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그만들 하라, 6개월 무상 양육 오히려 고마워 해야"
최재형 "애틋함은 전혀 없는 매정함과 쌀쌀함만 느껴져"
홍준표 "정들면 강아지도 가족인데, 文 그러는 거 아냐"
신평 "파양의 요체, 국고 지급되지 않자 화가 나서 한 것"
윤영찬 "모욕하며 거짓을 퍼뜨리는 이들은 정말로 반성해야"
대통령기록관 "풍산개 관리기관 협의중, 결정되면 이동"

(왼쪽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홍준표 대구시장.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홍준표 대구시장.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풍산개 정부 반납' 논란이 가열되는 양상을 보여 전날 '그만들 하자'며 '지난 6개월간 무상으로 양육한 것을 오히려 고마워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해 여권에서 되려 다시 비판을 쏟아내 역풍을 맞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입양한 자녀를 키우고 있는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문 전 대통령의 입장문과 관련해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 국민들은 6개월 무상 양육한 비용을 청구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 하나보다"고 씁쓸해 하면서 "가족과 같다고 했던 반려견과 헤어져야 하는 애틋함은 전혀 없는 매정함과 쌀쌀함만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곰이와 송강이를 돌려 보내면서 여러 이유를 대지만, 결국은 정부에서 매월 개 관리비로 250만원을 주지 않으니 키울 수 없다는 것 같다"고 상황을 짚으면서 "솔로몬 앞에서 산 아이를 반으로 갈라 나누자고 하는 여인의 외침처럼 들린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그는 "입양부모가 마음이 변하면 입양을 취소하거나 입양아동을 바꾸면 된다는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이 다시 떠오른다"며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는데, 이밖에도 문 전 대통령의 입장문과 관련해 여권 인사들의 비판이 이어지면서 가열 조짐을 엿보였다.

특히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문 전 대통령을 향해 "정들면 강아지도 가족인데, 강아지 키우기 좋은 단독주택에 살면서 그러는 거 아니다"며 "대통령까지 지낸 분이 할 말은 아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 시장은 "퇴임후 받는 돈만 하더라도 현직 광역단체장보다 훨씬 많은데, 고작 개 세 마리 키우는 비용이 그렇게 부담이 되더냐"고 반문하면서 "나라 거라면 그 돈 들여 키우기 싫지만 내 거라면 그 돈 들여서라도 키울 수 있다. 그리고 불하해 주지 못할 걸 번연히 알면서도 그런 말로 이 졸렬한 사태를 피해 가려고 해선 안 될 것"이라고 쏘아 붙였다.

뿐만 아니라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조선일보 유튜브 '배성규·배소빈의 정치펀치'에 출연해 "이번 논란의 핵심은 개 사육사 비용 200만원"이라면서 "문 전 대통령에게 풍산개는 그저 정치적 선전용 소품이 아니었나 싶다"고 비난했고,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도 자신의 SNS를 통해 "문 전 대통령의 위선을 보여줬다"며 "문 전 대통령의 위선을 김정은의 개가 증명한 것"이라고 맹폭했다.

심지어 윤 대통령의 '멘토'로 활동했던 신평 변호사도 이날 "문 전 대통령의 풍산개 파양이 장안의 화제다"면서 "파양의 요체는 개사육비로 청구하는 250만원의 돈이 국고에서 지급되지 않자 화가 나서 한 것으로 보인다"고 혹평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전날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그만들 하자. 지금이라도 내가 입양할 수 있다면 대환영이라는 것을 밝혀둔다"면서 "사료값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지금까지 양육에 소요된 인건비와 치료비를 포함한 모든 비용을 퇴임 대통령이 부담해 온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은 "풍산개들을 양산으로 데려오는 비용과 대통령기록관이 지정한 장소까지 데려다 주는 비용까지 모두 부담했다"며 "지난 6개월 간 대통령기록물인 반려동물들을 무상으로 양육하고 사랑을 쏟아준 것에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다시 공방이 일면서 여권은 비판을 쏟아내고 야권에서는 문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목소리를 내고 나섰는데, 실제로 윤영찬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며칠간 이어졌던 풍산개 반환 공방에 문 전 대통령이 입장문을 내고 나선 것에 대해 "'오죽하셨으면'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며 "곰이와 송강이를 보낼 수밖에 없었던 문 전 대통령의 심정이 어떠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사룟값'이니 '파양'이니 하며 모욕했던 이들, 지금도 모욕하며 거짓을 퍼뜨리는 이들은 정말로 반성해야 한다"며 "아플 때 보살피며 정성으로 길러오던 개들을 온전히 키우지 못하게 하고, 결국 헤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아간 것은 정부 여당이다"고 몰아 붙였다.

한편 이날 풍산개 '곰이'와 '송강'은 현재 경북대 수의과대학 부설동물병원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다만 이날 광주시 산하 사업소인 우치공원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대통령기록관이 지난 8일 우치동물원에서 문 전 대통령이 정부에 반환한 '곰이'와 '송강'을 맡아서 키울 수 있는지에 대해 문의했던 것으로 알려져 정부는 풍산개들의 관리 기관을 찾는데 박차를 가하고 나선 모습이 엿보였다.

더욱이 대통령기록관도 "풍산개를 맡아 관리할 기관, 관리 방식 등을 검토·협의 중에 있다"며 "관리기관이 결정되면 풍산개를 이동시킬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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