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청문회 없이 네번째 임명 재가
대통령실 "더이상 자리 비울 수 없는 상황"
박홍근 "與내 갈등과 의도적 지연술 때문"
우상호 "국힘, 잔꾀로 국회개원 일부러 늦춰"
권성동 "당혼란 틈타 정쟁 이용, 뒤집어 씌우기"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김주현 신임 금융위원장,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김주현 신임 금융위원장,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여야가 국회 원구성을 놓고 갈등을 벌여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결국 김주현 금융위원장에 대한 임명을 재가하고 나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국회패싱은 국민패싱"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윤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탓으로 돌린 반면에 국민의힘에서는 "민주당이 뒤집어 씌우기를 하고 있다"고 발끈하면서 여야가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였다. 

대통령실은 이날 공지문을 통해 "윤 대통령은 오늘 오전 김주현 금융위원장에 대한 임명을 재가하고 임명장을 수여했다"고 밝혔는데, 앞서 전날 대통령실은 브리핑을 통해 "민생경제를 위해 챙겨야 할 현안이 많아 더 이상 자리 비울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사실상 윤 대통령이 국회 청문회를 더이상 기다릴 수 없는 상황임을 피력하면서 임명안을 재가할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특히 윤 대통령은 국회에 김 위원장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재송부해 달라고 요청했었지만 국회는 여야가 원구성을 놓고 한 치의 양보없는 치열한 싸움을 벌임에 따라 마감일인 8일까지 회신을 받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임명을 강행한 것이다.

이에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국회패싱은 국민패싱인데, (윤 대통령은) 독선폭주에 대한 국민의 경고는 아랑곳하지 않는다"면서 "더 이상 (윤 대통령은) 민심을 역행하지 말라"고 쏘아 붙이며 윤 대통령을 탓했다.

다만 여야의 원구성 난항으로 인해 고위직 인사 청문회가 줄줄이 파행되면서 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인사가 네 번째 탄생하게 된 것인데, 일각에서는 여야 국회의원들의 무책임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이날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원 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는 이유에 대해 "국민의힘 내부 갈등과 의도적 지연술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오늘(11일) 중에도 타결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국회의장께 시급한 민생입법 처리를 위한 민생경제특위와 함께 공직 후보자 국민 검증을 위한 인사청문특위 구성에 바로 착수해 주실 것을 강력히 요청하겠다"고 공격하고 나섰다.

더욱이 이날 우상호 비대위원장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을 겨냥해 "당이 혼란스러운 것은 그 당 사정"이라면서 "국회를 열지 않고, 각종 인사청문회가 다 열리기 어려운 시점에서 정상화하겠다는 잔꾀로 국회 개원을 늦추고 있는 모습은 참으로 무책임한 모습"이라고 지적하면서 원구성 협상 지연 문제를 국민의힘 탓으로만 몰아 붙이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이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우리 당이 혼란한 틈을 즐기고 정쟁의 도구로 삼는 민주당 비대위원장의 태도를 보면서 측은하기 짝이 없다"면서 "우리 당이 혼란한 틈을 이용해서 민주당이 원 구성 지연의 책임을 뒤집어 씌우고 있다"고 씁쓸해 하며 반격을 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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