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혁신위와 '친윤계'의 혁신포럼, 같은날 열려 이목 집중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띄운 당 공식 혁신위원회(위)와 '친윤계'의 장제원 의원이 주도로 개최한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이 27일 국회에서 같은 날 개최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TV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띄운 당 공식 혁신위원회(위)와 '친윤계'의 장제원 의원이 주도로 개최한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이 27일 국회에서 같은 날 개최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TV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이 이준석 대표의 주도로 만든 혁신위원회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논란이 일었던 '친윤계'(친윤석열)의 핵심 인물로 분류되는 장제원 의원의 '미래혁신포럼'이 27일 동시에 열리면서 당내 세력 대결이 본격화하는 분위기가 엿보였다.

◆ 이준석의 혁신위원회, '변화'와 '혁신' 강조 최재형 "혁신위 성공이 당 성공"

먼저 이준석 대표가 띄운 당 공식 혁신위원회는 판사 출신이자 문재인정부에서 감사원장을 역임한 바 있는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여 이날 오후 국회 본관에서 제1차 전체회의가 열렸는데, 최 위원장은 "우리는 여당이 됐지만, 국민의 지지와 신뢰 없이 '180석 거대야당'을 상대로 국정을 성공적으로 이끌기는 어렵다"면서 "혁신위 성공이 당 성공이고, 대한민국 성공이다"며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어 그는 "선거의 승리에 자만해 제자리에 머무르거나 빈 밥그릇을 놓고 다투는 모습으로 비친다면 국민들의 시선이 언제 싸늘하게 변할지 모른다"고 우려하면서 "국민들은 우리 국민의힘이 국가 미래를 견인하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뒷받침을 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 위원장은 "(우리 당이) 변화하지 않으면 2년 뒤 총선에서 승리를 담보할 수 없고, 또 윤석열 정부의 성공적 국정운영을 담보할 수 없다"면서 "국민이 바라는 당의 혁신이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당의 혁신 이끌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며 당 혁신위의 본격 가동을 알렸다.

◆ 장제원의 '미래혁신포럼', 친윤계 총출동에 안철수까지 합세...이준석 '간장 한 사발'

반면 앞서 이날 오전 장제원 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도 국회에서 열리며 50여명이 넘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거 참석하여 눈길을 끌었는데, 특히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해 박성중·이철규·배현진 등 그간 널리 알려진 '친윤' 성향의 의원들이 다수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친윤계 총출동'이라고 해석하는 목소리가 관측되기도 했다. 더욱이 이준석 대표는 해당 포럼에 참석하지 않은데다가 대신에 이 대표와 대립각을 보여왔던 안철수 의원까지 참석하고 급기야 이날 예정에 없었던 '깜짝 축사'까지 하여 국민의힘의 '세력 대결' 본격화 양상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었다. 

다만 장 의원은 자신의 혁신포럼에 대한 시선에 대해 "대한민국미래혁신포럼은 제가 2년 전부터 한 것이다. 21대 국회 들어 만든 포럼이다"고 잘라 말하면서 "세력화는 과장된 과한 해석"이라고 반박하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듯한 기류가 감지되기도 했다.

심지어 그는 기자들을 향해 "저와 이준석 대표가 어떤 갈등이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자꾸 갈등을 유발하지 말아 달라"고 강하게 반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이준석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다음 주 간장(간보는 안철수와 장제원의 합친 줄임말) 한 사발 할 것 같다"고 비꼬는 글을 올려 사실상 '친윤 세력화'라는 시선을 더욱 의심케 한 바 있다. 

