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반발음 속 '새 비대위 준비' 일사불란...이번엔 순탄할까?

(왼쪽부터)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이준석 전 당대표.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이준석 전 당대표.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 전국위원회가 5일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출범을 위한 당헌 개정안을 의결한 가운데 현 비상대책위원들도 5일 비공개 모임을 가지며 사퇴서 제출 형식을 통해 전격적으로 현 비대위 해산을 공식화 하여 오는 8일 새 비대위 출항을 목표로 속도전에 나섰다.

◆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새 비대위' 당헌개정 최종 의결

먼저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국위원회는 제안설명을 갖은 이후 ARS 자동응답 방식의 전화 투표를 통해 새 비대위 출범과 관련된 당헌 개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 결과, 재적 위원 총 709명 중 466명이 참여해 표결 절차가 성원되고 이 중 찬성이 415명(반대 51명)으로 비대위 전환 요건인 '비상 상황'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당헌 96조 1항 개정안을 최종 의결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비대위원들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비대위 해산 수순 차원에서 사퇴 절차를 밟았는데, 박정하 대변인은 비대위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법적으론 의미 없는 상황인데 절차를 명료히 하고 당헌·당규상 있었던 비대위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사퇴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대변인은 "전국위원회에서 당헌·당규가 통과됐기 때문에 향후 절차를 위해서 전체 9명 중 7명이 사퇴서를 작성했다"면서 "전주혜 위원은 인사청문회(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 참석 했고, 이소희 위원은 접촉사고가 나서 참석하지 못했으나, 전 위원과 이 위원은 (사퇴 의사를) 구두로 밝혔고 도착하면 서면으로 작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 비대위는 지금까지도 권한 행사를 안 하고 있었지만 해산되고 형해화됐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부연했는데, 다만 "새로 비대위원장을 누가 맡을지 비대위원을 어떻게 구성할지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잘라 말하며 말을 아꼈다.

◆ 현 비대위 해산절차 왜?, 주호영 "똑같은 논리로 직무정지 될 수 있기에 우선 해산"

더욱이 법원으로부터 한시적 비대위원장직 직무정지 결정이 내려진 주호영 비대위원장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직무정지됐는데, (마찬가지로 비대위원) 그분들도 똑같은 논리로 직무정지가 될 수 있다"며서 "그래서 오늘 해산하는 것"이라고 결을 같이 했다.

뿐만 아니라 당헌 개정을 마친 국민의힘은 이날 다시 오후 2시에 제7차 상임전국위 회의를 열고 당의 처한 현 상황을 '비상상황'으로 유권해석을 내리며 비대위 설치 요건에 해당한다고 만장일치로 가결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윤두현 전국위의장 직무대행은 상임전국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상임전국위원들은 현재 당이 처한 상황이 비대위 설치 요건에 해당하고 설치 필요성도 있다고 해석하고 판단했다"면서 "이에 따라 만장일치로 안건이 가결됐다"고 설명했다.

◆ 이준석 '가처분' 승리에 만반의 준비 마친 與, 유상범 "이미 당대표 궐위에 해당"

이로써 국민의힘은 오는 8일 전까지 권성동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직무대행 겸임 체제에서 다시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돌아갔지만, 사실상 새 비대위 구성을 위한 준비 작업의 일환일 뿐으로 큰 의미는 없는 것이다. 다만 현재 이준석 전 대표가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놓은 상황인 만큼 향후 법적 다툼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기에 방어막 차원이라고 보는 해석이 지배적이라고 일각은 관측했다.

실제로 이날 유상범 당 법률지원단장도 상임전국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정) 당헌에 따르면 비대위원장은 당대표로서, 비대위원은 최고위원으로서 역할을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비대위원장이 사퇴했기 때문에 개정 당헌 제96조1항에 의하면 이미 당대표 궐위에 해당한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 새 비대위원장은 '다시' 주호영?...권성동 "아직 발표 못해" vs 이준석 "왜 못 밝히나"

한편 국민의힘은 새 비대위 출범을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속도전에 나선 모습을 보이면서도 정작 차기 비대위원장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는데, 실제로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는 7일에 새 비대위원장 인선안에 대해 밝히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일각에서 흘러 나오고 있는 주호영 의원이 재선출 될 가능성에 대해 "확인해 드릴 수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이에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대위원장은 오늘 발표 안한다'는 권 원내대표를 겨냥해 "가처분 맞을 것이 두려워서 비대위원장이 누군지도 못밝히는 비대위를 이제 추진합니까"라고 비꼬면서 "가처분이 아니라 민심을 두려워 하면 안되느냐"고 공격을 가하고 나서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 전 대표는 이날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한 현 비대위를 향해서도 "왜 무효화된 비대위원장이 임명한 비대위원이라는 분들은 (권성동 원내대표 빼고) 가처분 신청서 송달받기를 거부합니까?"라고 따져 물으면서 "수취인이 부재한데 어떻게 간담회는 또 여느냐. 가처분 지연시키려고 하는 전술이냐"고 쏘아 붙이기도 했다.  

◆ 권성동, 연일 공격 나선 이준석 겨냥 "자중자애 해야, 부메랑 될지도"

반면 권성동 원내대표는 연일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이 전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하고 나서기도 했는데,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는 국민이 본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당원이 어떻게 생각할지 심사숙고해서 자중자애 해야 한다"면서 "본인을 지지하지 않는, 반대하는 모든 사람들을 향해 총을 난사하듯이 공격하는 그런 태도야말로 결국 부메랑이 돼 이준석 전 대표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장을 날리며 반격에 나서기도 했다.

현재 이 전 대표의 '새 비대위'에 대한 법적 대응 등 강한 반발음을 내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친윤계'(친윤석열)를 중심인 국민의힘 지도부는 결코 물러서지 않고 강행 의지를 내보이고 있어 국민의힘의 새 비대위가 순항할 것인가에 대해 그 결과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에 더해 일각에서는 차기 비대위원장직에 직무정지를 당한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다시 비대위원장 자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면서 당 안팎에서 '데칼코마니 같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솔솔 흘러 나온다고 관측했다.

그러나 새 비대위가 출범한다고 할지라도 여전히 새 비대위는 난항이 예고된 상황인데, 실제로 이 전 대표 측 법률대리인들은 전날 기자들에게 "국민의힘이 새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을 임명해 비대위 구성을 완료하면 같은 날 즉시 개정 당헌 효력정지 및 새 비대위원장 및 8명 비대위원 전원 직무정지로 가처분 신청 취지를 변경할 예정"이라고 밝혀 사실상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내보여 사실상 비대위 전환을 놓고 이 전 대표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의원들이 대결을 반복하고 있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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