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징계 '배후 있다' 주장도 나와...권성동 '원톱체제'에는 이준석 지우기?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이 '이준석 당대표 징계 사태'로 인해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대행을 겸임하면서 사실상 '원톱 체제'로 전환되어 발빠르게 당내에서 '이준석 색깔 지우기'가 진행되는 듯한 묘한 인상을 주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6개월 당원권 자격 정지'라는 이 대표의 징계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작품'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어 이목을 끌었다. 

◆ 우상호 "지방선거 이후 몰아내려고 계획...윤석열과 윤핵관 작품으로 보여"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12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하여 이 대표의 징계 처분에 대해 "윤리 위원들이 윤핵관들에게 물어보지 않고 일방적으로 그렇게 진행할 리가 없다"면서 "애초부터 지방선거 이후 몰아내려고 계획한 것 같다"고 음모론을 꺼내 들었다.

우 위원장은 "(이 대표의 징계는) 윤 대통령과 윤핵관의 작품으로 보인다"면서 "그들이 주도했다기보다 묵인하에 진행됐다고 본다"고 주장했는데, 특히 그는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과  증거인멸 교사 의혹) 사건의 본질적인 사안을 알 수는 없지만, (사실) 당 대표급 되면 사법부 판단이 나오기까지 기다려 주는데 이번엔 자체적인 판단으로 징계를 내린 것"이라고 꼬집으며 "과거에도 느꼈지만 국민의힘이란 정당은 참 희한하다"고 비난했다.

이어 우 위원장은 "세상에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대표를 선거 끝나자마자 날리는 정당이 어딨나"라고 씁쓸해 하면서 "참 부적절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민생위기 상황에서 국민의힘 때문에 너무 혼란스럽다"고 혀를 찼다. 

◆ 이준석 징계 배경 놓고 '윤핵관 개입 가능성' 의심 정황 나오기도

반면 국민의힘 당내에서는 윤리위의 징계 결정에 대해서는 윤리위의 독립적인 자체 판단이라는 입장이었지만 이 대표는 그간 여러 인터뷰를 통해 윤리위의 배후에 '윤핵관'이 있다고 강하게 의심하면서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진실게임' 양상으로 흘러가는 이 대표의 징계를 놓고 갈피를 못잡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관측했는데, 다만 이 대표의 징계에 대해 '윗선 개입' 가능성도 솔솔 흘러 나오면서 '윤핵관의 개입' 가능성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실제로 MBC가 유튜브채널로 공개한 지난 11일 진행됐던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에서 '친윤'(친윤석열)으로 분류되는 검찰 출신의 유상범 의원이 최형두 의원 등 몇 명의 의원들과 둘러 앉아 뒷얘기를 나누는 모습의 1분 42초짜리 영상이 공개됐는데, 이 영상에서 이들은 마이크가 꺼진 것으로 착각하고 이 대표의 후속 징계를 모의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박대수, 유상범, 최형두, 이종성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모임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 /  권민구 기자
(왼쪽부터) 국민의힘 박대수, 유상범, 최형두, 이종성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모임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 / 권민구 기자

영상에 따르면, 유 의원은 권 대표의 직무대행 체제인 6개월 기간에 "그 사이에 (이 대표가) 기소되면 다시 징계해야 (한다)"면서 추가 징계의 필요성을 논의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즉, 이 대표가 당대표로 복귀하지 못하도록 계획을 짜는듯한 모습으로 비춰졌는데, 이들은 대화에서 추후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 진행 과정에 따라 당에서도 후속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 의원은 경찰 수사에서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이 만약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 대표가 여태까지) '나 안 했다'고  '다 거짓말했다'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라고 꼬집었고, 이후 이들은 대화 도중에 마이크가 있는 것을 인식하여 마이크를 멀리하고 자신들의 비밀 대화를 이어 나갔지만 그 후 내용이 어떻게 흘렀는지는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친이계'(친이준석)로 분류되는 김용태 최고위원은 같은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이 대표의 징계 윗선 개입 가능성에 대해 "100% 확신할 수는 없겠지만 짐작도 가고 추측이 가는데, 이런 이야기들이 지난 연말부터 나왔던 시나리오"라면서 "친윤계(친 윤석열계)쪽에서 이준석 대표를 궐위시킬 것이라는 소문이 대통령선거 준비로 한창 바쁜 때인 작년 연말부터 돌았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면서도 김 최고위원은 '윗선이 윤 대통령이라고 보느냐'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대통령의 뜻을 자처하시는 분들이 대통령의 뜻인 것 마냥 행동하면서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즉, 이 대표의 징계에 윤 대통령이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보며, 당 내부의 권력 다툼에 따른 세력 간의 공격이라고 의심하는 눈치였다.

◆ 국민의힘 권성동 체제 돌입, 이준석 지우기 작업 시작?...혁신위에도 방향성 제시

한편 권성동 원내대표는 원톱체제로 나가면서 이 대표가 추진했던 일부 사업들은 유지하고 일부는 폐기하려는 시도를 하고 나선 모습을 보이면서 '이준석 지우기' 작업에 나선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권 대표는 당 지도부 정비를 예고하면서 그간 이 대표가 반대했던 국민의당 몫의 최고위원으로 추천된 정점식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임명할 것을 밝히기도 했는데, 그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점식 의원의 최고위원 임명에 대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당과 당의 합의사항이라 지켜야 한다"면서 "임명 시기는 최고위원과 논의해서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입장을 표명했었다.

또한 그는 같은날 열린 이준석 대표가 띄웠던 최재형 의원이 이끄는 혁신위원회에 참석하여 "당내 상황 관련 혁신위 활동이 과연 보장될 것인가 하는 기자들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전하면서 혁신위원들을 향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국민과 당원이 공감하는 내용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었다. 

아울러 권 대표는 그들에게 "혁신위는 당 공식기구인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친 공식기구이기 때문에 당내 상황에 위축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혁신위의 존치 뜻을 밝히면서 "(그러나) 현실과 지나치게 유리되거나 당원들이나 국민들이 공감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이상적인 안을 만들었을 땐 반드시 그 혁신안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말씀을 드린 적 있다"고 강조하며 혁신위원들에게 은근 압박을 가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권 대표가 사실상 혁신위에 공천개혁의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해석하면서 그간 이 대표가 공천권 혁신을 위해 만들었던 공직 후보자 자격시험(PPAT)도 종지부를 찍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며 당내 '이준석 색깔 지우기' 작업이 시작된 것이라는 분석도 솔솔 흘러 나온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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