◆ 장제원, '친이' 김종인 초대...김종인, 친윤 향해 "대통령만 쳐다보면 발전 못해"  직격

뿐만 아니라 이날 장 의원은 이준석 대표에게 보란듯이 '친이'(친이준석) 성향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강연자로 불러 '혁신의 길을 묻다'는 주제로 강연을 요청했는데, 다만 김 전 위원장은 '친윤' 의원들이 모인 포럼 자리에서 '친윤' 세력화 조짐을 겨냥한 듯 "국민의힘은 원래 뿌리가 대통령 정당이었기 때문에 국민의힘에 소속된 많은 의원은 오로지 대통령만 쳐다보고서 사는 집단 아닌가"라고 꼬집으면서 "그러니까 정치적으로 크게 발전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꾸짖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김 전 위원장은 "승리의 결과를 냉정하게 보자면 그 좋은 환경에서 여론조사기관이나 많은 사람이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승리할 것을 예견했다. 그런데 왜 대선 결과가 불과 0.7%포인트 격차 밖에 되지 않았느냐"면서 "국민의힘은 이것의 의미를 냉정히 판단하고 무엇이 잘못돼 그와 같은 결과를 가져왔는지 분석하고 대응하지 않고서는 1년 후 총선에 제대로 전망이 서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음을 내며 '친윤' 세력화를 에둘러 비판하는 듯한 모습이 엿보였다.

◆ 세력 다툼 해석에 선 긋는 최재형, "상관관계 없어...재미있는 소설인 것"

한편 국민의힘 공식 혁신위원회 최재형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장 의원이 주도하는 미래혁신포럼이 이 대표가 띄운 당 혁신위원회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정치적 해석에 대해 "둘 사이(혁신위 첫 회의와 장 의원의 미래혁신포럼)의 상관관계를 연결지어서 생각하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면서 "재미있는 소설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최 위원장은 "저도 지금 혁신위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당의 혁신에 관해서, 정치 혁신에 관해서 어떤 말씀을 하시는지 들어보려고 한다"고 참석 의사를 밝히면서 "장 의원의 포럼은 오래 전에 날짜가 픽스가 돼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하며 같은 날 열리게 된 상황에 대해 장 의원의 '친윤계' 세력화의 의도가 없다는 점을 거듭 피력했다.

◆ 세력 다툼 인정하는 이준석, 당 2년 전과의 큰 차이는? "공성전 한다는 것" 맹폭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이 27일 주최하고 청년문화플랫폼 '호랑이굴'이 주관한 국회에서 열린 '대전환의 시작, 반지성 시대의 공성전' 세미나에 이준석 대표가 직접 참여했다. 사진 / 김기범 기자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이 27일 주최하고 청년문화플랫폼 '호랑이굴'이 주관한 국회에서 열린 '대전환의 시작, 반지성 시대의 공성전' 세미나에 이준석 대표가 직접 참여했다. 사진 / 김기범 기자

그러나 이준석 대표는 이날 최재형 의원이 '반지성 시대의 공성전'이라는 주제로 연 국회 세미나에 참석해 친윤계를 겨냥해 국민의힘의 2년 전 모습과 지금의 가장 큰 차이는 "공성전을 한다는 것"이라면서 "할 말은 있으나 자기검열하는 사람들, 그리고 할 말이 있는데도 타인의 압력으로 할 말을 못하는 사람들, 가까이는 언론에 익명으로밖에 인터뷰할 수 없는 분들 모두 다 공성전 대상"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여기서 공성전의 의미는 성이나 요새를 점령하기 위해 공격하며 벌이는 싸움을 의미한다. 

심지어 이 대표는 이날 MBN 방송에 출연해서도 "제가 대표되고 나서 저에 대한 거의 99%의 공격은 익명인터뷰였다"고 꼬집으면서 "당의 화합에 하나도 도움 안 되는 익명인터뷰는 근절해야 한다"고 비판하며 '친윤계' 의원들을 겨냥했다.

이에 더해 그는 친윤계에서의 왜 자신을 공격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 "오히려 제가 묻고 싶다"고 씁쓸해 하면서 "(그들이) '권력'이라고 하는 것을 향유하고 싶은 것인지 모르겠으나 이런 방식이 아니라 전당대회를 통해서 하시면 될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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