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겨냥 “지금 민주당엔 특정인 향한 절망적 기대감만 자리해”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97그룹 중 강병원 의원에 이어 30일 박용진 의원까지 “계파와 팬덤의 수렁을 넘어 더불어민주당이 하고 싶은 정치를 찾자”며 차기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출마 기자간담회를 열고 “더 이상 진영 논리를 위해 악성 팬덤과 정치 훌리건, 좌표부대에 눈을 감는 민주당이 돼선 안 된다. 민심이 우선하고 상식이 지배하는 민주당, 다른 의견을 포용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민주당, 다시 자랑스러운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역설했다.

그는 이어 “창당 이후 전국 단위 선거에서 내리 4연승을 했던 영광의 시기가 있었으나 이제 1년 남짓한 기간에 내리 3연패를 하고 이제는 2년 뒤 또 다른 연패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어느덧 지금 민주당에는 패배를 향한 공포와 특정인을 향한 절망적인 기대감만이 자리하고 있다”며 당권 경쟁자인 이재명 의원에게 견제구를 던졌고 “호남 민심은 지방선거에서 역대 최저의 투표율로 실망감을 표출했고 우리 당을 찍었던 많은 분들이 지지를 철회했다. 민주당은 이 뜨거운 실망감에 응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박 의원은 “민주당을 다시 민주당답게 바꿔야 한다. 전태일 열사가 분신했던 그때, 노동자의 희생보다 노동자의 건강과 적정 수입을 부르짖었던 1971년 청년 김대중의 길을 새롭게 계승하겠다”며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 김대중 전 대통령이 수십년 전에 세운 지향이었는데 오늘날은 중산층보다는 중산층으로 가는 사다리를 놓아줘야 하는 사회가 됐다. 그 사다리를 굳건하게 세우는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때그때 말이 달라지는 포퓰리즘을 벗어나 민주당의 가치에 기반한 정책, 약속을 지키는 정치를 되살리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공언했으며 “청년의 가슴이 뛰게 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 단순히 조국의 강과 공정을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선진국 대한민국의 초대 받지 못한 사람들, 노동시장 이중구조 아래에 위치한 많은 노동자, 노동자로 분류되지 않는 새로운 노동자와 젊은 청년의 정당을 만들겠다”고도 약속했다.

특히 박 의원은 “국민들, 우리 당심이 바라는 것은 완전히 달라진 민주당이 아니겠나. 이전 민주당과 다르게 생각해오고, 말해오고, 행동해온 사람이 혁신의 깃발을 들어야 한다. 계파에 적극적이지 않았고 악성 팬덤에 무릎 꿇지 않은 사람이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며 “민주당에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우리가 하고 싶은 정치,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의 길을 찾는 길이고 최종 도착지는 ‘이기는 정당’ 민주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 의원이 될 것’이라 보는 ‘어대명’ 기류가 형성되는 데 대해서도 “어대명이라고 하는 말을 사실 이 의원과 친한 분들도 ‘다른 대안이 없지 않냐’고 해서 하는 말”이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사흘이면 처마를 뒤집을 수 있다고 했는데 (전당대회까지) 두 달 남았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책임 유무를 놓고도 전대 과정에서 얼마든지 얘기할 부분이 있다”고 이 의원을 압박했다.

한 발 더 나아가 박 의원은 이 의원을 겨냥 “개혁의 내용이 무엇인지, 혁신의 내용이 무엇인지 말씀해야 될 것이다. 본인이 생각하는 혁신이 무엇인지 민주당의 혁신을 놓고 박용진과 세게 붙자”며 “그런 것 없이 지금 상황에서 이재명 말고 다른 대안이 있냐고 반복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일침을 가했다.

다만 그는 자신이 97그룹 후보군으로 꼽히는 데 대해선 “97세대로 얘기되는 의원들은 저하고 가치와 비전이 많이 다르지만 그분들과 경쟁하는 과정에서 협력해나가야 하는 동지라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내놨으며 97그룹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민주당의 역동성을 발휘하는 전당대회를 만들겠다. 이를 위해 그런 가능성을 열어놓겠다”고 입장을 내놨다.

한편 박 의원보다 하루 전에 당권 도전을 선언한 97그룹의 강병원 의원은 앞서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후보 단일화에 대해선 “너무 빠른 얘기”라면서도 전당대회 막판에 할 가능성에 대해선 “97세대가 경쟁하지만 마지막에는 그런 것도 염두에 두고 한 행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으며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박 의원의 출마 선언을 들어 “소중한 결단, 깊이 감사드린다. 민주당의 혁신과 신뢰 회복을 위해 용기를 가지고 변화의 물결에 동참해주신 건데 박 의원과 건강하고 생산적인 경쟁을 통해 새로운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의 가슴 벅찬 꿈을 보여드리겠다”고 환영하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영상취재 / 권민구 기자. 영상편집 / 박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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