의심엔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윤석열계인 ‘유승민계’로 꼽히는 김웅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강특위 결과를 담은 기사를 공유한 뒤 “웃기고 있네”라고 불신 어린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자 김행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바로 다음 날인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역 의원이 당 지도부를 대놓고 조롱했다. 현재 비대위의 조강특위 활동을 음해하는 어떤 해당행위도 중단해줄 것을 부탁드린다”며 “지난번 조강특위에서 대상자 14명 중 한 분은 돌아가셔서 13명에 대한 면접위원 토론 후 최종 대상자를 최고위에 상정해야 하는데 당시엔 면접까지만 진행됐고 최고위에 상정조차 되지 않아 어떤 법적 효력도 없다. 면접까지 했으니 그냥 인정하라는 식”이라고 김 의원에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고위를 통과하면 바로 당협위원장이 되는 게 아니라 조직위원장으로 결정되고 이후 해당 지역구 운영위원들이 운영위를 열어 공식적으로 승인돼야 비로소 당협위원장이 된다”며 “지난번 조직위원장 공모 후 5~6개월이 경과해 신청자 사정변경을 감안한 부득이한 조치로, 기존 접수를 유지하고 추가로 접수를 받아 함께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면 된다”고 역설했다.

김행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좌), 김웅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의원(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김행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좌), 김웅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의원(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김 의원 뿐 아니라 줄곧 윤 대통령에게 비판을 쏟아내 왔던 유승민 전 의원까지 싸잡아 “민주당의 부당한 정치공세에는 한마디도 지적하고 비판한 적 없는 사람들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발언을 왜곡, 호도, 매도하고 우리 내부를 향해서만 뒤틀린 언사를 남발한다면 그 사람들이 우리의 동지가 될 수는 없다”며 “사항과 애정이 담긴 비판과 충고는 근거 없는 비방과 비난과는 다르다. 부디 자중하길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 다시 존재감 드러낸 윤핵관, ‘尹 과잉충성’에 불협화음 촉발?

비단 당협 정비 뿐 아니라 한때 일선 후퇴한 채 잠행에 들어간 것으로 비쳐졌던 ‘윤핵관’도 적극 목소리를 높이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해 다시금 ‘친윤’ 대 ‘반윤’ 구도의 내홍으로 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은데, 앞서 지난 9일 ‘전국 시·도의원 연합 워크샵’에 참석하며 오랜만에 공개 행보에 나선 권성동 의원은 “여당이기 때문에 윤석열 지지율이 높아져야 내후년 총선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고, 아무리 뛰어난 당 대표가 와도 윤 대통령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면 다음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 다수당이 되려면 윤 대통령 얼굴로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는 등 사실상 ‘친윤’ 중심 재편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권 의원은 “여러분과 우리는 윤 정부를 탄생시킨 정치적 동기고 동무다. 윤 정부가 탄생함으로 인해 지방선거에서 여러분이 탄생할 수 있었다”며 당권주자들을 겨냥해서도 “누가 당 대표가 되든 대통령 영향력과 비교하면 1천분의 1 밖에 안 된다. 우리는 윤 정부가 성공하도록 뒷받침을 잘해야 한다”고 촉구했는데, 이를 보여주듯 그는 풍산개 반환 논란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을 국회의원 중 가장 먼저 게시한 데 이어 MBC에 대한 대통령실의 전용기 탑승 거부 조치도 적극 두둔하는 등 대통령실과 한 목소리를 내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런 행보는 권 의원 뿐만이 아니라 또 다른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도 마찬가지인데,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위원장을 맡고 있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8일 국감 도중 ‘웃기고 있네’란 필담을 나눈 강승규·김은혜 대통령실 수석의 퇴장을 야당 의원들이 요구한 데 대해 수용하자 장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필담 가지고 두 번을 세워 사과시켰다. 그래놓고 퇴장시킨다는 게 이렇게까지 하는 게 맞나”라며 “의원들이랑 통화했는데 부글부글하더라. 우리 당원들이 모욕감을 느낀 것 아니냐, 그런 감정을 갖고 있다”고 주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심지어 장 의원은 “우리가 주 원내대표에게 원내지도부를 한 번 더 준 건 오로지 정기국회를 잘 돌파하고, 야당의 정치공세를 막고, 자존심 지키면서 성과를 내자, 그래서 경륜이 필요하다는 것 아니겠나. 지금 드러난 걸 보면 좀 걱정된다”며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2019년 운영위 회의에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벌떡 일어나 종이 흔들고 손가락질까지 했는데도 퇴장한 바 없었다는 전례를 꼬집어 “이인영 (당시 운영)위원장이 그때 어떻게 했나. 두 번 일으켜 세워 사과시키고 퇴장시키는 게 맞나”라고 주 원내대표를 압박했다.

