朱 “국무위원 탄핵안을 조자룡 헌 칼 쓰듯 꺼내”…박 장관도 “안타깝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더불어민주당이 박진 외교부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발의한 데 대해 “다수당의 힘자랑이고 횡포이며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발목잡기를 넘어선 협박에 가까운 것”이라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이렇게 번번이 국정 운영을 발목 잡혀선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조차 없다”며 민주당이 소속의원 169명 만장일치로 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발의한 데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의총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 방문 당시 ‘조문 없는 조문 외교’, 순방 중 제대로 된 한미·한일간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았다는 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논의하지도 못했고 미 의회와 바이든 대통령을 폄훼하는 듯한 발언으로 국격을 훼손한 부분, 지난 8월 초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을 윤 대통령이 만나지 않은데다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 문제를 미국에 설명하고 설득할 기회를 포기한 무능 외교, 지난 6월 나토정상회의에 민간인 동행 논란에 대해서도 몰랐던 점을 들어 박 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했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얼마 전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을 탄핵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지 않았나. 국회에서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국무위원들에 대한 탄핵안을 조자룡이 헌 칼 쓰듯 꺼내고 있다”며 “지금 민생경제가 어려운 상황인데 위기 극복을 위해선 우리 국회의 협조가 절실하다. 민주당은 다수 의석을 앞세워 의석수 자랑만 할 게 아니라 위기 극복을 위해 같이 협조할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민주당에 촉구했다.

특히 그는 “이번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고 지난 문재인 정권에서 완전히 경색된 한일관계의 정상화를 위한 첫 발을 뗐다는 점에서 대단히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뤘다. 그런데 이런 성과들이 폄훼되고 있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야당은 무슨 기회라도 잡은 듯 막말 프레임을 씌우고 이 일과 전혀 무관한 복지부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며 청문회를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는데 해외 순방 성과를 폄훼하려는 다분히 정략적 의도일 뿐 아니라 국익 자해행위라는 점도 인식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주 원내대표는 3선의 박대출 의원을 위원장, 박성중·윤한홍·윤두현·최형두·장동혁·조수진 의원을 위원으로 한 ‘MBC편파방송진상규명 태스크포스’도 구성했으며 의총 직후엔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해임건의안에 대해 “사실 칼은 칼집에 있을 때 위력이 있는 거고 꺼내서 휘두르면 효과가 떨어진다. 아마 국민들의 피로감만 높아지고 자칫 잘못하면 해임건의안이 희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역설하기도 했는데, 여기에 당사자인 박 장관도 이날 국회에서 “야당이 당리당략으로 다수의 힘에 의존해 국익의 마지노선인 외교마저 정쟁 대상으로 삼는 것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민주당을 향해 비판적 입장을 내놨다.

한편 현행 87년 헌법 하에서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것은 총 3번으로 2001년 8월 김대중 정부 당시 한나라당이 임동원 통일부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2003년 8월엔 김두관 행정자치부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해 통과시켰고 두 장관 모두 자진사퇴한 바 있으며 2016년 9월엔 민주당이 박근혜 정부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해 가결시켰으나 박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고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는데, 민주당은 오는 29일 본회의에서 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키겠다고 천명한 만큼 윤 대통령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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