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임 다한 여야의 청년 대표들, 선거 이후에는 모두 제자리로?

(왼쪽부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지난 선거 국면에서 선두에 서서 활약했던 여야의 젊은 정치인의 대표격인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와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각각의 정치적 갈등 상황에 놓여 위기를 맞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다 찬밥 신세"라고 진단했다.

◆ 진중권 "청년들, 선거 끝난 다음에 다들 어떻게 됐나, 다 찬밥"

진 전 교수는 전날밤(5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하여 "국민의힘도 그렇고 민주당도 그렇다"면서 "선거 때는 2030세대에 어필하기 위해서 2030 젊은이들을 잔뜩 데려다 놓지 않았나. 그런데 선거 끝난 다음에 다들 어떻게 됐나. 다 찬밥"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현재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징계받을 위기에 놓인 이준석 대표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의 갈등 구도에 있다는 점과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차기 당대표 출마 자격 논란을 겪고 있다는 상황을 에둘러 지적한 것인데, 마찬가지로 일각에서도 촉망받던 젊은 정치인들이 여야의 정치 기득권 '꼰대'들에게 쓰임만 당하다가 이용가치가 없어지면 유배 보내는 토사구팽의 전형이라고 지적하는 시선도 감지된다고 관측했다.

특히 진 전 교수는 박 전 위원장의 피선거권 여부 논란에 대해 "중앙위원회 투표를 거쳐서 비대위원장으로 선출이 됐다면 피선거권이 있는 거 아니냐는 (박 전 위원장의) 말도 타당한 점이 있다"면서 "(민주당은 박 전 위원장이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겠다는데 왜 막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그는 "비대위하고 대선에서 나름대로 혁혁한 공을 세웠는데 당에서 아예 (출마를) 원천봉쇄한 꼴"이라면서 "(사실 박 전 위원장이 당대표 후보 등록을) 그냥하게 해도 (어대명) 대세에 큰 변화와 지장이 없을 것은데, 지금 모양새가 이상해졌다"고 비판하며 박 전 위원장의 출마권에 대해 "없다 하더라도 만들어서라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 박지현 당대표 출마 자격 논란, 우상호 "예외 인정 못해", 김남국 "고집 태도 버려야"

앞서 박 전 위원장은 당 내부에서 자신에게 피선거권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자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겐 이미 피선거권이 있다"고 반박하면서 "지난 4월1일 우리당의 대의기구인 중앙위원회에서 투표를 통해 84.4%의 찬성을 얻어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 당시에 투표로 선출되었다는 건, 곧 피선거권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반박하면서 당 지도부를 향해 재론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같은날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광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위원장이) 왜 예외를 인정하지 않았느냐고 항의할 수는 있지만, 예외를 인정하지 않기로 한 (지도부의) 결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선거권이 있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재차 비판하면서 박 전 위원장이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할 자격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특히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 불허 결정의 배경에 대해 '이재명 의원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었는데, 다만 이에 대해 '친명'(친이재명)의 '97그룹'(90년대학번, 70년대생)인 김남국 의원이 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박 전 위원장을 향해 "아무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면서 "세상을 너무 이렇게 본인 중심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공격을 가했다.

심지어 김 의원은 "(박 전 위원장은) 본인이 굉장히 많은 역할을 했지만 정치적 위상이나 이런 것들을 마치 이준석 대표나 아니면 김동연 지사 정도의 급으로 생각해서 잘못 오해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이 된다"고 비꼬았는데, 그러면서 "(박 전 위원장 영입 당시) 당원 투표를 했던 것은 민주적 어떤 인정을 받기 위한 인준절차에 불과했고, 동의를 얻는 절차였다"고 설명하며 "(박 전 위원장은) '본인만 옳다'라고 하면서 자기주장만을 계속해서 고집하는 그런 태도를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 윤리위 징계 배경에 윤핵관 의심하는 이준석 "손절이 웬말, 이건 익절이야" 

한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상황도 마찬가지로 녹록치가 못했는데, 실제로 이 대표도 전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리위 징계 절차가 시작된 이후에 보면 혁신위에 대한 공격도 그렇고 우크라이나 간 것도 무슨 제가 사적인 일정으로 간 것처럼 공격이 들어왔다"면서 "윤리위와 관계없이 어쨌든 소위 '윤핵관'이라고 하는 세력 쪽에서 (공격이) 들어오는 게 명백하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즉, 이 대표는 자신이 윤리위의 징계 절차 배경 등 자신을 향한 공격에 '윤핵관'이 있음을 강하게 의심하는 눈치를 보이면서, 윤핵관을 향해 "선거 땐 아무말 없다가 지금 와서 리더십을 문제 삼는 건 이율배반적"이라고 반발했고, 더욱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손절이 웬말이냐, 익절이지"라는 글을 올리면서 선거에서 연속 3연승을 한 자신을 내치려고 하는 세력들을 향해 강한 불만을 품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 박지현-이준석 향방에 관심 고조, '청년청치'도 정치권 숙제

다만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6일 같은 방송에 출연해 "이준석 대표에게 권력이 없다"면서 윤핵관과 이 대표와의 권력다툼 비화에 선을 그었지만, 그러면서도 김 전 위원장은 "이 대표가 젊은 나이에 취임해서 그동안 익숙지 못한 행동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거를 서로 감싸고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갔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

패배한 선거를 이끈 박지현 전 위원장에 더해 급기야 내리 선거에서 '3연승'의 이끌어 온 승자인 이준석 대표까지, 선거 국면에서는 각광 받았던 여야의 젊은 정치인들이 선거가 끝난 이후에는 기득권 정치에 못 이겨 밀려나는 모습이 역력해 보이면서 앞으로 이들의 향방이 어떻게 결론날 것인지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기득권이 지배하는 정치권에서 '청년정치'에 주어진 숙명적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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