여기에 당권주자 중 한 명인 김기현 의원도 1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장 의원이 없는 것을 있다고 말씀한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 내부에 그런 (주 위원장의 퇴장 결정에 불만 가진) 의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장 의원에 힘을 실어줬으며 윤 대통령이 일부 친윤계 의원들과 전화통화를 통해 주 원내대표의 대통령실 수석 퇴장 조치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는 보도내용에 대해서도 장 의원과 마찬가지로 “사실과 다른 부분”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다만 또 다른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지난 9일 CBS라디오 ‘박제홍의 한판승부’에서 ‘웃기고 있네’ 메모에 대해 윤 대통령의 사과까지 요구하는 야당을 겨냥 “그 메모를 대통령이 지시했겠는가. 사소한 것까지 다 대통령 사과를 요구한다는 그건 아닌 것 같다”고 비슷한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주 원내대표의 퇴장 조치에 대해선 “제대로 대처했다”고 평가해 장 의원이나 김 의원과는 온도차를 보였고,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거듭 주 원내대표의 조치를 옹호한 그는 장 의원이 인용했던 지난 2019년 강 수석 사례에 대해서도 “그런 게 쌓여 정권교체 시켜준 것이니 그렇다면 우리는 달라야 되지 않겠나”라고 시각차를 내비쳤다.

또 이 라디오 방송에서 안 의원은 주 원내대표의 퇴장 조치와 관련해 “사람들마다 견해 차이가 있다”고 밝혀 당내 분위기에 대해 “부글부글하더라”라고 했던 장 의원 발언과 차이를 보였는데,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도 전날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의원들마다 각자 생각이 다를 수 있고 여러 동일한 사안에 대해서도 시각이 다를 수 있다”며 “(장 의원이) 부글부글이란 표현을 썼는데 이해가 잘 안 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당사자인 주 원내대표도 11일 기자들과 만나 장 의원 등 친윤계에서 자신의 퇴장 조치를 비판한 것과 관련해 “어떤 현상을 놓고 누구나 생각이 다를 수 있고 난 그런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라며 장 의원은 물론 의원총회에서 ‘문 정부 때 강 수석은 운영위에서 더하지 않았느냐’고 자신의 퇴장 조치를 비판한 이용 의원에 대해서도 “이용·장제원 의원이 말 못할 사정을 다 나하고 공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사정이 있고 그런 걸 알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그러면서도 ‘말 못할 사정’이 무엇인지는 끝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자리를 떠 일각에선 상황 수습 차원에서 두 수석이 먼저 퇴장을 요청했던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데, 하지만 당 지도부 일원인 송 원내수석은 주 원내대표의 퇴장 조치에 대해 “다양한 정국의 흐름 속에 원내대표로서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여러 가지 난제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상의해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밝히기도 한 만큼 주 원내대표의 독단적 결정은 아니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아예 “잡동사니 조속히 정리하라” 주문도…내홍 재발될까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좌), 홍준표 대구시장(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좌), 홍준표 대구시장(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밖에도 홍준표 대구시장까지 당권주자 못지않게 연일 정치권 내 현안 관련 입장을 SNS로 내놓으면서 일부 인사에 대해선 맹공을 퍼붓는 등 당내 상황은 점점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급기야 그는 대통령 전용기에 MBC 탑승을 배제한 대통령의 대응을 두둔했던 자신과 설전을 벌인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을 겨냥 11일 페이스북에서 “정당은 이념과 정책이 같은 사람들이 모여야 하는데 온갖 잡동사니들이 준동하니 당이 혼란스러운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는 김 위원장에 한정한 공세가 아니라 자칫 당 내홍을 촉발시킬 수도 있는 발언인데, 그럼에도 홍 시장은 “총선을 앞두고 당명을 무슨 뜻인지도 알 수 없는 미래통합당으로 바꾸면서 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 온갖 사람들이 당에 유입됐고 그들은 막천으로 총선 참패 후 당의 주역들은 내쫓고 지나가던 과객들을 들여와 과객들이 주인행세하면서 듣도 보도 못한 기본소득까지 당의 정강·정책에 끼워 넣으면서 당의 정체성을 훼손했다”며 “지금 당이 한마음이 되지 못하는 것은 바로 거기에 기인한다. 당 비대위에서 할 일은 정강·정책을 다시 고쳐 당 정체성을 확립하고 잡동사니들은 조속히 정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홍 시장은 “자유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새로운 가치정당이 돼야 당이 살아날 것”이라고 주문했으며 추가로 올린 SNS글에선 “중도보수라면 용인하는데 민주당 주변에서 얼쩡거리다가 갈 데 없어 들어온 사람, 주군의 등 뒤에서 칼 꽂은 사람, 문재인 찬양하다가 총선 때 통합 명분 내세워 다시 기어들어온 사람, 얼치기 좌파 행세로 국민과 당원들을 현혹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중도보수인가. 또다시 얼치기 좌파들이 중도보수 운운하면서 이 당에 빌붙어 정치생명 연장하려는 것은 이제 용납 못한다. 보수 순혈주의를 내세우는 게 아니라 파렴치한 기회주의자들을 정리하자는 것”이라고 척결대상까지 구체화했다.

여기서 지칭한 대로면 사실상 유 전 의원을 비롯해 현재 ‘반윤석열’계 인사들을 꼬집은 것으로 비쳐지는데, 최근 조강특위가 사고 당협 재정비 과정에서 자칫 당 내홍이 재발할 것을 의식한 듯 이준석 전 대표와 김철근 전 당 대표 정무실장의 지역구는 추가 공모 지역에서 배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계파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강경한 발언도 나오고 있어 다시금 국민의힘 내홍이 불붙는 게 아니냐는 우려 어린 시선이 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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